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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개혁사장이라는 건 함정”[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그 후]③좌담-언론 시민사회의 고민
권순택 기자 | 승인 2016.08.02 07:47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언론계에서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끊임없이 나왔던 요구다. 그만큼 공영방송이 망가졌고, 그렇기에 바꿔야 한다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볼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국민의당, 정의당, 무소속 등 국회의원 162명이 공동으로 <방송법> 개정안 등을 발의했다. 그렇지만 7대 6의 여야 추천과 특별다수제 등 여전히 이견이 존재한다. 특히, 공영방송 지배구조가 개선된다면 공정방송이 가능할 것인가라는 의문은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 시민사회가 생각하는 공영방송의 현실과 공영방송 지배구조개선안, 그리고 그 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미디어스 권순택 기자(이하 미디어스) : 국회에 발의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안에 대한 평가부터 해보면 이야기가 풀리지 않을까 싶다. 아쉬움 내지 한계, 보완해야할 점들이 있을 거라고 보는데….

7월 29일 민주언론시민연합 김언경 사무처장과 언론개혁시민연대 김동찬 사무처장과 함께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과 그 이후, 미디어 공공성 회복에 대한 좌담을 진행했다ⓒ미디어스

“법안보다 사회적 합의 과정을 봐야…최적의 사장엔 함정 있다”

언론개혁시민연대 김동찬 사무처장(이하 김동찬) : 법안 자체에 대해 완벽하다거나 부족한 부분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다만, 법의 완결성보다는 언론현장에 있는 분들이 ‘이 정도는 해야한다’는 단일안으로 만들었고, 야3당이 합의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적 합의 과정에 대해 의미를 둬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이 정도는 국회에서 통과되어야 하지 않겠나. 지금은 공영방송 지배구조에 대한 새로운 안을 가지고 논의한다기보다는 합의안이 최대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힘을 모으는 게 중요할 때이다. 

민주언론시민연합 김언경 사무처장(이하 김언경) : 민언련에서는 법안의 구체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는 김동찬 사무처장의 입장과 비슷하다. 법안이 나오게 된 배경이 중요하다. 그들이 떼를 쓰는 게 아니지 않느냐. 정치적 분위기가 여소야대가 되고 어느 때보다 법안 처리 가능성이 높은 때에 시민사회가 굳이 토를 다는 건 아닌 것 같다. 다만, 더 많은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야하지만 말이다. 

김동찬 :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안만 국회에서 통과된다고 모든 게 해결되는 건 아니다. 해당 법안에 비판적인 입장을 가지신 분들도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안이 마치 ‘만능키’인 것인 양 비춰지는 것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을 뿐, 사실 큰 틀에서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부분은 고민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안이 그만큼 언론운동 내 주요한 내용으로 자리잡은 것은 반대로 보면 다른 여러 가지 사안들 중에서 이 부분(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만큼 분위기가 조성돼 있는 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를 봐야하는 것이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된다고 모든 게 해결되나’라고 묻는 것은 비생산적인 사고일 수 있다. 

민언련 김언경 사무처장ⓒ미디어스

김언경 : ‘왜 민언련이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에 몰두하느냐’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우린 몰두하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같은 지향점을 가진 사람들이 간절히 바랐고 함께했던 것이다. 그렇게 연대하면서 시민사회는 또 다른 일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김동찬 : 맞는 말이다. 공영방송 지배구조개선만큼 이 판(미디어운동장)에서 논의된 게 없다. 그리고 지배구조 개선은 해결해야할 과제도 맞다. ‘왜 그것만 하느냐’라고 하는데 다른 의제들은 그 논의 수준이 낮은 부분도 있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은 공영방송 위기의 해결방안 중 하나이다. 그 공영방송 위기에는 플랫폼으로서의 지상파위기도 있고 공공 서비스의 위기도 있지만 이런 것들은 거의 논의가 안 되고 있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만 이야기해서가 아니라, 그게 진짜 문제인 것이다. 지난해부터 여러 사람들과 만날 때마다 ‘지상파 플랫폼에 대한 미래 방안을 가지고 있느냐, 아이디어가 있느냐’고 묻고 있는데 저를 비롯해 답이 없다. 

권순택 :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안에 대해 그런 문제가 제기되기도 한다. 7대6으로 구성하고 특별다수제를 도입한다면 결국 현 정부여당에서 볼 때 ‘편파’적이지만 진정 개혁적이고 올바른 공영방송 철학을 가진 인물이 사장으로 올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 그것이다. 그런 지적은 경청해야할 부분이 아닐까 싶기도 한데, 어떻게 생각하나.

