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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교훈
황지희 기자 | 승인 2007.11.02 03:22

   
 
11월 1일 목요일 SBS <대결! 8대1>의 한장면이다.

때로는 한 문장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꾼다.

영화 <죽어도 좋아>에 나왔던 주인공 할머니는 "매일 즐겁게 살 연구만 하라"라고 말해 풀리는 일 하나 없는 청춘들에게 희망을 줬다. 빌게이츠는 "공부 밖에 할줄 모르는 바보한테 잘 보여라, 사회에 나온 다음에는 그 바보 밑에서 일하게 될지도 모른다"라고 연설해 수능을 앞둔 청소년들의 학습의욕을 고취시켰다.

써놓고 보면 단어와 단어의 조합일 뿐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인생을 살아갈 때 꼭 필요한 지표가 된다.

가정이나 학교, 심지어 회사에도 그런 문장들이 있다. 대신 그것은 개인의 좌우명처럼 쉽게 결정되고 바뀌는 것이 아니라, 그 집단이 가지고 있는 확고한 목표를 드러낸다.

<대결! 8대1>은 일반인 1인과 연예인 8명이 특정한 주제에 대한 앙케이트 순위를 맞히는 프로그램이다. 1일 주제는 "우리 나라 고등학교 교훈에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 3가지는 무엇일까?"였다. 전국 1822개 고등학교의 교훈을 모조리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나온 질문이다.

정답이 무엇인지를 의논하기 시작하자 곳곳에서 웃음이 터졌다. 각 학교 교가만큼이나 뻔한게 교훈이 아니었나. 진행자 신동엽의 설명에 따르면 조사한 학교의 3분의2가 3가지 단어로 교훈을 정해두고 있다고 한다. 일반인과 연예인 모두 '근면, 성실, 협동'이 정답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힌트를 주기 위해 출연자들이 다녔던 고등학교의 실제 교훈도 조사해서 알려줬다. 정찬우는 역시 '근면, 성실, 협동'(관악고), 신혜성은 '믿음으로 일하는 자유인'(신일고), 임예진은 '지성'(무학여고)이 교훈이었던 학교를 졸업했다. 

듣고 있으면 쓴웃음이 나온다. 나쁜 단어는 하나도 안나오지만, 그렇다고 새겨들어야할 단어도 없었다.

수백명, 혹은 수천명이 다니는 학교에 한 가지 목표를 정해두는 것 자체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 아닐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청소년기에 자신이 속한 가장 가까운 집단인 학교에 평생 간직해봄직한 교훈이 있는 것도 멋지지 않는가?

만약 당신이 졸업한 학교의 교훈이 박찬욱 영화감독의 가훈처럼 "아니면 말고"였다면 어땠을까? 졸업장은 이사하다가 잃어버려도, 교훈은 평생 잊지 않고 살아갈 것이다. '근면, 성실'하게 늘 무엇인가에 도전하고, 실패했을 때는 주변 사람들과 잘 '협동'해서 얼른 일어났을지도 모른다.

이날 질문의 1위~8위 정답은 SBS <대결! 8대1>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황지희 기자  nabts@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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