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지부
- 노종면, 조승호, 현덕수(권석재, 우장균, 정유신) 2837일 째

MBC본부
- 이용마 전 MBC본부 홍보국장 1591일 째
- 정영하 전 MBC본부장 162일 째
- 강지웅 전 MBC본부 사무처장 1562일 째
- 박성호 전 MBC 기자협회장 1505일 째
- 최승호 MBC PD 1484일 째
- 박성제 MBC 기자 1484일 째

부산일보지부
- 이정호 부산일보 편집국장 1363일 째
(2016년 7월 12일)

시간은 흘러만 간다.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YTN에서 벌어진 ‘공정방송’ 파업으로 첫 언론인 해직자가 발생한 이후 끊임없이 정부와 조금이라도 다른 목소리를 내는 언론인들은 해직됐다. MBC 백종문 미래전략본부장이 “최승호·박성제는 증거 없이 해고했다”고 한 ‘MBC녹취록’이 공개됐지만 회사는 아무런 조치가 없다. 오히려 회사의 명예를 훼손한 백종문 본부장은 관리감독기관인 방문진을 통해 재신임을 받았다. 여소야대라는 4·13총선 민의에도 언론사들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 이에 다시 해직언론인들이 나섰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언론장악 청문회를 개최하라”고 촉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김환균, 이하 언론노조) 소속 해직 언론인들은 12일 국회 정론관에서 이정현녹취록 사태 등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진행된 '언론장악' 청문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YTN노사 및 보도에 있어서 이명박 정권이 개입한 새로운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날 기자회견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인 무소속 윤종오 의원의 소개로 진행됐다.

노종면, “구본홍 사장 경질, 돌발영상에서 노무현 영상 틀었다가”

국회 정론관에 선 노종면 전 언론노조 YTN지부장은 “2009년 7년 전 YTN에서 이 맘 때 낙하산 사장이라고 구성원들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혔던 분이 투쟁 400여일 만에 갑자기 사퇴했다”며 “구본홍 사장 사퇴 이후, 형식은 자진사퇴이지만 사실상 ‘경질’이라는 지적이 높았다. 저 역시 구본홍 사장의 사퇴 배경에 대해 내린 결론은 ‘YTN보도를 장악하지 못한 것에 대한 경질’이었다”고 주장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김환균, 이하 언론노조)은 1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해직언론인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미디어스

노종면 전 지부장은 이 자리에서 이명박 정권이 YTN 보도에 개입한 새로운 정황을 폭로했다. 그는 “구본홍 사장은 2009년 <돌발영상> 두 편 때문에 경질당한 것”이라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돌발영상 제작진들은 그가 국회에 입성해 첫 대정부질의하던 영상(‘21년 전 노무현’편)을 찾아 보도했고 큰 반향을 일으켰다”고 밝혔다. 노종면 전 지부장은 “당시 구본홍 사장이 전화하면서 하소연을 했다”며 “그 내용은 ‘더 이상 위원장을 만날 수 없다’, ‘<돌발영상>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육성이 나가고 기타를 치는 모습이 나갔다고 안팎에서 난리다’라는 내용이었다”며 “저는 그걸 청와대의 외압이라고 생각했고 구본홍 사장은 매우 곤혹스러워했다”고 폭로했다. 그 후, 구본홍 사장과 노종면 전 지부장과의 연락은 끊겼고 두 번째 <돌발영상>이 나간 이후 갑자기 교체됐다는 얘기다.

YTN보도에 대해 청와대가 주시하고 있었고 불편한 내용의 <돌발영상>이 방송되자 경영진을 통해 압박을 가했다는 주장이다. 청와대 이정현 전 홍보수석이 길환영 전 사장을 통해 KBS보도 등에 개입한 정황과 매우 유사하다.

노종면 전 지부장은 구본홍 사장이 경질된 이유가 된 두 번째 <돌발영상>은 ‘살기좋은 세상’ 편이라고 판단했다. 해당 <돌발영상>에서는 ‘서민정책’을 외치며 이문동 골목을 찾았던 이명박 대통령이 기업형 수퍼마켓(SSM)으로 어려움을 겪던 시장상인들에게 “내가 옛날, 젊었을 때 재래시장 노점상 할 때는 이렇게 (대통령을)만나 얘기할 길도 없었다”라는 등의 발언이 담겼다.

노종면 전 지부장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는 YTN을 비롯한 공영언론 장악을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했다”며 “그리고 실질적으로 보도는 망가졌다. 그 <돌발영상> 지금은 없다. 없어진 지도 모르게 없었다”고 개탄했다. 이어, “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 방법은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에서 청문회를 열어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게 필요하다. 그렇다면 아는 사실을 모두 증언하고 자료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청문회를 개최해달라”고 재차 강조했다.

정영하, “김우룡-이상돈-이정현녹취록에도 청문회 안 연다고?”

정영하 전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2012년 파업이 한창이던 때 MBC 김재철 사장을 선임한 방문진 김우룡 이사장이 한겨레와 인터뷰를 했다”며 “‘MB캠프보다 더 캠프스러운 사람이 김재철’, ‘자신은 뽑기 싫었지만 임명권자의 뜻을 거스를 수 없었다’고 말했다. MBC가 어떻게 장악됐는지 보여주는 확실한 증언”이라고 강조했다. 김우룡 전 이사장은 보수성향으로 여당 추천에 의해 이사장에 올랐던 인물이다.

정영하 전 본부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비대위원을 지낸 현 국민의당 이상돈 의원은 시사인 인터뷰에서 현 정부가 장악된 언론을 어떻게 옥죄고 정상화시키지 않고 있는지 밝혔다”며 “최근에는 청와대 이정현 전 홍보수석이 제1공영방송 KBS 김시곤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편성에 개입하는 통화내역이 드러났다. 이 정도까지 나왔다면 이건 확증”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문회도 못하겠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청문회가 실시되는 그날까지 해직언론인으로서 할 수 있는 건 다 하겠다”고 밝혔다.

MBC녹취록을 통해 ‘증거없이 해고됐다’고 드러난 박성제 해직기자 또한 “억울하다고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MBC와 같은 공영방송에서 아무 증거 없이 언론인들이 해고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조금이라도 불편한 공정한 보도를 하고자 하는 기자와 PD들이 비제작부서로 발령이 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통제하거나 막아줄 그런 게 없다”며 “감독기관인 방문진은 여당 추천 이사들의 압도적 우세속에서 이 같은 사실은 방관하고 묵인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해고자 복직 문제는 부차적이다. 여기 계신 언론인들이 청문회를 통해 좀 더 자유로운 환경에서 취재 환경에 전념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한편, 해직언론인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와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박홍근 간사 등을 만나 언론장악청문회를 재차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번 간담회는 (청문회에 대한)우리 당의 의지를 밝히는 자리”라면서 “해직자들이 원직복직되고 방송에 독립성이 확보될 때까지 국회에서 최대한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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