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와 추신수가 같은 날 경기에서 홈런을 쳐냈다. 강정호가 10호 홈런을 쳐내기는 했지만 팀이 역전패를 당해 아쉬움이 컸다. 추신수는 8회 중요한 순간 팀 승리를 확신하게 하는 솔로 홈런을 쳐냈다. 팀 승패와 상관없이 여전히 날카로운 타격감을 가진 두 선수의 홈런은 반갑다.

강정호 2년 연속 두 자리 홈런, 추신수 결정적 한 방

강정호는 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하나인 제프 사마자를 상대로 통쾌한 홈런을 쳐냈다. 오늘 경기에서 자이언츠의 사마자는 초반 홈런을 계속 맞으며 불안한 출발을 했다. 피츠버그는 6월 기록이 좋지 않다. 최악의 한 달을 보내는 피츠버그로서는 승리가 중요했다.

어제 경기에서 샌프란시스코에 대패했던 피츠버그는 사마자라는 벽을 넘어야 했다. 그리고 1회 선두타자로 나선 자소의 초구 홈런으로 그 가능성을 보였다. 잘 던지는 투수기이기는 하지만 홈런을 많이 맞기도 하는 사마자를 초반부터 제압해 나간다는 사실은 중요하기 때문이다.

강정호는 첫 타석에서 유격수 땅볼로 아웃을 당하기는 했지만 팀은 2득점을 하며 확실하게 승기를 잡아갔다. 문제는 투수였다. 선발로 나선 릴리아노는 여전히 답답한 모습을 보일 뿐이었다.

피츠버그 강정호가 23일(한국시간) PNC 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전에서 시즌 10호 홈런을 터트린 뒤 홈에 들어오고 있다. [피츠버그 AFP/게티이미지=연합뉴스]

피츠버그 타선은 2회에도 터지며 사마자를 괴롭혔다. 2회 피츠버그 타선을 이끈 이는 플랑코였다. 초반 엄청난 파괴력으로 메이저의 주목을 받았던 플랑코가 최근 주춤했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 주자를 둘이나 두고 홈런을 쳐내며 사마자를 완전히 궁지로 몰아넣었다. 2회까지 피츠버그는 5점을 뽑으며 어제의 패배를 만회하는 듯했다.

3회에는 플라코에 이어 강정호가 사마자를 K.O시켜버렸다. 노볼 투 스트라이크 상황에서 강정호는 바깥쪽으로 빠지는 공을 완벽한 스윙으로 우중간 펜스를 넘기는 홈런을 만들어냈다. 확실하게 빼지 못하고 어중간하게 걸친 사마자의 공은 강정호의 힘을 이길 수는 없었다.

강정호의 이 홈런은 메이저 2년차인 그가 2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쳐낸 중요한 한 방이었다. 팀에게도 초반 6점까지 만들어줬다는 점에서 클린트 허들 감독의 역사적인 1,000승도 가능해 보였다. 문제는 이번에도 마운드였다. 6-1로 크게 앞선 피츠버그이지만 샌프란시스코의 집요한 공격에 4회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

충분하게 경기를 지배할 수도 있었던 피츠버그이지만, 선발인 릴리아노가 좀처럼 상대를 제압하는 투구를 하지 못했다. 불안한 투구를 하며 겨우 5이닝을 채운 릴리아노는 4실점을 하고 물러났다. 전날 경기에서 포수까지 마운드에 설 정도로 마운드 소진이 심했던 피츠버그로서는 선발 릴리아노의 투구가 아쉽기만 했다.

경기를 내준 것은 릴리아노에 이어 나온 휴즈의 몫이었다. 좀처럼 상대를 제압하지 못하고 1이닝 3실점을 하며 역전을 내주고 말았으니 말이다. 피츠버그는 초반 대량 득점을 하고도 다시 무너진 마운드로 인해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최악의 6월의 늪은 여전히 해적들을 붙잡고 있었다.

텍사스 추신수가 23일(한국시간) 신시내티전에서 8회 시즌 2호 솔로 홈런을 터트리고 더그아웃에서 팀 동료 엘비스 앤드루스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알링턴 AP=연합뉴스]

텍사스와 신시네티의 경기 역시 비슷했다. 초반 흐름은 에이스 콜 해멀스가 나온 텍사스의 몫이었다. 해멀스는 6이닝 동안 1실점을 하면서 신시네티 타선을 압도했다. 이 상황에서 텍사스 타자들 역시 4회에만 4득점을 하며 해멀스의 호투에 보답을 했다. 문제는 다시 불펜이었다.

8회 세 번째 투수로 나선 디크먼이 신시네티 타선을 막아내지 못하고 3실점을 하며 분위기를 내주고 말았다. 5-4까지 추격을 당한 상황에서 팀을 안전한 승리로 이끈 것은 추신수였다. 볼넷을 얻어내기는 했지만 안타가 없었던 추신수는 8회 첫 타자로 나선 싱그라니와 풀 카운트 접전을 벌이다 바깥쪽으로 빠지는 공을 밀어쳐 솔로 홈런을 만들어냈다.

좌완 싱그라니의 잘 던진 이 공을 추신수는 놓치지 않았고, 시즌 두 번째 홈런을 만들어냈다. 올 시즌 좌완 투수들에게만 홈런을 만들어낸 추신수는 그렇게 가장 중요한 순간 한 방을 쳐 냈다. 8회 초 3실점을 하며 한 점차까지 추격을 당한 상황에서 추신수의 이 홈런은 흐름을 다시 가져오게 했다는 점에서 중요했다.

강정호는 플랑코보다 절반이나 적은 타석수에도 같은 팀 내 최다인 10호 홈런을 쳐냈다. 강정호의 홈런 페이스는 무서울 정도로 빠르다는 점에서 코리안리거 한 시즌 최다 홈런을 깰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부상으로 인해 경기에 자주 출전하지 못했던 추신수는 결정적인 순간 왜 그가 그렇게 높은 연봉을 받는 선수인지를 증명해냈다.

이대호와 김현수 역시 안타를 치며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의 활약은 오늘도 뛰어났다. 박병호가 여전히 아쉬운 부진에 빠져 있기는 하지만 몰아치기에 능한 박병호는 독기를 품은 채 다시 메이저리그를 호령할 것이다. 코리안리거들의 홈런 레이스를 시즌 마지막까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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