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언론의 상징인 조중동을 보면 생각이 복잡해진다.

최근 박근혜 정권을 향해 찔러대는 잘 벼린 칼날을 보면 ‘동지’같은 느낌이 든다. 최근의 우병우 민정수석 관련 보도를 보면 언필칭 주류 진보언론보다 예리하고 날카롭다.

하지만 사드포대 배치관련 기사를 보면 지난 30여 년 동안 어찌 이리도 바뀌지 않는 ‘허위~위선~소설’ 같은 보도로 상식적인 독자들의 분노를 자극할까 싶다.

북한 관련, 노동 관련 보도는 전형적인 안보상업주의요, 반노동자적 시각이다. 하지만 새로운 경향은 아니지만, '정권말기' 정권을 흔들 때는 잘 갈린 하이에나의 이빨처럼 섬뜩하리만큼 날카롭다. 굳이 분류하자면 이데올로기와 도덕성을 구분하여 북한과 노동문제는 이데올로기, 정치권력의 비리와 부패 문제는 도덕적 감시와 견제로, 이슈의 성격에 따라 논조를 달리하는 투트랙 보도성향을 드러낸다. 특히 정치권력의 비리와 부패에 대해 ‘정권말기’가 되면 유독 강한 면모를 보여주는 것은 보수세력의 재집권을 위한 ‘희생양’으로 현 정권의 핵심인사들을 타격하고, 이들을 처리함으로써 ‘보수세력의 자정능력’을 과시하기 위함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일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썩고 부패한 ‘권력자들’을 내버려 두는 것보다는 백배 낫다.

조중동에 조언해 주자면, 백번양보해서 안보와 노동의 문제는 관점의 차이라고 인정하더라도, 사드포대 설치 이면과 전후에 도사리고 있을 부정부패도 ‘보수정권의 재집권’을 위한 ‘보수세력의 자정능력’ 과시에 아주 요긴한 ‘요리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썩고 부패한 보수정권의 핵심인사들’에게 관심을 가져 주길~. 사드포대 배치지역인 성주관련 보도를 하면서 드러내는 '외부세력'에 대한 관심만큼 '내부세력'에도 많은 관심을~

해군 해상작전 헬기 '와일드캣'(AW-159) 도입 비리로 불구속 기소된 최윤희전 합참의장이 지난 5월 16일 오전 첫 공판이 열리는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록히드마틴-무기중개상-국방부-청와대 안보라인'으로 이어져 있는 무기도입과정에서 의심되는 '리베이트 라인'에, 검은손·검은돈에 더 많은 관심을~

미국이 비용을 댄다는 사드포대 하나만 경북 성주에 들어오는 게 아니다. 굳이 국무총리의 발언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예견되는 제2, 제3의 사드포대와 사드포대를 경비 및 방어할 후방부대, 그리고 사드포대 남한 배치에 대해 미국 펜타곤이 요구할 반대급부 등을 고려하면, 검은손들이 설치고 검은돈이 오갈 데가 지천이다.

그간 무기도입과정에서 빙산의 일각만 드러난 비리백태를 돌이켜 보면 한국군부를 과연 믿을 수 있을까. 심지어 현직 참모총장마저도 검은손으로 검은돈을 만졌던 무기관련 비리가 백일하에 드러나기도 했는데.

예를 들어 수도권 방어에 무력한 사드포대 성주 배치로 인해 갑자기(?) 수요가 발생한, 수도권 방어를 위한 패트리어트 포대 강화론. 패트리어트 포대의 고도화 등 무력증강을 위해 한국정부는 천문학적인 국방비를 미국과 미국의 다국적 군수업체에게 지불해야 할 텐데 이 과정에서 설칠 검은손과 오갈 검은돈들을 생각하면 끔찍하다. 우병우 수석의 비리는 이에 비하면 황소 등에 붙어먹는 모기 수준이다.

이렇게 앞으로 일어날 무기관련 부정부패와 더불어 지난 4년간의 무기도입과정에서 은밀히 작동한 검은손들의 안보문란 작태도 국민의 알권리이며 조중동이 잘 할 수 있는 도덕적 감시와 견제이며, 보수세력의 자정능력을 국민들 앞에 과시할 수 있는 호재요 호기일 터.

안보영역에서 거의 드러나지 않는 리베이트 비리도 정권말기 권력누수현상이 급격히 진행되는 시점엔 제보가 제법 쏟아질 터. 친박 비박 간의 갈등, 친박 내 해먹은 자와 해먹지 못한 자의 갈등, 그리고 최근 우병우 민정수석이 겨냥한 이명박정권 관련 비리 수사와 이를 저지하려는 이명박정권 관계자들 간의 갈등 등을 제보할 사람과 제보할 내용은 수두룩하다.

지금처럼 조중동이 우병우 민정수석을 향해 들이대는 날카롭고 예리한 칼날이 남한군부의 무기도입과정의 비리에도 예외 없이 작동하길~. 살~짝~ 바란다. 조중동을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있기를 살~짝~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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