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격투 스포츠 단체인 UFC가 금지약물(도핑) 스캔들로 난데없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 UFC200에서 마크 헌트를 상대로 시종 우세한 경기를 펼친 끝에 승리를 거두며 건재를 과시했던 브록 레스너(39, 미국)가 미국반도핑기구(USADA)가 실시한 불시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을 나타낸 것.

UFC는 16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반도핑기구(USADA)가 지난달 29일 실시한 약물검사에서 레스너가 반도핑 정책을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미국반도핑기구는 레스너가 약물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여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케인 벨라스케즈, 알리스타 오브레임에게 연패한 뒤인 2011년 12월 종합격투기에서 은퇴했다가 UFC 200을 앞두고 복귀를 선언한 레스너는 지난 10일 UFC 200 코-메인 이벤트로 치러진 헌트와의 경기에서, 특유의 탁월한 레슬링 기량과 이전과 다를 바 없는 체력을 앞세워 헌트를 수차례 테이크다운 시킨 끝에 3-0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브록 레스너가 10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마크 헌트와의 UFC 200 헤비급 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 AFP=News1

UFC는 지난해 7월부터 USADA에 의뢰해 UFC 모든 선수들을 대상으로 불시 또는 경기 직후 도핑테스트를 진행해 왔는데 레스너는 불시 도핑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것.

미국반도핑기구는 약물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선수가 나오면 UFC에 이를 알리고 금지 약물 성분이 어떤 이유로 검출됐는지 추가로 조사한다. 선수가 UFC 반도핑 정책을 위반한 것이 확실해질 경우 출전 정지 기간 등 징계 수위를 결정한다.

레스너의 도핑 양성 반응은 최근 국제 스포츠계에 정착되고 있는 ‘도핑 무관용’ 추세와 맞물려 단순히 레스너 한 명의 선수에게만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넘어서 UFC의 사업 전체에 대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아니할 수 없다.

특히 UFC는 UFC 200대회를 앞두고 이미 도핑 문제로 믿는 도끼에 발등을 한 번 찍힌 상태였다.

UFC의 발등을 찍은 ‘믿었던 도끼’는 다름 아닌 UFC의 흥행을 책임지고 있었다고 과언이 아닌 선수 가운데 한 명이었던 제12대 UFC 라이트헤비급(-93kg) 챔피언이자 현재 동급 잠정 챔피언인 존 존스.

지난 7일 USADA는 “존스가 6월16일 응한 금지약물검사에서 규정위반소지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존스는 당초 UFC200의 메인 이벤터로서 현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다니엘 코미어와 통합타이틀전을 치를 예정이었으나 USADA의 도핑테스트에서 양성반응이 나와 UFC 200 출전 선수 명단에서 빠지고 말았다.

존 존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이후 존 존스의 도핑 가능성에 대해 설왕설래가 이어졌으나 USADA는 이와 같은 논란에 쐐기를 박았다. USADA는 지난 9일 “존스의 ‘B 샘플’에서도 A 샘플과 같은 결과가 도출됐다”고 밝혔다. 2가지 시료 모두 ‘음성’이 아니므로 도핑임이 확정된 것.

B샘플 검사 결과에 실낱같은 기대를 걸고 있었던 사람들은 망연자실 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UFC 입장에서 보면U FC 200 최고의 흥행카드로서 밀고 있던 메인 이벤터를 하루아침에 잃고 만 셈이다.

존 존스에 레스너까지 도핑 스캔들로 팬들에게 실망을 안긴 UFC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진 상황이다.

UFC에 불어 닥친 ‘도핑 폭풍’은 UFC가 최근 40억 달러라는 거액에 새 주인을 맞으며 또 한 차례의 힘찬 도약을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벌어진 상황이라는 점에서 더욱 더 좋지 않은 기운을 내뿜고 있다.

UFC는 지난 13일 "WME·IMG가 UFC 인수를 공식 발표했다. 실버레이크 파트너스(Silver Lake Partners)와 KKR이 전략적 투자자로 합류하고, MSD 캐피탈과 MSD 파트너스가 자금 조달에 참여한다"고 전했다.

미국의 스포츠전문채널 ESPN에 따르면 UFC의 매각 액수는 역대 프로스포츠 역사상 가장 많은 액수인 40억 달러(4조6000억 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론다 로우지(미국)의 매니지먼트사이기도 한 WME·IMG의 공동CEO 아리엘 임마누엘과 패드릴 화이트셀은 "지난 20여 년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UFC를 흥미롭게 지켜봤다. UFC가 세계 최대 규모 스포츠로 성장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40억 달러라는 거액에 UFC가 매각됐다는 의미는 종합격투기가 전 세계적으로 축구나 야구, 농구, 야구 등과 같은 기존의 메이저 프로 스포츠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세계적으로 보편성을 갖는 스포츠로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확실한 발판을 얻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연이은 최정상급 선수들의 도핑 파문으로 UFC는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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