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대 정의당 의원(왼쪽)과 백승주 새누리당 의원. (연합뉴스)

한반도 내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가 확실시 되고 있다. 구체적인 배치 지역으로 경북 칠곡, 충북 음성 등이 거론되며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사드 배치로 인한 득실을 두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중국, 러시아와의 외교문제로까지 비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우려를 더하고 있다.

11일 MBC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사드가) 효용이 없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면서도 "그런데 사드의 경우 매우 제한적 효용 밖에 없다. 효용은 적은데 반해서 이 사드 배치에 따른 정치·외교·사회적 비용이 너무나 크다는 데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김종대 의원은 사드 효용성에 대해 "방어개념을 미리 확정해 버리기에는 북한은 한국의 미사일 방어망을 돌파해버릴 수 있는 재래식 수단이 너무 많다"며 "요격미사일이라는 제일 성능이 불확실한 방어체계에 우리가 국가적으로 너무나 많은 힘을 집중하게 되면 오히려 북한에게 역이용 당하거나 아니면 다른 어떤 군사적인 위협에 직면하게 되는 끊임없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의 "사드 배치는 주권 결정의 문제이고 중국·러시아의 눈치를 볼 일이 아니다"라는 발언에 대해 김종대 의원은 "듣기에는 좋은데 현실성이 없는 발언이라고 본다. 중국, 러시아의 반응은 이미 예견됐던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세계 2위의 핵보유국인 러시아와 세계 3위의 핵보유국인 중국이 우리에게 군사적 조치를 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우리가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이 지금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주변국 관계를 원만하고 소중하게 발전시켜 결국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는 압력을 가하는 게 지금의 우리 외교안보의 과제"라며 "그런데 이 과제를 건너 뛰어 바로 신냉전적인 북중러 대 한미일 구도로 가버린다면 이것은 오히려 북한이 고립으로부터 탈피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한 것이고 북한은 사드를 통해 신의 한수를 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 제재를 위한 국제공조는 여기서 깨졌다. 이제는 중국이 북한을 제재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를 제재할 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생겼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종대 의원은 국회 비준 여부에 대한 질문에 "헌법 60조에 의하면 국가안전보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거나 국가주권에 관한 사항이면 조약을 맺어서 국회동의를 받게 돼있다"며 "사드 배치는 조약이나 협정에 의하지 않고 정부의 재량권으로 하고 있는데, 그 영향력이 막대한 만큼 이것을 조약으로 국회 비준 받는 것에 준하는 정도의 동의를 받는 것이 정부가 국민과 소통하는 자세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백승주 새누리당 의원은 "최근 사드 관련 군사적 유용성에 관한 여러 자료를 보면 단거리, 중거리에도 유용하다는 것이 일반적 이론"이라며 "우리 정부의 군사적 판단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백승주 의원은 "이번 사드 배치와 관련해 왜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고 있는가에 대해 중국 정부와 러시아 정부가 이해해야 한다"며 "(한국이 사드 배치를 하는 것은) 북한 핵 때문이다. 제 3국이 자국 방어를 위한 무기체계를 도입할 때 우리나라에 묻지 않는다. 그 입장을 우리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백승주 의원은 북중러 구도를 만들어 북한의 고립을 스스로 깨뜨렸다는 김종대 의원의 발언에 대해 "전략적으로 그런 우려, 가정을 할 수 있지만 그것은 사드 배치 이후에 중국과 러시아를 우리가 어떻게 이해시키고 설명하느냐 이런 문제가 있는데 본말이 전도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사드 배치 지역의 안전 문제, 환경 문제에 대해서는 "사드에 대해 좀 더 무기체계에 정보를 공유하는 노력, 이해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우리가 국민안전을 위해 도입한 무기체계가 안전을 위협해서 되겠느냐. 기술적으로 군을 신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우리는 우리나라 국민을 지키기 위한 순수한 방어목적의 조치를 취하는 것일 뿐"이라고 밝혔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사드 배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8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사드 배치로 동북아의 전략적 안정을 해친다면 우리는 새로운 전략적 균형을 추구할 것"이라며 군사 대응을 의미하는 발언을 했다. 중국 정부가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 대한 무역 보복까지 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같은 날 러시아 외교부도 사드 배치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세계의 전략적 안정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러시아는 한반도 내 사드 배치에 대한 대응책으로 러시아 동부에 미사일 부대를 배치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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