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광우병 보도와 관련한 MBC <PD수첩> 제작진에게 24~25일 소환을 통보한 가운데, MBC <PD수첩> 의 ‘광우병’ 관련 PD 및 작가 등 제작진들은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지난해 6월 정운천 전 농림부 장관 등의 수사의뢰로 <PD수첩> 제작진의 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지만, 사건 담당인 형사2부 임수빈 부장검사가 지난 1월 “<PD수첩 > 보도내용이 정부에 대한 비판에 맞춰져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기소하기는 어렵다”며 강제수사에 반대하고 사표를 제출해 수사가 중단됐다.

▲ 지난해 4월 29일 방송된 MBC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편
이에 서울중앙지검은 형사6부 전현준 부장검사에게 사건을 다시 배당하고 지난 2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및 판매업체 대표 등을 추가로 불러 영업 손실 등 업무방해 혐의 적용에 대해 조사한 후, 지난 5일 <PD수첩> 제작진의 이메일과 통화내역을 압수수색했다. 앞서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민동석 전 농림수산식품부 정책관은 지난 3일 검찰의 참고인 조사를 받은 뒤 정식으로 MBC PD수첩 제작진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곧이어 검찰은 지난 19일 명예훼손에 업무방해 혐의를 추가해 조능희 전 PD수첩 CP, 이춘근·김보슬 PD와 작가 등 제작진 6명에게 24일과 25일 검찰에 나오라고 소환장을 발부했다.

검찰의 PD수첩 제작진 재수사 ‘속도전’이 알려지자 한국PD연합회와 한국방송작가협회,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관련 단체들은 잇따라 성명을 내어 검찰의 <PD수첩> 제작진 소환을 규탄하고 나섰다. 전국언론노조(위원장 최상재)는 20일 성명에서 “제작진의 이메일과 전화통화내역 압수수색이라는 상식이하의 수단을 동원하며 속도전에 나서고 있다. 더군다나 지난 19일 제작진에게 소환을 통보하면서 파렴치한 부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정치적인 판단과 반민주적 의도를 갖고 비판 언론을 향해 공권력을 남용하는 행태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본부장 이근행)도 비상체제에 돌입하고 강제 구인 등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24일부터 ‘PD수첩 제작진 사수대’를 꾸리기로 했다. 문소현 MBC본부 홍보국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제작진 강제 구인과 원본 압수 수색 등 검찰의 강압 수사에 맞서 사수대를 운영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MBC 구성작가협의회도 20일 비상총회를 열고 23일 보도자료를 내어 “우리 사회가 언론 보도에 대한 공직자의 명예훼손 소송을 용인한다면 이것은 본격적으로 언론 탄압을 가능케 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고, 정치적인 논리에 근거해 언론 뿐 아니라 인터넷 및 개인 블로그의 의견도 감시하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비난하고 ‘검찰 수사는 정치적인 표적수사’라며 소환반대 입장을 밝혔다. MBC 시사교양국PD들도 23일 비상총회를 열어 ‘24시간 비상대기’ 돌입을 결정한 데 이어 24일 오후 긴급회의에서 구체적인 대응방침을 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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