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미디어발전 국민위원회’라는 이름으로 여야가 각각 10명씩 선임한 위원들이 언론법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미디어발전 국민위원회는 언론법안을 ‘사회적 논의기구에서 100일간 논의한 뒤 표결처리 한다’는 여야 ‘합의’에 따라 구성된 것이다. 하지만, 당시 여야의 ‘합의’는 언론악법 강행처리를 고집하는 한나라당과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압박에 야당이 ‘굴복’한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합의 내용도 문제다.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언론악법은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내용이다. 이런 법안을 단 ‘100일’만에 사회적으로 논의하겠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다. 시한을 정해 놓고 그 이후에는 ‘표결’로 처리하겠다는 발상도 문제다. 위원회를 구성해 논의를 진행하다 보면 새로운 문제가 제기되거나 면밀한 조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런데 시한을 정해 논의를 끝내고 표결처리를 하겠다는 것은 ‘논의’는 ‘요식행사’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더욱이 위원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조차 여야의 입장이 다르다. 이런 모양뿐인 ‘논의기구’에 반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번에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언론악법을 밀어붙이는 이유가 결국은 조중동에게 방송뉴스를 허가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재벌의 지상파 방송 진출 관련 조항은 포기해도 조중동에게 방송뉴스를 허가하기 위한 ‘신방겸영’ 조항은 끝까지 고집한 것이다. 그러나 거듭 지적하지만, ‘신문방송 겸영 확대’야 말로 여론다양성을 훼손하고 민주적인 여론형성을 가로막는다. 신문방송 겸영으로 부작용을 겪고 있는 외국의 구체적 사례도 이미 제기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들 역시 ‘여론다양성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과반을 넘었다.

더 근본적으로 조중동은 ‘언론’이 아니라 ‘사익 추구집단’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들 신문은 언론이 지켜야 할 보도의 ABC를 모두 무시하고, 오로지 수구기득권 세력의 사익을 지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 또 이들 신문은 자전거와 백화점(대형마트) 상품권을 뿌리는 탈법적 방법으로 신문시장의 질서를 유린하며 구독부수 1, 2, 3위를 지키고 있다. 이런 신문이 방송에 진출한다면 어떤 결과가 빚어질지 상상조차 두렵다.

그런데도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경제위기 상황에도 아랑곳 않고, 국민 다수의 반대마저 무릅쓰면서 이명박 정권 창출의 ‘1등공신’인 이들 신문에게 방송을 ‘전리품’으로 나눠주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어떠한 이유로도 ‘조중동 방송’은 안된다. 지상파는 물론이고, 종합편성PP나 보도전문PP 등 어떤 방송뉴스에도 진출해서는 안된다. 만약 ‘조중동 방송’이 허용된다면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는 파괴될 것이 명약관화하다.

우리 단체는 정부여당이 ‘조중동 방송’을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조중동의 보도행태를 보다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16일부터 주요 일간지 일일 브리핑을 시작했다. 미디어스 독자들의 관심을 부탁드린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70, 80년대 해직언론인과 진보적 출판인이 1984년 창립한 언론운동단체입니다. 대항매체가 전무하던 시절, 기관지 <말>을 통해 사회문제를 고발하고 진실을 알리는 데 앞장섰으며 6월 항쟁 이후 <한겨레신문> 창간을 이끌었습니다. 1991년 언론학교 개설을 시작으로 일반 시민들이 참여하는 시민운동 단체로 전환, 신문·방송 감시활동, 언론관련 법제 개선운동 및 수용자가 주도하는 언론운동의 새 지평을 열었습니다. 또 시민들에게 올바른 언론관을 심어주고, 시민저널리즘을 확산하기 위한 ‘언론학교’, ‘대학언론강좌’, ‘시민기자 양성을 위한 글쓰기강좌’, ‘사진강좌’ 등의 다양한 시민 미디어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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