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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찬성하지만 TK엔 안 된다"는 논리대구경북 정치인들, '님비' 선동 말고 소신껏 주민 설득 나서야
전혁수 기자 | 승인 2016.07.11 13:42
▲9일 오후 경북 칠곡군 왜관읍 왜관역 광장에서 열린 사드 칠곡배치 반대 '범국민 궐기대회'에 참가해 삭발식을 하고 있는 백선기 칠곡군수. (연합뉴스)

님비현상(NIMBY, Not In My Back Yard).  학창시절 수차례 들어봤던 말로 사회 관련 과목 시험 주제의 단골메뉴였다. 공공의 이익에는 부합하지만 자신이 속한 지역에는 이익이 되지 않거나 피해가 될 만한 일을 반대하는 지역이기주의를 말한다. 앞으로도 종종 대표사례로 거론될 만한 님비현상이 최근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한반도 내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가 확실시 되고 있는 가운데 배치될 지역을 둘러싼 갈등이 폭발하고 있다는 거다. 지난 5일 동아일보가 한미 공동실무단이 경북 칠곡 일대를 최적지로 결론 내렸다고 보도하면서, 해당 지역에서 격렬한 반대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국가보훈처와 한국정치학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사드 배치에 찬성한다는 의견은 45.1%였다. 지역별 찬성 응답률은 대구가 64%로 가장 높았고, 경북이 47.3%로 4번째로 높았다. TK지역 정치인들이 즐비한 새누리당은 연일 사드 배치 찬성 의사를 밝혀왔다.

그런데 5일 동아일보가 경북 칠곡 일대가 사드 배치 유력 후보자로 고려되고 있다는 보도를 하자 대구·경북은 그야말로 비상이 걸렸다. 지역지들은 연일 사드 관련 기사를 헤드라인에 배치하며 경북 칠곡 일대에 사드 배치는 절대로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가 뒤늦게 "아직 결정된 사안은 없다"며 수습에 나섰지만 반대 움직임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이 와중에 정치인들은 주민들에 대한 설득에 나서기 보다는 지역이기주의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국가 안보 차원에서 피할 수 없는 결정이었다는 점은 이해한다"면서도 "하지만 일방적으로 부지를 결정한다면 대구·경북 시도민들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드 배치 자체에는 찬성하지만 자신의 지역만은 안된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대구시(시장 권용진)는 "사드의 중요성을 모르지는 않지만 희생과 양보만 강요할 경우 대구·경북 지역민의 강력한 저항을 받게 될 것"이라며 "칠곡 지역 내 사드 배치에 우려를 표시하고 경북도와 함께 좌시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공동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혀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다만 사드의 중요성을 모르지는 않는다는 단서를 붙여 역시 한반도 내 사드 배치에는 찬성한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지난 56년 간 미군부대 주둔으로 지역개발에 큰 피해가 발생한 마당에 또다시 사드까지 배치되면 칠곡 발전은 가로 막힌다"며 반대 입장을 피력했지만, 한반도 사드 배치에 대한 찬반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다.

이처럼 TK지역 정치인들은 기본적으로 사드에 대한 찬성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최소한 해당 지역 정치인들은 사드가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고, 그것은 곧 그들 스스로가 사드가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해당 지역 배치에 반대하고 있다는 것은 님비현상의 전형이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다.

지역주민들이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환경과 건강 문제다. 사드 레이더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주민들의 건강을 해치고 사드체계 냉각수에서 배출되는 물이 환경을 오염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우려에 국방부는 레이더 반경 100m 이내 접근금지 구역에만 들어가지 않으면 전자파 피해는 발생하지 않고, 레이더 설치도 고지대로 할 것이기 때문에 환경오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국방부가 나서 설명을 한다 해도 주민들이 불안에 떠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한반도 사드 배치를 찬성한다는 전제 하에 해당 사안을 풀어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지역 정치인이 나서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주민들에 기피시설 설치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러나 TK지역 정치인들은 설득은 커녕 지역이기주의를 내세워 앞장서 주민들을 선동하고 있다. 논리도 얄팍하다. 아무 것도 해준 것도 없으면서 왜 우리 지역에 사드와 같은 기피시설을 설치하냐는 몽니를 부린다. 과연 국민의 대표자라는 정치인이 할 만한 수준의 발언들인지 의심된다.

한편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은 "칠곡이 사드 배치 지역으로 확정되거나 유력지라는 보도는 완전 오보다. 며칠 전 사드 관련 국방부 장관에게 거친 항의를 했으며, (국방부 장관은) 현재는 방침만 결정된 상황이고 지역은 분명히 결정 안됐다고 말했다"고 밝히며 사드가 경북 칠곡에 배치될 것이라는 보도를 전면 부인했다.

최 의원의 발언을 뒷받침이라도 하듯 11일 조선일보는 사드 배치 지역은 기존의 후보지들이 아닌 '영남권 제 3의 장소'로 결정됐다는 보도를 내놨다. 조선일보 보도가 사실인 지는 확인해 봐야 알 것이지만 TK지역 정치인들에게는 일단 한숨 돌릴 수 있는 소식이다.

그러나 이번 경북 칠곡 일대 사드 배치 소식에 TK지역 정치인들이 보여준 행태는 실망스러울 따름이다. TK지역 정치인들은 사드가 공익을 위한다고 생각한다면 지역 주민들을 적극 설득하기 위해 나서야 할 것이고, 자신의 지역 내 사드 배치를 반대하고 싶다면 다른 지역에 대한 역지사지의 자세를 가지고 한반도 내 사드 배치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이치에 맞을 것이다. 계속해서 지역이기주의를 앞세워 억지를 부리다가는 비난의 화살을 지역민들이 고스란히 맞는 최악의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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