김언경 : 토론할 때마다 나오는 말이 그것이다. 특별다수제를 도입하면 최선의 공영방송 사장은 될 수 없다는 거다. 하지만 어디에 가치를 둘 것인지가 중요하다. 최선의 사장? 좋게 말하면 통칭 ‘개혁 사장’이라고 하는데 그런 분들은 반대편 이념을 가진 분들이 보면 편향적인 사장으로 보일 수 있다. 정상적인 방송이 지금 사회에서는 진보적인 것처럼 보이는 세상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대표적으로 JTBC가 그렇지 않나. 그런 면에서 최적의 사장이라는 건 늘 함정이 있다. 그것보다는 시민사회에서는 7대 6의 추천구조를 가질 때, 그 속에 어떻게 결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없는 것 같아 문제다. 그 부분은 보완이 필요하다. 

김동찬 : 김언경 사무처장이 핵심을 이야기한 것이다. 7대 6이든, 6대6대1(여야합의 몫)으로 하건 어떤 사람을 뽑을지가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제도를 만들어도 좋은 사람이 뽑힐 수 없다. 19대 국회에서 공영방송 사장과 이사에 대한 결격사유를 강화했지만 뽑힐 사람은 다 뽑힌다. 중요한 건 투명성을 확보하는 제도다. 밀실에서 정당들이 맘대로 뽑는 게 아니라 공영방송 이사를 추천한 기준도 공개하고 추후 그 사람을 왜 뽑았는지에 대한 평가도 같이 하고 그래야 한다. 

시민사회의 운동적 과제는 국회에서 좋은 공영방송 이사들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데에 있다. 시민사회에서도 공영방송이사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기도 했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그런 절차를 거쳤는데, 좋은 분을 선출한 것인가에 대해서 확신을 갖지 못한다. 개별 인물에 대한 평가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민사회는 어떻게 하면 좋은 사람을 발굴하고 그들이 공영방송 이사직으로 오를 수 있을지 토론하고 고민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개혁사장 이야기도 나왔는데, 비슷한 생각이다. KBS에서 고대영 사장이 사드 보도지침을 내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지 않나. 시민사회가 요구하는 건 사장은 뉴스 등 프로그램 제작과 편성에 손을 떼라는 거다. 그것은 개혁 사장이 오더라도 같은 기준에서 봐야할 부분이다. 

시민사회가 요구하는 것은 오로지 정치적으로 독립적인 사장이다. 인사권을 가지고 있지만 내부 제작 자율성을 보장하는 사장을 지향할 뿐인 것이다. 공영방송 지배구조가 개선돼 그런 토대가 마련된다면 이제 KBS 저널리즘 개혁 부분은 내부투쟁의 몫이 될 것이다. 시민사회는 감시하고 모니터하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고. 사장을 잘 뽑아서 모든 걸 바꾸겠다는 입장은 이해되지만 그런 식의 논의는 답이 없다. 또 한 가지가 있다. 공영방송은 보도의 공정성 때문이 아니라 플랫폼 시장과 공공서비스 측면에서 존재 의미가 희석되고 있는데 이걸 살릴 사장이 필요하다. 공영방송의 생존과 미래를 고민하는 사장을 뽑아야 한다는 말이다. 

공영방송의 위기, 정권과 자본만이 원인?…“뉴스 포맷 등 바꾸려는 노력이 있었나”

권순택 : 공영방송이 무너진 것이 정권이나 자본의 영향이 크겠지만 오로지 그 때문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현재 공영방송의 뉴스 시스템이 고착화된 것도 문제이지 않을까. 사회적으로 보면 상당히 중요한 이슈이지만 ‘일주일 이상 다루면 피로도가 높아져 그만 보도한다’는 식의 태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기자들도 정부부처 출입을 중심으로 움직이다보니 편향보도가 양산되는 부분도 있다. 반올림과 관련해 삼성그룹 출입기자들이 기사를 쓰고 있지 않나. 각 기업들의 노사문제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성소수자 차별의 문제는 사실 윗선의 지시 때문은 아니지 않나 싶기도 하다. 

김언경 : 그런 부분들은 사실 공영방송만의 문제는 아니다. 대부분의 언론사들이 사업자 그리고 관공서 중심으로 취재를 한다. 최근 연합뉴스 기자와 논쟁을 벌인 적이 있다. 사드 등의 문제에 있어서 시민사회의 반대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문제를 가지고 논쟁이 시작됐다. 국방부 등 정부부처의 목소리 중심으로 보도되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었다. 문제는 기자가 출입처 중심으로 기사를 쓰고 있는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국방부에서 뭘 발표하면 출입 기자가 그걸 쓴다. 그리고 국회에서 누군가 뭔가 주장을 하면 또 그것이 기사화된다. 그렇지만 시민사회는 아니지 않나. 그러면서 “누구로부터 오더 받는 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쓰고 있고 그것이 공정한 보도”라고 주장한다. “정부입장과 시민사회 단체 급이 같냐”라는 얘기까지 들었다. 

