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종합격투기 단체인 UFC가 매각된다는 보도가 나와 격투기 팬들의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격투 스포츠 전문 매체인 '플로컴뱃(www.flocombat.com)'에 따르면 UFC의 모회사인 주파社(이하 ’주파’)는 WME-IMG와 대련 완다, 크래프트 그룹, 그리고 라이엇 게임즈와 e스포츠 ‘리그 오브 레전드’ 리그의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텐센트 홀딩스 등 총 4개 그룹으로 구성된 컨소시움이 제시한 총액 42억 달러에 달하는 입찰가를 받아들였으며 매각 작업이 곧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매체는 아울러 ‘주파’가 이번 매각을 진행하면서 데이나 화이트 대표의 지분도 자연히 함께 팔렸지만 화이트 대표가 UFC의 수장이자 상징적인 인물인 점을 감안, UFC 매각 이후에도 그는 UFC에 남아 프로모션 관련 업무를 담당하게 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UFC를 사들이는 주체로 알려진 컨소시움에서 대부분의 자금은 중국 자본인 대련 완다 그룹과 텐센트 홀딩스라는 점. 하지만 북미 지역에서는 중국 자본이 아닌WME-IMG와 크래프트 그룹이 전면에 나서서 간판 역할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정리하면 이 컨소시움이 UFC를 사들이는 데 있어 ‘전주’는 중국 자본이고 나머지 비중국 자본인 WME-IMG와 크래프트 그룹은 ‘얼굴마담’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이와 같은 보도에 대해 UFC 측은 관련 내용을 강하게 부인하는 한편, 문제의 보도를 한 해당 언론사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UFC 헤비급 챔피언 미오치치.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UFC 측의 강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관련 보도에서 매수 희망 기업들의 이름과 매각 액수가 구체적으로 거론됐다는 점을 통해 유추해 보면 UFC 매각설은 아니 땐 굴뚝에서 피어 오른 연기로만 보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어쨌든 UFC의 매각 추진이 실체가 있는 이야기라고 전제했을 때 단연 주목되는 점은 역시 중국 자본의 움직임이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은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복싱을 금지하는 등 격투 스포츠에 대한 규제가 심했지만, 이후 점차 규제가 완화되면서 새로운 격투 스포츠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UFC 인수를 추진하는 컨소시엄의 4개 그룹 가운데 인수비용의 대부분을 지불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진 기업은 중국 자본인 대련 완다 그룹과 텐센트 홀딩스.

완다그룹은 중국의 부동산 투자회사로 현재 사업의 다각화 차원에서 스포츠 분야에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으며, 국제축구연맹(FIFA)의 공식 스폰서이기도 하다. 또한 지난해에는 세계적인 스포츠마케팅 회사 '인프론트(Infront Sport & Media)'를 12억 달러에 인수, 축구를 비롯한 주요 스포츠 이벤트의 중계권을 확보한 상태다.

텐센트 홀딩스 역시 게임을 중심으로 한 e스포츠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한편, 국내 격투기 단체인 로드FC와도 제휴하는 등 스포츠 분야의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 젊은층의 기호와 니즈를 반영한 투자일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격투 스포츠도 중국 젊은 층의 주요 관심사라는 사실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완다 그룹이나 탄센트 외에도 차이나 미디어 캐피탈 그룹이라는 중국 자본도 UFC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동현 © News1

이쯤 되면 UFC가 조만간 매각된다는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해도 일단 중국 자본이 UFC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만약 UFC의 운영 주체가 현재 운영사인 ‘주파’에서 중국 자본의 주도 하에 만들어진 특정 회사로 넘어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일단 UFC의 주 무대가 당장 미국에서 중국으로 넘어가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의 파이터들이 UFC 옥타곤에 소개될 것이고 더 큰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개최되는 UFC 대회도 비약적으로 늘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럴 경우 샤오미, CCTV 등 중국 굴지의 기업, 방송사들과 일찌감치 제휴를 맺고 중국 시장 선점에 나서 현지에서 대회 개최와 격투기 관련 방송을 제작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국내 격투기 브랜드인 로드FC에게는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 자본은 왜 UFC에 42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하려 하는 것일까?

당연히 돈이 된다는 계산이 나왔기 때문이다. 일단 13억이라는 인구를 이야기하는 것은 약간 식상하지만 엄연한 현실이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중국인들에게 무술과 격투는 생활에 가깝다. 소림사와 이소룡, 성룡, 이연걸과 같은 배우들과 소림사라는 중국 무술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를 떠올려 본다면 자연스럽게 이해될 수 있는 부분이다.

만약 중국인 선수가 UFC 챔피언벨트를 거머쥔다면 그 자체가 중국인들에게는 새로운 영웅의 탄생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중국 내에서 UFC의 인기는 단숨에 최정상급으로 치솟을 수 있고, 중국은 UFC의 최대 ‘달럭박스’ 역할을 할 수 있다.

UFC 입장에서 중국의 13억 인구는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무한대로 볼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엄청난 규모의 시장과 자본력을 앞세워 세계 스포츠 시장의 ‘큰손’으로 성장한 중국 자본이UFC 인수 등과 같은 격투 스포츠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로 단숨에 세계 격투 스포츠 시장의 맹주로 떠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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