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래원과 박신혜가 먼저 웃었다. 20일 펼쳐진 ‘의학대첩’의 승리는 SBS <닥터스> 차지였다. 같은 날 나란히 첫 선을 보인 KBS 2TV <뷰티풀 마인드>와 SBS <닥터스>는 의학드라마라는 공통점과 장혁-박소담 VS 김래원-박신혜의 대결 구도로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장혁-박소담 주연의 <뷰티풀 마인드>는 4.1%(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시청률에 그치며 체면을 구겼다. 반면, 김래원-박신혜 주연의 <닥터스>는 12.9%(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의학대첩’에서 압승을 거둔 것도 모자라 MBC <몬스터(9.7%)>마저 따돌리며 단 1회 만에 월화드라마의 강자로 우뚝 선 것이다.

‘불량 3종 세트’ 박신혜, 시청자 눈길을 붙잡다

SBS 새 월화드라마 <닥터스>

적어도 1회 방송만을 놓고 보면, <닥터스> 흥행의 1등 공신은 누가 뭐래도 박신혜라 할 수 있다. 기존 보여줬던 올바르고 착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불량스럽고 까칠한 캐릭터를 선보이며 시청자의 눈길을 붙잡았기 때문이다.

오프닝에서부터 조폭과 ‘맞짱’을 뜨는 등 범상치 않은 캐릭터로 등장한 박신혜는 드라마의 시점이 과거로 넘어가면서부터 본격적인 매력(?)을 발산했다. 긴 머리를 늘어뜨리고 교복을 입은 박신혜는 여전히 예뻤지만, <상속자들>과 <피노키오>에서 보여준 ‘모범생’은 온데간데없었다. 그 자리를 대신한 건 ‘껌 좀 씹었을 것 같은’ 센 언니였다.

선생님에게 반항하는 건 기본이고, 사고를 일으켜 전학 다니는 게 일상이 되어버린 소녀. 거짓말, 폭력, 절도 등 불량 3종 세트를 몰아친 박신혜의 변신은 <닥터스>가 준비한 ‘비밀병기’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SBS 새 월화드라마 <닥터스>

이날 <뷰티풀 마인드>가 시작부터 병원을 배경으로 의학드라마라는 장르적 특성에 집중한 반면, <닥터스>는 김래원과 박신혜의 과거에 더 초점을 맞추며 이야기를 풀어갔다. 이는 향후 그려지게 될 김래원-박신혜 두 사람의 로맨스를 더욱 극적으로 풀어가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해석할 수 있다. 왜냐하면, 사제지간으로 만났던 김래원과 박신혜가 10여년의 시간이 흐른 뒤 병원에서 의사 선후배로 조우해 사랑을 키우게 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결국 <뷰티풀 마인드>가 정통 의학드라마에 가깝다면, <닥터스>는 로맨스 드라마의 설정을 더 많이 버무린 혼합 장르라고 볼 수 있다.

김래원의 안정된 연기가 뒷받침되는 상황에서 박신혜가 마음껏 뛰어 놀았던 1회. 긴장감 넘치는 의학드라마를 기대한 시청자에겐 다소 실망감을 안겨줬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김래원과 박신혜의 멜로 연기는 충분히 합격점을 줄 만하다. 주고받는 대사를 비롯해 연기의 합, 그리고 눈빛과 감정 표현까지, 시청자를 설레게 만들기 충분했다.

SBS 새 월화드라마 <닥터스>

다만, 뻔한 삼각-사각 관계를 그려내며 답답함을 안겨주거나 의학이라는 소재를 포기한 채 단지 ‘병원에서 연애하는 이야기’로 흘러가버리는 것은 <닥터스>가 경계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싶다. 어쨌든 비슷한 장르의 <뷰티풀 마인드>가 동시간대에 버티고 있는 만큼, 시청자 이탈을 막기 위해선 의학과 멜로 사이에서 적당한 균형을 유지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

더불어 1회에서 보여준 ‘불량신혜’의 반전매력이 앞으로도 계속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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