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전국연합이 12일 성명을 통해 MBC에 대해 ‘광고금지권유운동’에 들어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성명에서 뉴라이트전국연합은 MBC를 “대기업 때문에 살아난 방송”이라 규정하며 “원래 70%가 대기업 소유였던 MBC, 대기업의 돈으로 기사회생한 MBC가 대기업을 비판하고 있으니 엄청 우스운 일”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때문에 MBC가 “대기업의 손에 방송사를 맡길 수 없다”는 입장은 모순이며 “MBC는 오히려 대기업에게 고마워해야 한다”라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 2월26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여의도 MBC본사에서 총파업 재개 출정식을 열고 있다. ⓒ송선영
덧붙여 “지금도 MBC 뉴스데스크 광고 한 번에 천만 원이 넘는 돈을 지불하는 곳이 대기업이다. 대기업 없으면 광고도 없고 방송도 불가능하다. 대기업이 방송하면 사회를 도탄에 빠뜨리는 사회악이라면 대기업 광고를 방송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들은 “계속 대기업을 사회악이라 주장할 것인지, 대기업이 방송참여하면 방송을 망치는 세력이라고 주장할 것인지 방침”을 3월말까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그렇지 않으면 ‘합법’적인 ‘광고금지권유운동’에 돌입하겠다는 성명이다.

그렇다면 뉴라이트전국연합의 성명을 통해 배은망덕이라 욕먹은 ‘MBC’, 이들의 논리에 의하면 불법(?)적인 조중동광고불매운동을 했던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이하 언소주)’, MBC와 같은 논리를 폈다는 언론단체, 명확하지 않지만 ‘언론사유화 저지 및 미디어공공성 확보를 위한 사회행동(이하 미디어행동)’. 이들은 뉴라이트전국연합의 성명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이 단체들과 전화연락 해봤다.

뉴라이트전국연합의 성명의 당사자이기도 한 MBC의 한 관계자는 “뉴라이트 전국연합의 논리는 광고주의 입맛에 맞는 기사를 쓰라는 것이다”라며 “이것이 언론의 역할이 아님은 국민들이 알고 있다”고 답했다. 때문에 대응할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3월까지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 ‘광고금지권유운동’에 돌입하겠다는 뉴라이트전국연합에 대해서도 “그렇다면 끝까지 가야죠”라고 답했다. “지난 조중동광고불매운동으로 네티즌들이 검찰에 잡혀가고 했었는데, 역지사지가 되는 것이 아니겠나”라는 것이다. 이어 그는 “물론 대응할 가치가 없기 때문에….”라고 덧붙였으며 뉴라이트전국연합이 이야기하는 “‘합법’적인 ‘광고금지권유운동’이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을 남겼다.

그 물음을 받아 지난여름 조중동광고불매운동으로 지난달 24명 전원에 대한 ‘유죄판결’을 받은 언소주에 전화해봤다. 언소주는 뉴라이트전국연합의 성명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이정기 전 언소주 사무처장은 “언소주의 활동이 활성화되기 이전부터 이미 뉴라이트전국연합에서는 MBC와 KBS의 사장실과 보도국 전화번호를 올려놓고 ‘항의전화합시다’라고 광고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4명에 대해 검찰에서 문제 삼았던 것은 광고주에 전화해서 욕설을 한다든지 반복적으로 전화해서 업무를 방해했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24명은 그런 행위를 한 사실이 없을 뿐더러 검찰에서는 이를 입증하지 못한 생태”라고 했다. 결국 검찰은 광고주들에게 전화해서 욕설을 하고, 반복적으로 전화해서 업무를 방해한 ‘행위자’들과 24명이 공모했기 때문에 유죄판결을 내렸다는 뜻이다.

▲ 2008년 6월 3일자 조선일보 하단 광고. 밑에 ‘항의합시다’라며 KBS와 MBC의 사장실·보도국 연락처가 적혀있다.
이에 이정기 전 사무처장은 “그렇다면 뉴라이트전국연합이 광고를 실었고, 성명을 발표해서 MBC에 광고하는 광고주들이 똑같은 업무방해를 받았다면 언소주와 같은 논리로 뉴라이트전국연합을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합법적인 광고불매운동을 한다는 것에 대해 “불법과 합법을 규정짓는 기준이 어딨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렇다면 이제 네티즌들은 뉴라이트전국연합을 도와 MBC에 광고하는 광고주들에게 전화해야 하나?

김정대 미디어행동 사무처장은 “초등학생만도 못한 논리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대기업이 사회적 악이라고 이야기한 적이 없다”며 “단지 대기업이 언론을 소유했을 때 나타나는 문제들에 대해서 비판한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김정대 사무처장은 뉴라이트전국연합의 “MBC의 전체구성원의 목소리를 일부 강성 노조가 대변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강성이란 규정의 의미를 모르겠다”면서 “국민들의 여론도 높고 MBC 노동자들 다수가 동의하는 사안에 대해서 노동조합이 대변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못 박았다.

