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진흥재단(이사장 김병호)이 세계 26개국 시민들의 뉴스 소비 현황을 비교한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 보고서의 한국어판 보고서 요약본을 발간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한국의 뉴스 신뢰도가 최하위권인 23번째로 조사됐다는 것이다. 특히 35세 미만에서는 10%만이 ‘대부분의 뉴스를 거의 항상 신뢰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 뉴스 이용자들의 경성뉴스(정치/경제/국제) 관심도가 가장 낮은 수준인 반면 연성뉴스(생활/스포츠/연예) 관심도는 가장 높은 수준인 것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언론재단은 21일 ‘한국 뉴스 생태계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10가지 지표’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언론재단이 오는 30일 발간하는 <KPF(언론재단)-Reuters 디지털 뉴스 보고서 2016>의 주요 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언론재단은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의 한국 파트너로 참여했고,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는 한국 시민 2147명을 포함해 26개국 5만3330명을 표본으로 뉴스 이용 현황을 연구했고, 지난 15일 홈페이지(http://digitalnewsreport.org/)에 영문판 대표 보고서를 공개한 바 있다.

보고서 내용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한국의 뉴스 애독자, 열독자가 26개국 평균에 뒤쳐진다는 점이다.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는 하루 5회 이상 뉴스를 접한다고 응답한 사람들을 ‘뉴스 애독자’, 하루 1회 이하 뉴스 독자를 ‘일반 이용자’, 그 사이를 ‘단순 열독자’로 분류했는데 한국의 뉴스 애독자는 8%, 단순 열독자는 40%, 일반 이용자는 52%로 나타났다. 26개국 평균 뉴스 애독자는 18%, 열독자는 44%인데 한국은 평균보다 낮다. 애독자의 경우 체코(6%), 노르웨이(7%)와 비슷한 수준이다.

▲26개국 시민들의 경성뉴스 및 연성뉴스에 대한 관심도 조사 결과 (자료=한국언론진흥재단.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의 뉴스 이용자들은 지역, 국제, 정치 뉴스에 대한 관심도가 26개국 평균보다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제, 라이프스타일, 연예, 예술/문화 뉴스 관심도는 평균보다 높다. 언론재단은 “경성뉴스(국제/정치/경제/건강·교육)와 연성뉴스(라이프스타일/스포츠/연예/예술·문화)에 대한 관심을 국가별로 나누어 계산해 봤을 때, 한국은 일본과 더불어 경성뉴스에 대한 관심도가 가장 낮고, 연성뉴스에 대한 관심도가 가장 높은 나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애독자의 열독자의 비율, 경성뉴스에 대한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는 뉴스 공급 측면은 물론 포털사이트의 편집 방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지만 뉴스에 대한 신뢰도가 영향을 준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한국의 뉴스 신뢰도는 5점 만점에 2.89점으로 26개국 중 23번째로 조사됐다. 특히 35세 미만에서는 단 10%만이 “대부분의 뉴스를 거의 항상 신뢰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월호 참사, 메르스 사태에서 언론이 보인 속도경쟁과 오보 양산, 그리고 언론의 무비판적인 받아쓰기 행태 등이 부정적인 평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26개국 뉴스 신뢰도 조사 결과를 35세를 기준으로 구분해 비교한 자료 (자료=한국언론진흥재단.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이밖에도 디지털 플랫폼에서 주로 뉴스를 소비하는 시민들은 28%로 전통 플랫폼(23%)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일주일 동안 온라인을 통해 뉴스를 이용했다는 응답자는 86%로 26개국 중 9번째로 높았고, TV를 통한 뉴스 이용 비율은 71%로 18번째이며, 인쇄매체를 통한 뉴스 이용은 28%로 26개국 중 23번째로 조사됐다. 온라인뉴스 소비에서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48%로 26개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포털사이트의 여론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조사 결과도 있다. 뉴스 소비의 출발점으로 포털을 꼽은 응답자는 60%로 터키(67%)와 폴란드(62%)에 이어 세 번째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언론사 홈페이지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뉴스 출발점으로 꼽은 응답자는 13%에 불과했다. 일본(12%)과 함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언론재단은 “대조적으로, 노르웨이(63%), 핀란드(62%), 덴마크(55%) 등은 언론사 홈페이지 및 모바일 앱을 경유해 뉴스 이용을 시작하는 비율이 높았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를 출발점으로 꼽은 응답자도 18%로 일본(14%)와 함께 가장 낮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온라인뉴스의 브랜드 인지도 또한 상대적으로 낮게 조사됐다. 포털에서 뉴스를 이용할 때 해당 뉴스미디어의 브랜드를 항상 또는 거의 항상 인지한다는 응답 비율은 24%로 가장 낮았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뉴스 이용의 경우에도 브랜드 인지도 인지 비율은 23%로 가장 낮았다. 일 년 동안 뉴스를 유료로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 또한 6%로 26개국 중 최하위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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