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리메이크 작품인 <굿와이프>가 순항을 하고 있다. 전도연이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큰 관심을 이끌었다는 점은 중요했다. 여기에 유지태가 원작보다 더 큰 존재감으로 다가오며 리메이크 <굿와이프>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만들어냈다.

전도연과 유지태;
매회 등장하는 사건의 힘, 원작보다 커진 유지태의 역할이 기대되는 이유

로펌에 첫 출근을 하자마자 살인사건을 맡았던 혜경은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여전히 남편은 구속 중이고 아이들은 아버지 사건으로 인해 고통스러워한다. 혜경 역시 믿었던 남편 태준이 비리를 범하고 외도까지 했다는 사실이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tvN 새 금토드라마 <굿와이프>

혜경이 새롭게 맡게 된 것은 재벌 3세의 성폭행 사건이다. 재벌가는 언제나 무섭다. 엄청난 돈을 들여 운영하고 있는 법률팀과 맞서 싸워 이기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상대 여성은 대학생이고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이 사건에서 합의를 이뤄 법정에 서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된다.

강간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은주는 혜경을 지목했다. 그 이유는 누구보다 자신의 처지를 잘 이해해 줄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은 온 세상이 혜경의 고통을 알고 있으니 말이다. 로펌 입장에서는 쉽게 사건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합의를 최선이라고 확신한다.

촘촘하게 엮인 법조계의 인맥은 MJ로펌 공동대표인 서중원이 동기인 무일그룹 법무팀 담당과 만나 합의를 이끌려고 한다. 그들이 제시한 금액은 '4억'이었다. 무죄를 주장하며 합의금으로 제시한 금액이 엄청나다는 사실은 피해자의 주장이 맞다는 의미다.

합의금이 4억이라는 발언에 이은주와 함께 온 남자는 반색을 한다. 법정에 가지 않아도 4억이라는 현금을 바로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즐거워한다. 하지만 정작 피해자는 '사과'를 끝까지 요구한다. 이런 상황에서 은주는 혜경에게 질문을 한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거냐고.

'4억vs진실'중에서 선택은 결코 쉽지 않다. 재벌가는 그녀에게 '4억짜리 사과'를 했다. 하지만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재벌가와 달리 피해자인 은주는 법의 심판을 요구했다. 이 상황에서 혜경은 로펌과는 전혀 다른 의견을 제시한다. 끝까지 싸웠으면 좋겠다고 한다. 돈이면 다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 대한 분노까지 표한 혜경으로 인해 사건은 법정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재벌 3세와 여대생의 법정 싸움은 결코 쉬울 수 없다. 뒤늦게 알게 된 그녀의 과거는 사건을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다. 과거 그 여대생은 휴학을 하면서 술집에서 일을 했고 성매매 접대로 인해 처벌까지 받은 적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tvN 새 금토드라마 <굿와이프>

남자친구라던 그 남자는 술집에서 함께 일했던 존재였고 불안해서 함께 왔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불리하게 작용하는 상황에서 상대측은 더욱 강력하게 사건에 승리할 수밖에 없다고 자신한다. 그들이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DNA 검사에서 문제의 재벌 3세 DNA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벌 3세와 DNA가 발견된 남자와는 아무리 연결을 시키려 해도 연결이 되지 않았다. 철저하게 농락당하며 질 수밖에 없는 싸움에서 승기는 단순한 곳에서 등장했다. DNA 검사를 한 병원에서 모든 문제가 시작되었다고 본 혜경은 그렇게 법정에서 반격을 시작한다.

두 남자의 DNA가 섞인 증거는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되었고 사건은 피해자인 이은주에게 유리하게 전개되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불거지기 시작한 혜경과 태준의 관계다. 구속이 된 상황이지만 여전히 강력한 정치력을 가진 태준은 안에서 모든 것을 바라보듯 강렬함을 유지하고 있다.

태준이 이은주를 혜경에게 보낸 이유는 명확했다. 자신과 관련이 되어 있던 무일그룹과 거래를 하기 위함이었다. 혜경의 능력과 가치관 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태준은 은주 사건을 통해 무일을 흔들고 위험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선택을 하려 했다.

원작에서는 태준을 돕는 존재가 있고 그로 인해 모든 판이 짜인다. 그는 그 상황에서 갈등을 하기도 하는 등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지만 리메이크 작에서는 태준이 모든 판을 이끄는 형식으로 다가온다. 어쩔 수 없는 갈등과 달리 스스로 자신의 아내인 혜경을 이용하는 태준의 행동은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태준이 원작과 달리 야망과 함께 욕망이 가득한 존재로 드러나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반갑다. 원작의 틀을 살리면서도 리메이크의 가치를 키우기 위해 태준의 캐릭터를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갈등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 대치점이 태준과 혜경이 된다는 사실은 시리즈가 아닌 리메이크 작에서 흥미로운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게 해준다.

남편의 외도로 인해 아이들이 당하는 고통을 참지 못한 혜경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중원의 품에서 울던 장면은 복선으로 다가올 듯하다. 둘의 사이가 리메이크에서 어떤 방식으로 바뀔지 알 수는 없지만 원작과는 다르게 둘의 관계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혜경을 사이에 둔 태준과 중원의 삼각관계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원작에서 남자 배우의 역할이 크게 다가오지 않아 유지태가 어떤 식으로 그려질지 의아하기도 했다. 하지만 2회 마지막에 태준이 주도적으로 상황을 이끌어가는 과정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이후 이야기들을 이끌고 흔들 가능성이 높은 존재가 바로 태준 역할의 유지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전도연과 유지태의 대결 구도가 <굿와이프>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매회 등장하는 사건들이 시의적절하게 배치된다면 그 효과는 배가 될 수밖에 없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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