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가 ‘2015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집’을 발간했다. 재산상황 공표집은 방송사업자의 재정 현황과 수익구조, 콘텐츠-플랫폼 간의 관계를 살펴볼 수 있는데 지금까지 추세대로 △지상파방송사업자는 방송광고 매출 등 여러 부문에서 점유율이 하락하고 △종합편성채널사용사업자와 CJ E&M은 성장 중이고 △플랫폼사업자인 IPTV의 덩치는 커지는 모습이다.

콘텐츠 단위를 보자. 지상파 3사의 2015년도 방송광고 매출액은 1조4042억원으로 전년 1조4091억원과 비교해 거의 같은 수준이다. 이를 포함한 방송사업매출액 또한 KBS 1조5324억원(전년 1조4833억원), MBC 8434억원(전년 7966억원), SBS 7517억원(7775억원)으로 눈에 띄는 증감은 없다. 협찬과 프로그램판매를 통해 덩치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주목할 만한 사업자는 종편이다. 종편 4사의 방송광고 매출 총액은 2229억원에서 2863억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특이한 것은 방송광고 매출 2229억원 중 1217억원이 JTBC 것이고, 종편 4사의 방송프로그램판매매출액 301억원 중 209억원이 JTBC 것이라는 점이다. 나머지 종편 3사의 실적이 성장한 이유가 JTBC와는 다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JTBC와 나머지 종편을 구분할 수 있는 것은 ‘협찬’이다. 방송사업과 관련한 모든 지표에서 TV조선이 JTBC보다 나은 실적을 기록한 것은 협찬 정도다. TV조선의 2015년도 협찬 매출액은 387억원으로 전년 249억원에 비해 138억원이나 늘었다. 같은 기간 JTBC 협찬 매출이 306억원에서 2015년 349억원으로 43억원 증가한 것에 비해 실적이 좋다. 특히 TV조선의 협찬 증가분은 방송광고 매출의 증가분(100억원)보다 많다. 협찬이 방송사업 전체 매출의 34%를 차지하는 게 지금 TV조선의 수익구조다.

TV조선의 Brand Identity

MBN도 마찬가지. 광고 매출액은 550억원에서 622억원으로 72억원 늘었는데 같은 기간 협찬은 219억원에서 295억원으로 76억원이나 늘었다. 채널A는 광고 매출액이 403억원에서 484억원으로 증가하는 동안 협찬 매출액이 269억원에서 313억원으로 44억원 늘었다. 이밖에도 채널A는 행사매출액으로 170억원으로 전년 114억원에 비해 크게 늘었다.

특히 방송사업매출액에서 협찬매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TV조선(34.0%), 채널A(27.6%), MBN(27.4%), JTBC(17.7%) 순이다. 이는 SBS(11.8%)와 CJ E&M(13.9%)와 비교할 때 두드러진다. JTBC가 상대적으로 예능과 드라마의 화제성, 뉴스에 대한 신뢰도 등으로 수익모델을 구축하고 있다면 나머지 종편들은 협찬에 대한 의존도를 키우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JTBC와 나머지 종편의 차이는 콘텐츠에 대한 투자에 있다. 지난해 87억원 흑자를 기록한 TV조선의 프로그램제작비에 799억원을 썼다. 전년대비 39억원 정도만 투자를 늘린 것이다. 지난해 29억원 이익을 내며 흑자로 전환한 채널A 또한 프로그램제작에는 80억원만 더 투자했을 뿐이다. MBN의 제작비는 839억원에서 917억원으로 78억원 정도 늘었다. 이는 JTBC가 2014년 871억원, 2015년 558억원 적자를 기록하면서도 각각 1676억원, 1883억원을 콘텐츠에 투자한 것과 비교된다. JTBC는 방송광고 매출, 프로그램 판매 등으로 적자폭을 줄이고 있다.

출범 5년차인 종편의 수익구조는 JTBC 식과 TV조선 식으로 극명하게 갈린다. JTBC가 시사와 오락프로그램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면, TV조선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정치토크쇼에 의존하고 있다. 고령 시청자의 충성도와 신문 광고주의 협찬이 만들어낸 수익모델이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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