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노종면 지부장 등 노조원 4명이 임단협 조정 결렬에 따른 총파업 돌입을 하루 앞두고 22일 오전 7시 각각 자택에서 체포된 것과 관련해, ‘경찰이 파업 자체를 무력화하기 위해 표적수사를 하고 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YTN노조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남대문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출석일자까지 사전에 협의해놓고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한 것은 사건처리 과정이라고 볼 수 없다”며 “내일부터 합법적인 파업을 앞둔 상황에서 노조의 핵심인 위원장 등을 체포한 것은 파업 자체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표적수사”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 YTN노조가 22일 오전 11시 남대문경찰서 앞에서 노조원 연행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송선영
앞서 남대문경찰서는 이날 오전 7시 노 지부장을 비롯해 현덕수 전 지부장, 조승호 기자, 임장혁 <돌발영상> 팀장을 각각 자택에서 체포했다. 경찰은 ‘정당한 이유없이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고 체포사유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들에 대한 체포영장은 지난 21일 밤 발부된 것으로 알려졌다.

YTN노조는 경찰과 회사를 향해 “경찰은 노종면 지부장 등 부당하게 체포한 4명을 즉각 석방하라”며 “회사는 노조원들에 대한 고소고발을 즉각 취하하고 방만경영, 부당경영에 항의하는 노조의 요구를 겸허히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의 주구로 전락한 정치 경찰과 검찰은 즉시 노종면 지부장을 비롯한 노조원들을 즉각 석방하라”며 “노종면 하나 집어넣는 것으로 끝날 싸움 같으면 시작되지도 않았다. 노종면을 구속하면 또 다른 400여명의 노종면이 나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근행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YTN 동지들의 투쟁은 한국 언론사에서 큰 역할을 할 것이고 생각한다”며 “정치 경찰이 YTN을 더욱 탄압할수록 언론 노동자들은 더욱 가열찬 투쟁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체포된 이들은 ‘추가 조사를 할 내용이 있다’는 경찰의 요구에 경찰과 협의한 끝에 오는 26일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이런 가운데 경찰은 지난주 이들에게 2차례에 걸쳐 출석요구서를 보냈으며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음에도 왜 출석 요구서를 보냈냐’고 노조가 묻자 “형식적인 거다. 신경쓰지 말라”고 말했다고 YTN노조는 전했다.

체포된 이들은 남대문경찰서에 도착하자마자 조사를 받지 않고 곧바로 유치장에 입감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변호사 접견이 이뤄졌다.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최상재 위원장을 비롯한 YTN노조 관계자들은 노종면 지부장을 비롯한 체포된 노조원들을 면회했으며, 이 자리에서 노종면 지부장은 “합법적인 파업이므로 경찰이 자극하더라도 투쟁을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 최상재 위원장 등 YTN노조 관계자들이 노종면 지부장 등을 비롯한 체포된 이들과 면회를 하고 있다. (맨 왼쪽부터 임장혁 돌발영상 팀장, 조승호 기자, 현덕수 기자, 노종면 지부장) ⓒYTN노조 촬영
지부장 공석 상태가 된 YTN노조는 김용철 수석부위원장과 김선중 공정방송위원회 간사를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조직했으며, 당분간 비대위 체제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국경없는 기자회’는 YTN사태와 관련해 이번주 안으로 입국해 “YTN에 대한 정부의 언론 탄압 사례 등 실태 조사를 한다”고 YTN노조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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