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4시, 경기도 의왕시에 위치한 서울구치소 앞. 낙하산 반대 배지를 단 YTN 노조원 100여명이 노종면 전국언론노조 YTN지부장의 석방 여부를 기다리고 있었다. 노조원들의 얼굴에는 초조함과 동시에 ‘노사 합의를 이뤘기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희망 섞인 기대도 보이는 듯했다.
오후 4시45분경, YTN 법조 기자를 통해 구속적부심에서 석방이 결정됐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곳곳에서 박수와 함께 함성이 터져 나왔다. YTN 노조원들은 지난달 22일 노 지부장이 자택에서 긴급 체포된 이후 처음으로 환한 표정을 지었다.
해가 져 제법 어둑해질 무렵 양복을 입고 걸어 나오는 노종면 지부장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오후 6시38분이었다. 서울구치소에서 나오는 사람마다 “노종면이다”고 외치는 설레발 덕분에 몇 번을 속은 노조원들은 “이제는 안 속아”라고 외쳤지만 진짜 ‘노종면’이 나오자 노조원들은 크게 환호하며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노 지부장 또한 노조원들을 향해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조합원 여러분, 보고 싶었습니다. 제가 짐이 된 것 같아 할 말이 없습니다. 남은 싸움 잘 마무리하겠습니다. 이번 합의는 조합원들의 현명한 판단이 반영된 것이기에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공정방송을 제도화 하고 해고자 복직이 흐트러지지 않고 제 자리를 찾도록 하겠습니다. 조합원 여러분 사랑합니다.”
지난 259일 투쟁에서 늘 강직한 모습만을 보인 지부장의 얼굴에 눈물이 흐르고, 목이 메어 말을 잘 잇지 못하자 이를 지켜보던 노조원들의 눈에도 눈물이 맺혔다. 짧은 의견 표명을 마친 노 지부장은 앞에 있던 노조원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안았다.
YTN노조가 그렇게 원하는 노종면 지부장이 그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그래서인지 노조원 모두 환하게 웃었고, 행복해 보였다. 그러나 이제 ‘낙하산 반대 투쟁’을 넘어선 ‘공정방송 투쟁’과 ‘해직자 복직 투쟁’이라는 또 다른 이름의 투쟁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석방된 노종면 지부장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질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