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들의 수난시대다. YTN노동조합 노종면 위원장이 구속됐다. 그리고 MBC <PD수첩> 수사과 관련해 이춘근 PD가 긴급체포됐다. YTN노조는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MBC 시사교양국 PD들은 제작거부에 들어갔다. MBC 노조 또한 비상총회를 열어 언론자유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며 검찰을 규탄하고 나섰다.
이럴 때일수록 촉각을 곤두세우는 곳이 바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다. 첨예한 사안이니만큼 지상파 방송3사의 뉴스보도 역시 ‘심의’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방통심의위는 <PD수첩>에 대해 ‘시청자사과’ 결정을 내리지 않았던가. 오늘자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에서 방통심의위가 등장한 것 역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제 26일 지상파 방송 3사의 관련보도는 어떠했고, 여기에 대해 방통심의위는 어떠한 ‘심의’를 내릴 수 있을까?
KBS <뉴스9>와 SBS <8시뉴스>보도 어땠나?
KBS <뉴스9> 보도는 “MBC PD 수첩 제작진 한 명이 긴급체포됐다”며 “언론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로 시작됐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KBS는 송일준 MBC PD의 “국민이 쥐어 준 칼자루를 언론탄압에 이용하는 권력 하수인 검찰 요구에 절대 응할 수 없다”는 말을 전했고, 또한 ‘국경없는기자회’의 뱅상 브로셀의 인터뷰를 통해 “이춘근 PD 체포는 아주 충격적이며 한국 언론자유의 아주 위험한 퇴보다”라는 말과 “전국언론노조는 언론 탄압에 맞서 정권 퇴진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는 것으로 보도를 마무리했다.
방통심의위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여기서 다시 한 번 <PD수첩>에 대한 방통심의위의 징계를 상기해보면, ‘편향적 인터뷰’를 통해 국민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다는 이유였다. 그것이 ‘방송 심의 규정의 공정성·객관성을 위배했다’는 것이다. <PD수첩>에 ‘시청자 사과’ 중징계를 내렸던 방통심의위의 잣대를 그대로 적용하면 어제 26일 방송된 KBS ‘뉴스9’와 SBS ‘8시뉴스’는 확실히 PD수첩에 유리하도록 편향된 보도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이제 방통심의위의 선택만이 남은 듯하다. 어제 26일 MBC <PD수첩> 및 YTN사태에 대한 KBS와 SBS의 보도에 대해 ‘시청자 사과’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면? 그것은 곧 <PD수첩>에 대한 결정이 잘못됐던 것임을 스스로 자인하는 꼴이니 말이다. 물론, 방통심의위가 그같은 결정을 내린다면 조중동은 그 결정 내용이 마치 예수의 산상수훈인양 두고두고 되뇌고 확대재생산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묻고 싶다. “26일자 KBS·SBS보도는 편향적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