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의 독립’을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신영철 대법관 이메일 논란에 대한 <조선일보> 보도 태도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일 조선일보는 사설 ‘사법부 비판을 넘어선 조직적 사법부 공격’에서 신 대법관의 이메일 논란에 대해 “일부 판사들이 좌파 신문과 TV에 이 이메일을 제공해 폭로, 알려지게 됐다”며 “자기 성향이 맞지 않는다고 법원 내부의 일을 외부에 조직적으로 폭로하거나 일부 언론과 편을 짜 법원 내부 인사에 대해 인민재판식으로 집단 몰매를 가하는 것은 건전한 사법부 비판을 벗어난 사법부를 향한 파괴공작과 다를 바가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진보성향의 시민단체 연합인 민생민주국민회의는 11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조선일보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선일보는 신 대법관의 재판 개입을 ‘정당한 업무’인양 옹호하고 도리어 판사들의 ‘이메일 공개’가 잘못됐다면서 왜곡된 프레임을 만들었다. 또 사법부 독립성 훼손에 대한 비판과 우려는커녕 ‘어떻게 이메일 내용이 공개됐나’에 초점을 맞추면서, 심지어는 ‘현직판사’라는 익명의 입을 빌려 ‘좌파 판사’라고 색칠하기도 했다”며 “조선일보는 사법부의 독립성을 흔드는 추악한 색깔공세를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 민생민주국민회의가 11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조선일보 앞에서 ‘신영철 보도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곽상아
이들은 광우병 대책회의 안진걸 조직팀장에게 보석결정을 내린 박재영 전 판사를 향해 ‘거추장스러운 법복을 벗고 이제라도 시위대에 합류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한 사설(2008년 8월 14일)을 거론하며 “조선일보는 그저 독립성 훼손을 두둔하고 축소하는 비뚤어진 언론수준이 아니라 사법부를 권력의 시녀로 만들려고 앞장서는 수구정치집단이자 사법부를 흔드는 세력들에게 궤변의 논리를 제공해주는 ‘악의 축’이라 비난받아도 할말이 없을 것”이라며 “조선일보가 사법부를 권력과 수구기득권 세력의 지배도구로 삼으려는 작태를 중단하지 않는다면 국민의 응징을 피할 수 없을 것”고 주장했다.

민언련 박석운 공동대표는 “조선일보를 비롯한 족벌신문은 과거 민주화운동에 대해서도 색깔론으로 공격하더니 이제는 사법부 독립을 외치는 국민의 목소리마저 왜곡하고 있다”며 “이는 반민주적, 반헌법적 작태”라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이수호 최고위원은 “대한민국의 헌법은 삼권분립을 분명히 적시해, 대통령의 독주를 막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신 대법관은 법관들의 독자적 판단과 양심의 소리를 완전히 짓밟았다. 이들을 항상 옹호하고 여론을 조작하려는 언론의 대열에 조선일보가 앞장서고 있다”며 “조선일보가 있기 때문에 대법관의 촛불재판 개입이 가능했다. 범죄집단인 조선일보를 몰아내는 데 민주노동당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중동 광고불매운동으로 회원 24명이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언론소비자주권캠페인(언소주) 김성균 대표는 “신영철 대법관은 판사들을 조종해서 촛불시민들을 유죄판결하도록 유도했다. 그런데 친일파 매국집단이자 범죄집단인 조선일보는 색깔론으로 논점을 흐리며 자신들이 아직도 영원한 권력을 갖고 있는양 횡포를 자행하고 있다”며 “더 이상의 왜곡보도로 시민들을 바보로 만들지 말라. 국민들이 심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기자회견 직후, 참석자들이 조선일보 사옥을 향해 고함을 지르고 있는 모습. ⓒ곽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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