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개원 이후 미방위가 첫 회의를 가지며 본격적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언론전문가’로 평가받는 정의당 추혜선 의원이 국회에서 15일 째 농성을 벌이고 있고 환노위에서 배제돼 미방위에 배정된 무소속 윤종오 의원이 상임위 활동을 보이콧하면서 빛이 바랬다. 상임위 배정을 책임지고 있는 교섭단체 소속 의원들은 이와 관련해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새누리당 소속 신상진 위원장을 비롯한 여러 의원들은 제각각 ‘미방위가 전문성을 갖췄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신상진, 이하 미방위)는 28일 오전 10시 전반기 간사로 새누리당 박대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을 선임하고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신상진 위원장(사진=연합뉴스)

이 자리에서 신상진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미방위는 전문적 영역일 뿐 아니라 신기술 변화속도가 대단히 빠르고 사회에 미치는 파급력도 큰 분야”라며 “한국사회는 세월호 참사나 메르스 등 불확실성 속에서 살고 있다. 인구 고령화와 구인구직난이라는 동시의 문제를 안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들은 갈수록 심각한 미세먼지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상진 위원장은 “본인은 과학기술과 ICT가 이 같은 당면한 위기를 슬기롭게 해결해줄 것이라 믿는다”며 “빅데이터는 사회 전반에서 활용될 뿐 아니라, 그를 바탕으로 일자리가 확대될 수 있다. 유전공학과 에너지 기술에서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 기술공학과 관련해서는 치열하고 냉혹한 경쟁의 시절이라는 걸 간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신상진 위원장은 “과학기술이나 방송통신기술 등 전문성 있는 분들과 미방위를 함께 할 수 있게 됐다”며 “과거 미방위는 방송 쟁점화로 인해 회의 운영이 차질을 빚기도 했다. 20대 국회에서도 규제체제 정비와 통신비 인하를 위한 제도개선 등 복잡한 이슈들이 다뤄질 것이다. ‘협치’가 강조되고 있는 만큼 여야 의원들 모두 동반자로서 협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신상진 위원장은 ‘해직언론인’과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MBC녹취록 사태’ 등 방송관련 현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국회에서 미방위 배정을 요청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는 정의당 추혜선 의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미방위 소속 교섭단체 의원들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은 태도를 보였다.

새누리당 박대출 간사는 “심부름꾼이라는 각오로 일하겠다”며 “미방위가 일하는 국회 그리고 미래를 논하는 국회, 품격있는 국회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간사는 “미방위가 많은 성과를 냈으면 좋겠다”며 “쟁점 없는 법안은 속도 있게 처리해야 한다. 쟁점 법안 또한 뒤로 미룰 게 아니라, 쟁점을 해소하기 위한 프로세스를 합의하는 게 중요하다. 미방위가 달라졌다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국민의당 김경진 간사 또한 “과학기술에 관심이 많다”며 “방송언론 상황에 대해 다양한 목소리가 있는데, 이를 녹여낼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제각기 원론적 입장만을 밝힌 셈이다.

한편, 무소속 윤종오 의원은 이날 오전 <민의·전문성 반영한 상임위 조정을 재요청하며>라는 논평을 통해 “첫 회의 불참에 진심으로 유감”이라면서 보이콧 의사를 밝혔다. 윤종오 의원은 “일하는 국회를 표방한 20대 국회는 노동자 국회의원을 미방위로 배정했다. 언론전문가는 외교통상위원회로 보냈다”며 “환노위 재배정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해왔지만 새누리당의 반대로 현재까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시 한 번 요청한다. 민의와 전문성이 반영되고, 국민에게 약속한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서 상임위 재배정을 재고해 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윤종오 의원의 불참과 관련해 신상진 위원장은 지금 자리 없는 의원 한 분이 계신다”며 “다음에 인사말을 들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만 언급한 뒤, 회의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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