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이, 우리나라에 대해 노골적으로 부정적인 기사들을 쏟아낸다며, 이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홍보하겠다는 정부님! 감히 제안 드립니다. 진부한 반박보도만 요청하거나 외신 기자들과의 간담회 몇번 하는 걸로는 왠지 약해 보여서요.

▲ 3월 9일자 머니투데이 3면 기사.
왜 그거, 아주 좋은 거 있지 않습니까? PRESS FRIENDLY! 대외신 홍보에도, 바로 이 ‘프레스 프렌들리’를 적극 추진하는 방안은 어떨까요? Financial Times, Economist, Wall Street Journal 등의 해외 본사에, 아니면 서울에 상주하는 지국장한테라도 ‘사랑의’ 전화 한 통 종종 넣어주시면 좋을 것 같은데요. 자칫 ‘압력’으로 비쳐질 수 있다구요? 그럴 리 있습니까? 좋은 게 좋은 거죠.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게다가, 영어를 매우 좋아하고 즐겨들 쓰시니 외신 중에서도 서방 언론과의 ‘소통’에 별 무리 없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힘있는 영국, 미국 등의 신문사들이라 전화 통화가 역부족이라면 방법은 또 있지요. 정부부처 출입처에 얼씬도 못하게 하는 겁니다. 조중동이라는 천군만마가 버티고 있으니 기자실 간사만 잘 회유하면 문제없을 겁니다. 음, 외신 기자들이 원래 기자실에 잘 들르지 않아 ‘출입정지’ 시켜봐야 효용성이 낮을 수도 있겠네요.

그렇다면 그 언론사들을 좌익으로 분류하고 대내외에 공표해서 글로벌기업들이 광고 주는 걸 꺼리게 만드세요. 경기도 안 좋은데 기업들도 내심 좋아하겠지요? (한국)정부에 비판적이면 ‘좌빨’로 몰릴 수 있다는 것! 그네들도 깨닫게 해 주세요. 눈이 반짝반짝 놀랄 때까지.

아차, 잊을 뻔 했네요. 브리핑이나 기자회견 하실 때 한 달에 한두 번쯤은 영어로 해주십사 꼭 부탁드립니다. 외신 기자들 감동받을 것이고, 국내 언론사 기자들과 뉴스 시청하는 국민들 영어 실력 늘 뿐이고. 일타쌍피 아닌가요? 썩 맘에 안 드신다구요? 음, 그렇다고 런던이나 뉴욕에 사는 사장들 갈아치울 수는 없는 노릇이고….

모쪼록 소기의 목적 달성하셨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만….

어쩌죠? 외신은 정부님 최대 희망사항 중 하나인 한미FTA에 대해선 조중동 못지않은 우군인걸요. 잘 아시잖아요? 바라고 바라던 국회 비준동의 얻을 때까지, 협상 테이블에서 한국이 미국한테 당한 ‘굴욕’ 분야들은 계속 함구해 줄 것이 자명하기에, 따지고 보면 이번 ‘경제위기’ 보도만으로 그다지 상심할 일은 아닌 듯 싶습니다.

머지않아 이들 우군이, 쇠고기만으로 모자라 조만간 ‘자동차’ 부문 협상이 어쨌다느니 하면서 조금 설쳐대도 넓은 아량으로 다 받아주실 것을 잘 압니다. 절대 그럴 리 없다는 자동차 재협상 설령 하게 되더라도, 정부님은 역으로 우리가 내어 준 분야들 되찾으려 재협상 요구하지 마십시오. 서방 언론사들 또 까댑니다. 잘 보여야죠. 프레스 프렌들리!

제 생각이 유치하다구요? 고매한 사법부도 되는데 외신이라고 안 될 건 없잖아요? 프레스 프렌들리! 미디어법 개정! 언론장악! 이제 외신까지 섭렵하면 전대미문의, 세계사에 길이 남을 정부가 됩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