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정의 주인은 누구입니까? 세대주입니까? 집 주인입니까? 아니면 아빠? 엄마? 자식? 또 묻겠습니다. 이화여자대학교의 주인은 누구입니까? 총장입니까? 학생입니까? 교수입니까?

한 교수가 비아냥거리며 '학생은 4년 후에 졸업하는데 어떻게 학교의 주인이 될 수 있는가?'라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그는 똑똑한 ‘바보’ 교수입니다. 머리가 나빴으면 평생을 외톨이로 살았을 것입니다. 총장도 임기가 있고 교수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우리는 모두 잠시 머물다 떠날 뿐입니다. 학생들이 낸 수업료로 월급 받는 교수가 이래서는 안 됩니다.

30일 기자회견중인 이화여대 학생들 ⓒ연합뉴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아울러 이화여대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이들이 바로 학교의 주인입니다. 총장에서 수위 아저씨까지 말입니다. 불행하게도 ‘학생은 학교의 주인이 될 수 없다’는 저 교수를 포함한 모두가 대학의 주인입니다.

학생들이 옳습니다. 지지합니다.

지금 대학은 돈을 벌기 위해 학위 장사를 하겠다고 합니다. 일부 교수가 학생들과 3박 4일이라도 얘기하자고 합니다. 그의 모습에서 중세 로마의 교회들이 돈을 받고 면죄부를 팔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부패한 나라의 철부지 교수와 대학이 학위 장사를 하겠다고 하고 국가는 30억 원이라는 돈을 지원하겠다는 것입니다. 대학의 사회적 책무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고 오직 일류 대학을 위해 필요한 자금을 모으겠다는 것입니다. '이대 나온 여자'라는 보기 좋은 허울로 돈을 긁어모아 일류대학으로 키우겠다는 것인데, '성경책 훔쳐 읽고 착한 일 하겠다'는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오직 우리 순수한 학생들만이 ‘그것은 아니다, 고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맞습니다. 이것이 바로 대학의 사회적 기능입니다.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본관에 진입한 경찰이 직장인 대상 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에 반대하며 점거농성을 벌이는 학생들과 충돌을 빚고 있다. 2016.7.30 [이화여대 학생 제공)

80년 전두환‧노태우 때도 경찰은 대학 교문을 넘어 침탈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2016년 이대 총장은 친히 문자를 보내 1600명이라는 경찰병력을 교내로 불러들였습니다. 자기 가족을 자기 식구를 이런 식으로 대할 수는 없습니다. 총장은 즉각 사퇴하고 물러나야합니다. 130년 동안 면면히 이어온 대학의 위상을 하루아침에 내동댕이친 것입니다. 초대 총장 김활란이 제자들의 정신대 참여를 독려하고 내선일체를 주장한 친일파였다면 현재 총장은 자본에 지성을 팔아넘기려는 장사꾼입니다.

역시 학생들이 옳습니다. 학위는 돈으로 살 수 없습니다. 노력과 열정의 가치를, 지성의 아름다움을 어떻게 돈으로 사고 팔 수 있단 말입니까? 방학이라 연구에 몰두하고 있을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들은 당장 학교로 달려가서 제자들을 구하십시오. 상아탑 쌓는 일은 잠시 멈추고 학교로 달려가서 제자들의 손을 잡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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