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던 시절 밤잠을 설쳐가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중계를 즐겼던 축구팬들에게는 최근 눈길이 가는 언론 보도가 하나 있었다.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시절 활약했던 이탈리아 출신의 공격수 페데리코 마케다가 국내 프로축구 무대를 노크한다는 보도가 바로 그것이다.

스포츠전문매체 ‘OSEN’은 18일 보도에서 마케다가 K리그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적 시장에 능통한 관계자는 OSEN과의 인터뷰에서 "맨유와 퀸스 파크 레인저스 등에서 활약했던 마케다가 최근 K리그 입단을 위해 여러 팀에 문의 중”이라며 “현재 결정된 곳은 없지만 클래식 2~3개 구단은 마케다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K리그 구단들이 직접 나선 것이 아니라 마케다 에이전시가 아시아 지역 이적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단순히 찔러보기식 입단이 아니라 구체적인 조건을 가지고 노력중이다. 이적 금액도 75만~100만(약8억 원~11억 원) 달러를 넘지 않고 있다. 따라서 구단들의 판단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케다는 2006년 이탈리아의 명문 라치오의 유소년팀에서 가장 각광받던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약하던 중 맨유 스카우트의 눈에 들어 2007년 9월 맨유와 유소년 계약을 맺으며 공격수로 포지션을 전향했다.

이듬해인 2008년 정식 프로선수 계약을 맺은 마케다는 18세 이하 팀에서 1년 동안 주전으로 활약하며 21경기에서 12골을 기록, 최다 득점을 올린 선수가 되기도 했다. 이후 그는 2008-2009 시즌 17세의 나이로 1군 무대에 데뷔, 2골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마케다의 올드 트래포드 데뷔전은 무척이나 극적이고 강렬했다.

마케다는 2009년 5월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맨유와 아스톤빌라와의 EPL 31라운드 경기에서 양팀이 2-2로 맞서 있던 후반 인저리 타임에 승부를 결정짓는 천금의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을 3-2 승리로 이끌었다.

불과 17세의 나이로 맨유 ‘퍼스트팀’의 선수로서 데뷔전에서 팀을 승리로 이끄는 결승골을, 그것도 후반 인저리 타임에 터뜨렸다는 것은 프로야구에서 신인 선수가 1군 무대 첫 타석에서 대타 역전 끝내기 만루홈런을 터뜨린 것과 비교해도 무리가 없는 수준의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마케다가 박지성과 함께 한국을 찾은 때도 그가 국내에서도 유명세를 치른 2008-2009 시즌을 마치고2 009-2010 시즌을 준비하던 시기였던 2009년 7월말이었다.

마케다는 '금호타이어컵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코리아 투어 2009'에 맨유 선수단의 일원으로 한국을 찾았다. 이 시기 마케다는 한국 팬들과 잊지 못할 기억 하나를 만들었다.

2009년 7월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FC서울의 '금호타이어컵 맨유 코리아 투어2009' 경기 중 마케다는 골을 성공시킨 뒤 양 손으로 양쪽 귀를 옆으로 잡아당기는 골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 행동을 놓고 일부 네티즌들이 한국인 내지 동양인들을 비하하는 세리머니라는 문제를 제기했고, 이와 같은 지적에 대해 네티즌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논란이 이어지자 맨유 구단은 7월28일 홈페이지를 통해 “마케다의 골 세레모니는 팬들에게 경기의 결정적인 순간에 터진 그의 골에 대해 더욱 큰 목소리로 환호해달라는 의미를 담았으며, 경기장의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시도였다.”고 설명한 뒤 “마케다를 비롯한 클럽의 모든 이들은 서울에서 만난 팬들이 제공해주신 편의와 보내주신 열정적인 성원을 깊이 감사하고 있으며, 나쁜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클럽은 팬들로 하여금 오해의 소지를 제공한 것에 대해 사과를 드리는 바”라고 고개를 숙였다.

한국에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마케다는 이후 2009-2010 시즌에도 맨유의 일원으로 자신의 별명(리틀 토티)에 어울리는 좋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그의 맨유에서의 커리어는 오래 이어지지 못했다.

2010-2011 시즌 주전 경쟁에 밀린 마케다는 삼프도리아로 임대를 떠났고, 2012년에는 박지성과 윤석영이 뛰었던 퀸즈파크 레인저스에서 뛰기도 했다. 이후 슈투트가르트, 돈캐스터, 버밍엄 시티, 카디프 시티를 거쳤다.

버밍엄시티에서 6개월간 18경기에서 10골을 기록하며 맨유 복귀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무산됐고, 카디프시티서 27경기에서 6골을 기록한 뒤 노팅엄 포레스트로 다시 이적했지만 이렇다 할 활약 없었고, 현재는 소속이 없는 상태다.

마케다가 K리그에서 뛸 수 있을지 없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그가 K리그에서 뛰게 된다면 국내 축구팬들에게는 박지성을 함께 떠올릴 수 있는 맨유 출신의 선수를 K리그 그라운드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도 하고 반갑기도 할 것이다.

기왕 아시아에서 뛸 거면 K리그와 인연이 닿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스포츠 전문 블로거, 스포츠의 순수한 열정으로 행복해지는 세상을 꿈꾼다!
- 임재훈의 스포토픽 http://sportopic.tistory.com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