문제는 그건 공정한 보도를 할 수 없는 시스템이라는 점이다. 그렇게 정부부처 중심의 출입기자들 중심으로만 기사가 쏟아지다보니 사드 배치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기사들만 연합뉴스 등에 가득찬다. 그리고 그것이 다른 매체가 그대로 가져다 쓰기도 하고 말이다. 그 속에서 반대하는 시민단체나 국민들의 목소리는 그야말로 ‘투덜거림’ 수준으로 처리되는 것이다. 보도자료를 가지고 기사 쓰는데, 저널리즘 구현이라는 정신은 찾아보기 어려운 건 당연한 거다. 

공영방송만이라도 선도적인 기사를 써야 하는데 오히려 최악이다. 요즘은 KBS가 TV조선보다 못할 때가 많다. TV조선이 악의를 가지고 보도를 하지 않는 이상은 멀쩡할 때가 있다. 반대로 KBS의 공정성은 바닥을 쳤다. 종편이 도입될 때 공영방송이 그 때문에 하향평준화될 것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더 못하고 있다. 뉴스를 보더라도 아무런 정보가 없고 전달력도 떨어진다. 오래된 왜곡보도, 편파보도 방식을 그대로 차용하고 있다.

언론연대 김동찬 사무처장ⓒ미디어스

김동찬 : TV조선에서 왜 멀쩡한 보도들이 나올까. 언론사는 기본적으로 저널리즘 영향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사안이 아니라면 저널리즘 경쟁력을 유지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런데, KBS는 망하는 회사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같은 인식이 떨어지는 게 아닐까 싶다. KBS 사장이라면 미래를 걱정해야 한다. 그런데, KBS 사장이라는 사람이 정치권에 잘 보여 자기 안위만 찾는다. 보도경쟁력이 무너지는 것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다. 어떻게 하면 정치권에 충성하느냐로 보도를 보고 있기 때문에 문제다. 성소수자 이야기도 나왔는데, ‘인권보도’ 중요하다. 시청자들이 예능 등 연예계에서 발생하는 사건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들을 보면 인권이슈일 때가 많다. SBS <동상이몽> 또한 출연자들의 장애인 비하 등 반인권 발언들이 나올 때마다 프로그램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그만큼 독자 수준은 인권적으로 높아졌다는 말이다. 그에 맞춰 뉴스를 만들려면 인권에 대해 더 잘 알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도 문제다. 공영방송사 사장이 KBS의 공정성 여부는 물론 회사의 미래에도 관심이 없는데….

김언경 : KBS와 MBC 뉴스를 볼 때마다 답답한 건 그런 거다. 정권의 눈치를 보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겠는데 다른 사안들까지 다 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권에 밉보이지 않기 위해 민감한 이슈를 피해가는 건 그렇다고 치자. 그런데, 민감한 이슈가 아닌 것에 대해서도 보도가 없다는 건 이해가 안 간다. 현재 공영방송 내 기자들은 자신들이 주어진 관공서에 가서 그 안에서 나오는 일만 관심 있을 뿐, 다른 영역의 문제나 취재를 하지 않는다고 해야 할까. 

권순택 : 맞는 말이다. KBS와 MBC는 물론 SBS까지 그동안의 뉴스 제작 시스템이 고착화돼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JTBC <뉴스룸>에서 시도하는 ‘팩트체크’, ‘비하인드 뉴스’, ‘앵커브리핑’, ‘오늘(내일)’, ‘목요 대중인사 인터뷰’, ‘밀착카메라’ 등의 코너들은 처음에는 지상파 뉴스만 봐왔던 터라 어색했지만 지금은 새로운 정보를 얻는 데에 유의미하다는 생각이다. 그에 비해, 지상파 뉴스는 굉장히 정형화돼 있다는 느낌이다. 

