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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에서 보면 ‘수도권 언론’이 외부세력[방송비평] 공영방송에게 누가 남남갈등 유발시키는지 묻는다
권순택 기자 | 승인 2016.07.20 15:01

“지난주 성주 군청 앞의 폭력시위 현장에 전 통진당 관계자 등 외부단체 인사 10여 명이 참가한 것이 확인됐다”

KBS <뉴스9>가 19일 경찰발로 전한 리포트의 첫머리다. 사드 논란은 경북 성주에 배치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커지고 있다. 한반도 내 사드 자체에 대한 반대와 지역구 배치 반대라는 주장들이 뒤섞이면서 증폭되는 모양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내세운 게 ‘외부세력’ 프레임이다. 특히, ‘통진당’이라는 한국사회에서는 이미 종북으로 낙인찍힌 이름을 등장시키기도 했다. 그리고 그것을 KBS를 비롯한 공영방송들은 열심히 받아쓴다. KBS 보도국 차원에서는 이미 북한에서 사드와 관련해 사실을 왜곡한 흑색선전을 펼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기도 하다. 사드 반대세력을 찍어 누르기 위한 논리가 그렇게 작동되고 있다. 

KBS '뉴스9' 리포트

박근혜 정부의 이 같은 ‘외부세력’이라는 수식은 이미 오래전 시작됐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실한 대응에 화가 난 유가족들이 대통령 면담을 요청하며 청운동 길거리 노숙에 나섰을 때 나온 말이 ‘순수 유가족’이었다.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를 놓고 새누리당 최경환 당시 원내대표는 “통진당 당원들이 공사현장에 무덤형태의 구덩이를 파 놓는다거나 밧줄과 올가미, 휘발유 같은 듣기만 해도 무시무시한 도구를 걸어 놓고 주민들의 시위를 유도하는 등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기도 하다. 그렇다. 세월호 참사, 밀양, 한진중공업, 쌍용차, 강정마을 사태 때마다 정부는 ‘전문시위꾼’, ‘외부세력’부터 찾았다. 

일각에서는 그래도 사드 배치 반대 시위에 대해서는 언론이 다를 줄 알았다고 시각도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정신적 고향이라고 하는 경북, 성주이기 때문이다. 사드에 반대하는 군민들 역시 대부분 박근혜 정부의 지지세력이기도 했다. 지난 13일 국방부에서 사드의 안전성을 설명하러 갔을 때까지만 해도 주민들을 위한 음식을 마련하는 등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난 민심이 잦아들지 않자, 그리고 황교안 총리가 6시간 발목이 묶이자 곧바로 등장한 게 ‘외부세력’ 프레임이다. 

하지만 ‘외부세력’이라는 말이야 말로 사드와 관련한 괴담과 다르지 않다. 지난주 JTBC <뉴스룸>에 출연한 맷데이먼은 “자국 정치에 관심을 쏟는 일은 모든 사람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사실 우리 모두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발언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네티즌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사드 배치에 대한 반대는 성주군민들만 해야 하는 것이냐”는 성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여당은 끊임없이 편 가르기에 나서고 있고 KBS·MBC 공영방송사들은 논란 키우기에 동조하고 있는 형국이다.  

TBC 대구방송 <8뉴스> 리포트

그러면서 지역언론 대 수도권언론 간 갈등도 커지고 있다. TBC 대구방송 <8뉴스>는 지난 18일 <수도권 언론, 지역 민심 왜곡 심각> 리포트를 통해 “사드 배치와 신공항 등 지역 현안에 대한 일부 수도권 언론이 지역 실정과 지역민의는 무시한 채, 정부와 수도권의 입장만을 일방적으로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TBS <8뉴스>는 “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북한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며 외부세력의 개입 의혹을 제기한 기사들도 사실과 전혀 달랐다”며 “TBC 취재결과 외부세력으로 지목된 당사자는 성주에서 자녀들을 키우고 있는 평범한 주부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실제 해당 뉴스에서 ‘외부세력’으로 낙인찍혔던 주민은 “성주읍에 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같은 날 “과잉 진압이니 외부세력 개입이니 근거 없는 소문과 괴담이 확산되고 있어, 사드 사태 본질을 흐릴까 걱정된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SBS <8뉴스>가 이 같은 비판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까. 

TBC <8뉴스>에서는 또한 <“마음으로 밀어주는 자랑했는데..”> 리포트를 통해  고령 박씨 집성촌인 황신 마을의 한 주민의 “(1번)찍은 게 후회”라는 말을 뉴스에 담기도 했다. 

대구MBC <뉴스데스크> 리포트

이미 지난 15일 대구MBC <뉴스데스크>에서 나온 <수도권 언론, 사드는 님비 몰아붙이기> 리포트는 크게 주목받은 바 있다. 해당 리포트에서 조재한 앵커는 “생존권에 위협을 느끼며 결사반대하고 있는 성주군민들을 상당수 수도권 언론들은 자기 지역에 혐오시설은 안된다는 ‘님비현상’으로 왜곡시키고 있다”며 “지방을 무시하는 이 같은 중앙집권적 사고”라고 꼬집었다. 기자 또한 “수도권언론들이 정확한 정보와 설명조차 없어 두려움에 떨고 있는 성주군민과 대구경북 지역민의 행동을 폄하하고 있다”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공교롭게도 그 수도권언론에는 본사 MBC <뉴스데스크>가 포함된다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대구경북 KBS <뉴스9>도 달랐다. 대구MBC나 TBC만큼은 아니더라도 지난 18일 <총리 ‘억류’ 수사... 성주군민 “폭도 아냐”> 등의 리포트를 배치해 수도권 뉴스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19일에도 <성주, 새누리당 탈당 움직임 확산> 리포트를 통해 400여명이 탈당신고서 제출할 것이라고 전했다. 

KBS '뉴스9' 리포트

지역뉴스는 이렇게 다르다. 수도권 뉴스들은 또 다시 이 같은 지역뉴스를 두고 ‘님비’라고 몰아붙일 수 있지 궁금해진다. 박근혜 정부는 사드 반대세력을 누르기 위한 용도로 ‘외부세력’ 프레임을 가져왔다. 그리고 지역에서 이야기하는 ‘수도권언론’들은 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쓰고 있다. 하지만 궁금해진다. 성주군민들과 지역 언론들이 봤을 때 ‘외부세력’은 누구일까. 그것은 바로 수도권언론일 수밖에 없다. 

세월호참사 당시 목포MBC 기자가 ‘배 안에 사람이 있다’라고 했던 보고. 그렇지만 그 같은 보고는 MBC 보도국 전국부장에 의해 누락됐다. 그렇게 MBC에서 ‘전원구조’라는 오보가 발생했다. 이쯤에서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수도권언론들이 ‘외부세력’이라는 박근혜 정부의 프레임을 그대로 가져다 쓴다면 그들 스스로 관련 보도를 하지 않는 게 일관성이 있는 행보가 아닐까. 사드배치와 관련해 중국 및 러시아 등에는 ‘니들은 외부세력’이라고 말도 못하면서 성난 자국 국민들에게 낙인찍는 외부세력이라는 표현. 남남갈등은 누가 유발시키고 있는지 다시 한 번 KBS에 묻지 않을 수 없다. 

권순택 기자  nan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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