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임 중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았다고 시인해 파문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조카사위 연철호씨가 박 회장으로부터 받은 돈은 성격상 ‘투자’라며 자신과의 관련설을 부인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7일 오후 3시 28분경 자신의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에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렇게 밝혔다.

▲ '노무현, 사람사는 세상' 홈페이지 캡처.
노 전 대통령은 이 글에서 “지금 정상문 전 비서관이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혹시 정 비서관이 자신이 한 일로 진술하지 않았는지 걱정”이라며 “저의 집에서 부탁하고 그 돈을 받아서 사용한 것이다. 미처 갚지 못한 빚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더 상세한 이야기는 검찰의 조사에 응하여 진술하고 응분의 법적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며 “거듭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카사위 연철호씨가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받은 500만달러에 대해서는 “퇴임 후 이 사실을 알았으나 특별한 조치를 하지는 않았다. 특별히 호의적인 동기가 개입한 것으로 보였지만, 성격상 투자이고, 저의 직무가 끝난 후의 일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사업을 설명하고 투자를 받았고, 실제로 사업에 투자가 이루어졌던 것으로 알고 있다. 조사과정에서 사실대로 밝혀지기를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노 전 대통령이 올린 ‘사과드립니다’ 글 전문이다.

사과드립니다.

저와 제 주변의 돈 문제로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 드리고 있습니다. 송구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더욱이 지금껏 저를 신뢰하고 지지를 표해주신 분들께는 더욱 면목이 없습니다. 깊이 사과드립니다.

그리고 혹시나 싶어 미리 사실을 밝힙니다. 지금 정상문 전 비서관이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혹시 정 비서관이 자신이 한 일로 진술하지 않았는지 걱정입니다. 그 혐의는 정 비서관의 것이 아니고 저희들의 것입니다. 저의 집에서 부탁하고 그 돈을 받아서 사용한 것입니다. 미처 갚지 못한 빚이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더 상세한 이야기는 검찰의 조사에 응하여 진술할 것입니다. 그리고 응분의 법적 평가를 받게 될 것입니다. 거듭 사과드립니다.

조카사위 연철호가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받은 돈에 관하여도 해명을 드립니다. 역시 송구스럽습니다. 저는 퇴임 후 이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특별한 조치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특별히 호의적인 동기가 개입한 것으로 보였습니다만, 성격상 투자이고, 저의 직무가 끝난 후의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사업을 설명하고 투자를 받았고, 실제로 사업에 투자가 이루어졌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사과정에서 사실대로 밝혀지기를 바랄 뿐입니다.

2009년 4월 7일

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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