김동찬 : 그래서 사장의 인사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정치적인 보도에 있어서는 제약이 있겠으나 다른 영역에서 잘 해보겠다고 했을 때 이를 독려해야할 역할이 필요한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사장이 고민이 없다보니 기자들 또한 새로운 발제를 하기 어려운 것 아니겠나. …(중략)…뉴스의 포맷을 개선하는데 관심이 없는 것 같다. KBS에서 포맷을 바꾸거나 시도한 적이 있나? SBS처럼 뉴미디어를 강화해서 젊은 세대와 소통하려고 한다든지 해야 하는데, 노력도 없고 투자도 안 한다. 단지 지상파 규제완화를 통해서만 뭔가 하려는 시도만 하고 있다. 예전에는 MBC <W>나 KBS <시사투나잇> 등 뭔가 시청자들과 가깝게 접근해보려는 시도들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종편은 올바른 방향은 아니지만 토크쇼 등 새로운 포맷을 가지고 오지 않았나. JTBC <썰전>도 그렇고. 하지만 KBS와 MBC를 보면 10년 전 그대로다. 공정성도 문제지만 경쟁력에서도 한참 떨어진다. 

김언경 : 기자들이 매너리즘에 빠져서 새로운 발제를 한다거나 시도하고 싸우고 하지 못하는 경향도 있는 것 같다. KBS에서 또한 새노조 몇 명의 노조원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같은 매너리즘에 순치돼 버린 게 아닐까 싶다. 창의성이 떨어진 조직이 된 것이다. 이번에 민언련 소식지를 내면서 한겨레 지영선 기자 인터뷰를 했는데,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 동아일보에서 기자들이 쫓겨난 다음에 들어갔는데 조직에 멍이 들어서 아무 것도 하지 못하겠더라는 것이다. 쫓겨나지 않은 기자들 역시 살아남았을 뿐, 그 충격은 같이 받는다는 말이다. 현재의 KBS와 MBC가 그런 게 아닐까. 다 좌절한 것이다.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KBS 등 언론뉴스를 통해 성소수자 비하 관련 뉴스들이 잊을 만 하면 하나씩 나온다. 과연 그게 실수일까. 단순히 해당 기사를 쓴 기자가 인권감수성이 떨어져서일까, 의문이다.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서는 보수 등 혐오론자들이 조직적으로 문제를 삼고 있는 부분 중 하나다. 그러다보니 그쪽의 요구를 받고 있지는 않나 하는 의혹을 강하게 가지고 있다. 기자 개인이 인권감수성이 떨어져서, 무식해서 그런 보도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시민들과 소통의 필요성 커…미디어 운동, 소비자들에 접근해야”

권순택 : 현재 국회와 언론현업인들을 중심으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이야기가 되고 있는데 미디어 전체 틀에서 봐야할 문제가 아닐까 싶다. SBS 등 민영방송과 종편, 신문 등의 공정성 그리고 그것을 넘어서는 공공성의 영역 말이다. 

김동찬 : (한숨)미디어운동이 제도언론에 쏠려 있는 것 같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휴대폰을 가지고 다니면서 SNS 등 관계망을 통해 각자 의견을 드러내고 있지 않나. 지난 총선에서 공영방송의 영향력이 크지 않았다는 것도 증명이 됐다. 물론, 여전히 영향력이 적은 건 아니지만 말이다. 커뮤니케이션의 통로와 방식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는 제도권 언론을 넘어 표현의 자유 영역을 봐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고민이 있다. 

제도언론은 이제 원 오브 뎀(one of them, 여럿 가운데 한 사람)인 것 같다. 전체적인 미디어시장 구도를 보면 점점 재벌 통신 대기업들이 영향력이 커지고 있지 않나. 그 속에서 공공영역은 점점 작아지고 있다. 그런 구조적인 문제도 봐야 한다. 그렇다면 방송사 내부에서 더 좋은 보도가 나오게 할 것인가는 시민사회의 영역은 아닌 것 같다. 감시하고 잘못된 보도가 나왔을 때 이를 비판하는 민언련의 활동이 그 측면에서는 베스트가 아닌가 싶다. 

김언경 : 지난해 채널A 기자들이 기명성명을 낸 적이 있다. <김부장의 뉴스통>에서 세월호 시위대가 경찰을 폭행한 장면을 단독입수했다면서 여러 장의 사진을 내보냈는데, 그 사진들 중 2003년 한·칠레FTA 체결 반대 집회와 2008년 광우병 집회 사진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당시 채널A 소속 60여명의 기자들은 기명성명을 통해 사과하고 해당 프로그램의 폐지를 촉구했었다. 이와 같이 내부의 움직임이 있어야 할 텐데, 현재로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부분인 것 같다. 

