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항곤 성주군수, 배재만 성주군의회 의장, 이재복 성주사드배치저지투쟁위원회 공동위원장. (연합뉴스)

정부가 미국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경북 성주에 배치하는 것으로 결정한 가운데 시작부터 지역주민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황교안 총리가 사드 배치 주민설명회 참석을 위해 성주를 찾았다가 성난 주민들에게 둘러싸여 투척된 계란에 맞는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연합뉴스가 이재복 성주사드배치저지투쟁위원회 공동위원장의 말을 인용해 외부인이 개입한 폭력이라는 보도를 했는데, 해당 보도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보도가 나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연합뉴스는 17일 이재복 공동위원장이 "(황교안 총리가 봉변을 당한) 폭력 사태는 외부인이 개입한 것도 한 원인"이라며 "외부인은 오지 말라고 했지만 소위 시위꾼이 붙어 순수한 농민의 군중심리를 이용한 점이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18일 오전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직업적 전문 시위꾼들의 폭력행위는 엄단해야 한다"며 "폭력행위를 주도한 세력에 대해 수사기관의 엄정한 수사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소속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이제 경북 성주에 종북좌파들이 또 다시 집결할 것"이라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최근 동료 도의원에게 "개, 쓰레기" 등의 막말을 해 구설수에 올랐던 홍 지사는 이번에는 "종북좌파" 등의 원색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하지만 18일 이재복 공동위원장은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날은 분명 성주군민의 분노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며 "일부 언론에서 그날 시위꾼 등 외부세력의 개입을 (내가) 인정한 듯이 보도했는데 이는 와전됐다. 외부개입은 확인한 바도 확인할 수도 없다"고 연합뉴스 보도를 부인했다. 자신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는데 연합뉴스의 보도가 왜곡됐다고 지적한 것이다.

아울러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김안수 성주사드배치저지투쟁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이재복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공동위원장이 4명이 있다 보니 그런 말이 나갔다"며 "그 어른께서는 연세가 한 팔순이 다 돼가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고 밝혔다.

김안수 위원장은 "제가 알기로는 대다수가 성주 사람이었고 또 워낙 분위기가 끓어오르고 분노에 차 있었기 때문에 감정이 절제되지 않아 성주에 있는 사람들이 그랬다고 생각한다"며 "저도 나중에 확인도 해 보고 했는데 대부분이 성주 사람이고 외부세력 하는 것은 처음 듣는 소리"라고 밝혔다. 그는 날계란과 생수병 등을 투척한 사람이 군민인 것은 확실한 것이냐는 질문에 "군민인 것은 확인할 수 없는데 모인 사람들 대다수 99%가 군민이었기 때문에 외부세력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경찰이 대대적인 색출 작업을 하는 것에 대해 "자꾸 외부세력이 와서 조직적으로 했다는 뉘앙스로 자꾸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며 "우리는 폭도가 아니고 순수한 농업인"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감정을 절제하거나 또 슬기롭게 표현하는 방법들을 잘 모른다"며 "그래서 나타난 결과이지 계획적이나 조직적으로 방해하거나 또 그런 것은 한 것이 없다"고 억울함을 전했다.

김안수 위원장은 "초기에 투쟁위를 발족하면서 가장 우려했던 것이 본말이 전도될까 하는 우려였다"며 "잘못하다가는 성주가 정치 이슈에 싸움터가 되겠다는 생각이 많이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그는 "폭력사태로만 비춰지니 우리 뜻이 왜곡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17일 연합뉴스의 성주 사드 반대 투쟁 폭력사태에 외부인이 개입했다는 보도가 나간 이후 사드 배치의 찬반양론이나, 사드 배치에 대한 성주군민들의 정서와 정부의 입장 등에 대한 기사가 아닌 '불법폭력집회'에 중심을 둔 자극적인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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