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방송정상화’를 책임질 상임위인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 위원장직을 맡게 된 것과 관련해 언론노조 김환균 위원장은 “청와대가 2017년 대선까지 지금의 언론환경을 유지하면서 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 김환균 위원장은 9일 오전 미디어 담당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20대 국회 원구성과 관련해 “언론개혁 과제를 이 정부는 끝까지 호락호락 내주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총평했다. 20대 국회 개원과 함께 해직언론인 문제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MBC 백종문 미래전략본부장이 등장한 MBC녹취록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에 박차를 가해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사진은 언론노조가 <국감 10대 과제>를 발표했던 때의 모습(사진=언론노조)

김환균 위원장은 “미방위는 인기 없는 상임위인데 여당이 죽어도 그걸 내놓지 않겠다고 한 것으로 보인다. '어디'로부터 오더를 받은 게 아닐까 싶을 정도”라며 “2017년 대선까지 언론을 지금 상황으로 끌고 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누리당이 미방위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건 사실 일찌감치 감지가 됐던 사항”이라면서 “원 구성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법사위원장을 내놓을 테니, 미방위를 달라’고 이야기를 했던 것으로 안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 논의할 가치조차 없다는 반응이었다”고 밝혔다.

김환균 위원장은 “(방송정상화가) 쉬운 일이라면 2013년 국회 공정방송특별위원회가 설치됐을 때 모든 논의가 끝났을 것”이라면서,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도 공영방송을 이대로 내버려둔다면 내년 대선을 치를 때 편향언론들과 싸워야 한다는 것을 충분히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언론노조 김동원 정책국장은 “미방위를 바라보는 여야의 입장이 다른 것 같다”며 “야당은 공정방송 지배구조개선을 이야기하지만 새누리당의 경우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과 같은 통신시장에 대한 규제완화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통합방송법 이야기를 하지만 지상파 방송사에 대한 특별 규정이 한 번도 논의된 일이 없다. 유료방송을 위한 규제완화 논의를 공영방송 지배구조개선과 마찬가지로 이슈로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론노조는 오는 24일 7시 30분 광화문광장에서 <공정언론 바로세우기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박혜진 아나운서와 노종면 앵커(YTN 전 지부장, 해직기자)의 사회로 진행되는 콘서트는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 시사인 주진우 기자가 출연해 3당 정치인들과 20대 국회에서 언론을 바로 세울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한다. 이외에 전인권 밴드, 크라잉넛, 옥상달빛 등도 출연한다. 또한 이명박 정부 등에서 해직된 언론인들 역시 함께 자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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