민언련 내부에서도 뉴미디어 환경 변화에 대한 고민이 많다. 올드매체에 대한 감시에 치중하는 것은 문제라는 문제제기가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핸드폰으로 뉴스를 소비한다고 해도 결국은 지상파나 JTBC 등 종편, 한겨레, 경향 등 매체에서 나온 콘텐츠가 중심으로 소비되고 있다는 믿음이 아직 크다. 예전에는 지상파가 제일 중요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향력은 크다는 점이다. 그래서 고민은 매체들의 경쟁력은 결국 ‘좋은 보도’에 있다는 걸 알리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좋은 보도들이 소비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권순택 :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통신의 방송시장 진출 이야기가 되는 것 같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이 무산됐는데, 그 과정에서 어떤 고민들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김동찬 : 이번 M&A를 보면, 통신시장의 방송시장 전이이다. 우리 쪽의 시각에서 보면 통신재벌이 방송시장 내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고. 그 부분이 무엇으로 나타나느냐하면 공공서비스인 지상파 플랫폼 약화로 나타나기 때문에 고민이 필요하다고 봤던 것이다. 문제는 시민사회 운동이 미디어 시장의 변화에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대응하지 못했던 게 아닐까 하는 부분이다. 운동 내부의 관심도가 낮다. 이번 M&A에서도 미디어운동장 내 공동의 주제에서 벗어나 있었던 것 같다. 그 과정에서도 통신시장의 상황을 잘 몰랐고, 서비스도 빠르게 변하는 시장이다보니 대응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래서 아쉽다. M&A는 무산됐지만 그것이 시민사회에서 논리적으로 대응했다기보다는 정치구도에서 내려진 판단이기 때문이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좋은 사장이 와도 시장 판도가 재벌중심으로 바뀐다면,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 그런 점에서 통합방송법이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번에 제대로 만들지 못하면 완전히 자본에 방송이 넘어가게 될 것이고 그걸 다시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다. 

권순택 : 그렇기 때문에 중요한 건 시민들을 설득하는 일이 아닐까 싶다. 통신 재벌기업이 방송의 영향력을 장악한다면, 시청자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해주는 게 시민사회의 영역이 아닐까 싶다. 

김언경 : 사실 통신 문제에는 손을 거의 안 대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그 영역에서는 연구도 진행하지 못했고 무풍지대였다고 생각된다. 이번 M&A 무산 과정을 보면서 사람들이 ‘통신 지배력’을 확인했던 것 같다. 그 속에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시청자의 입장에서 왜 중요한 문제인지 설득력 있는 논리를 만들어내야 한다. 지금은 뭔가 목소리를 낼 때마다 ‘너 SK텔레콤 편이야, KT편이야’라는 말을 듣게 되는 게 아니냐. 해당 문제와 관련해 정리하고 시민사회의 논리를 만들어내는 게 과제가 아닐까 싶다. 

김동찬 : 이번에 가장 힘들었던 것이 시민들에게 제시할 수 있는 간명한 논리를 아직 만들지 못했다는 점이다. 논리가 좀 부족했다. 그리고 여전히 시청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설명하기 쉽진 않다. 다만, 현재 방송을 직접 하고 있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본이 저널리즘에 미치는 영향을 볼 필요는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직접 방송을 지배하고 플레이어가 된다면 어떻겠나. 

권순택 : 미디어공공성 회복, 2007년~2008년부터 이야기를 해왔는데…. 계속 패배만 하는 느낌이다. 시민사회의 고민도 클 것이라고 생각된다. 앞으로의 고민들도 많은 것 같은데, 마지막 질문을 드리고 싶다. 

김언경 : 종편을 모니터하면서 느낀 것은 시민들이 언론문제를 모르는 것 같지만 관심이 많다는 점이었다. 시민사회가 잘 알리지 못했다는 점을 반성했다. 기존에는 사람도 없고 돈도 없다보니 뭔가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데에만 급급했다. 그러면서 모두 위기에 빠진 게 아닐까 싶다. 그런 점에서 시민과의 ‘소통’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게 됐다. 최근 5000명 정도 회원이 들어왔는데 우리의 활동에 공감해서 결합한 만큼 이들과 함께 큰 일을 도모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동찬 : 비슷하다. 단통법 문제나 VOD가격 책정, 결합상품, 채널편성, 약정 등 시민들이 관심 가지는 미디어 주제들에 시민사회단체들이 접근하지 못했던 게 아닐까 싶다. 개선을 해야 한다면 미디어 소비자들이 관심 갖는 주제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시민들이 가려워하는 부분을 얼마나 긁어주었는가. 그들은 방통위나 기업 등 마련돼 있는 고충처리 민원을 제기해도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 경우들이 많은 상황이다. 미디어 소비자들에 다가가야 한다. 

권순택 : 감사합니다. (끝)

권순택 기자  nan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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