한나라당은 언론관계법과 관련해서 대기업의 지상파 방송진출에 대해서는 포기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라이트전국연합은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의 첫 공식일정을 앞두고 한나라당과 번지수가 맞지 않는 광고를 냈다. 왜 지금 이 시점에 이런 성명을 냈을까?

지난달 뉴라이트전국연합는 연말 공동후원회 때 후원금을 내지 않은 대기업의 명단을 공개해 논란을 빚은 적이 있었다. 혹 이번 성명은 MBC 쪽이 아니라 대기업들을 겨냥한 건 아닐까? 대기업에 잘 보여 후원금을 받으려는 속내로….

아래는 뉴라이트전국연합의 성명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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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MBC, 대기업이 사회악이면 대기업 광고 받지마라
- 대기업이 살리고 대기업 광고로 방송하는 MBC, 대기업 욕하면 배은망덕 -

MBC는 하루 아침에 생겨난 회사가 아니다. 지난 50년간 영광과 오욕을 함께한 역사적, 정치적 산물이다. 1988년 MBC의 민영화 논의가 활발할 때 정수장학회 고위 인사는 장학사업만 보장해 준다면 MBC 주식을 매각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민주화 열기 속에 MBC쪽도 민영화만이 살 길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20년이 지난 지금 MBC의 태도는 정반대가 되었다.

대기업의 손에 방송사를 맡길 수 없다는 것이다. 천박한 상업주의가 공영성을 훼손시킨다는 주장도 한다. 광고주의 입김에 자유로울 수 없으면서도 광고를 상업주의라 부르지 않는 이중성을 보이고 있다. 일부 학자들이나 노조, 언론단체들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

MBC는 대기업때문에 살아난 방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69년 MBC 텔레비젼이 개국하고 나자 회사의 경영이 매우 어려워졌다. 은행차입과 외자에 의존하여 텔레비전 방송국을 세우고 나니까, 광고수입은 많지 않고 이자와 원금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시작했다. MBC는 경영합리화를 위해 주식의 70%를 대기업으로 하여금 강제 인수토록 하였다. 당시 이렇게 마련된 7억원으로 빚을 상환하여 MBC경영은 정상화의 궤도에 들어섰다. 대기업들이 떠안은 MBC주식은 배당도 받지 못하고 의결권도 없고 매각할 수도 없었다. 1980년 언론통폐합을 단행하면서 쌍용화재, 현대 등 대기업 11개가 갖고 있던 MBC 주식 70%를 정부가 KBS로 환수하였다.

원래 70%가 대기업 소유였던 MBC, 대기업의 돈으로 기사회생한 MBC가 대기업을 비판하고 있으니 엄청 우스운 일이다. MBC는 오히려 대기업에게 고마와해야 한다. 지금도 MBC 뉴스데스크 광고 한번에 천만원이 넘는 돈을 지불하는 곳이 대기업이다. 대기업 없으면 광고도 없고 방송도 불가능하다. 대기업이 방송하면 사회를 도탄에 빠뜨리는 사회악이라면 대기업 광고를 방송하지 말아야 한다.

장사가 안되면 대기업에게 손벌리고 주식 강매하고, 장사 잘되면 대기업반대야 말로 사회악이다. 요새 광고가 없어서 매우 어렵다고 하니 얼마안가서 MBC가 대기업들에게 광고달라고 손벌리는 모습을 볼수 있을 것도 같다. 하긴 1인당 연봉이 1억원이 넘는다고 하니 광고가 조금만 안 붙어도 엄청난 손실이 날것이다.

MBC여, 자신들의 급여가 어디서 나오는지 생각 좀 하고 떳떳하다면 대기업광고 받지마라. 아직도 대한민국 사회에 절대악이 존재하는 것처럼 방송하지 마라. MBC 시사, 보도 프로그램을 보다보면 적개심에 가득찬 눈으로 사회를 보는 것 같아 섬찟할 때가 있다는 국민들의 원성의 전화가 뉴라이트전국연합 사무실로 오고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뉴라이트전국연합은 MBC에 다음과 같이 고한다.

하나. 대기업이 방송하면 안되는 사회악이면, 대기업 광고 방송하지 마라. 계속 대기업을 사회악이라 주장할 것인지, 대기업이 방송참여하면 방송을 망치는 세력이라고 주장할 것인지 방침을 밝혀라. 3월말까지 방침을 밝히지 않는다면, 광고금지권유운동에 들어갈 것이다. 이것은 일방적인 광고불매운동과는 달리 적법한 법의 테두리에서 전개될 것이다.

하나. MBC의 현재 소유구조가 타당한지에 대해 MBC 전체사원 대상 여론조사하고 그 결과를 발표하라. MBC의 전체구성원의 목소리를 일부 강성 노조가 대변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또한 이왕 여론조사 하는 김에 KBS1,2,EBS,YTN을 정부가 소유하고 있는점에 대해서도 여론조사했으면 한다.

이상의 두가지 사항에 대해 3월말까지 답변을 하지않으면, 뉴라이트전국연합이 주도해서 범국민운동을 시작하고 여론조사도 할 것이다.

2009.3.12.
뉴라이트전국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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