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한겨레지부(지부장 최성진, 이하 한겨레지부)의 설문조사 결과, 5년차 이하 젊은 기자들의 91.1%가 현재 한겨레가 위기라고 답했다. 전체 조합원 대상으로 넓혀도 84.9%가 한겨레가 위기라는 데 동의했다. 연차가 낮고, 근무연한이 짧을수록 위기의식을 느끼는 정도가 높아졌다.

한겨레지부는 지난 3일 노동조합 소식지 <한소리> 100호를 통해 조합원 대상 설문조사 내용과 결과를 밝혔다. 진보언론실천위원회 16명이 △위기 진단 및 원인 △노동 조건 및 복지 △조직 문화 △노조(우리사주 조합 포함) 현안 등 총 19개 질문을 제작했고, 조합원 505명(5월 18일 기준) 가운데 318명이 참여(63%)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알씨케이에 의뢰한 이번 설문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가인 한귀영 조합원의 감수를 거친 후 공개됐다.

‘한겨레가 위기라고 판단하고 계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84.%가 ‘그렇다’고 답했다. 보통은 10.7%, 그렇지 않다는 4.4%에 그쳤다. 위기라고 판단한 이유로는 미디어 산업 급변과 당면한 경영전략의 부재(54.1%)가 절반을 넘었다. 신문산업의 전반적인 침체(19.8%), 진보진영 내에서의 한겨레 위상의 약화(10.1%), 직선 경영진 등 지배구조의 문제(8.2%)가 그 뒤를 이었다.

1% 이하 응답률을 보인 답변 중에는 ‘무책임(남탓 문화)’, 해이해진 조직분위기, 한겨레다운 문화 부재, 편집국에서의 올드한 이미지, 콘텐츠 질 저하, 진보진영 대변자로서의 역할 부실, 지배구조 문제 등이 있었다. 리더십에 대한 평가도 부정적이라는 응답이 61.6%으로 과반을 차지했고 보통은 26.6%, 긍정적이라는 응답은 11.8%에 불과했다.

한겨레지부는 “(한겨레가 위기라는 데) 매우 그렇다가 35.8%인 반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1% 채 되지 않았다(0.9%)”며 “위기의식은 연차가 낮을수록(30대 이하 89.8%), 근무연한이 짧을수록(5년 이하 91%) 심화된다. 입사한 지 5년이 되지 않은 구성원(응답자 45명) 가운데 위기가 아니라고 답한 사람은 한사람도 없다. 이는 위기라는 진단이 64.8%에 머물고, 위기가 아니라는 판단도 11.1%가 나온 50대 이상의 답변과 비교된다”고 분석했다.

(그래프=전국언론노동조합 한겨레지부 소식지 한소리 100호)

설문조사 결과에서 나타났듯 5년차 이하 기자들이 느끼는 위기감이 특히 컸다. ‘회사는 나의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데 만족한다고 답한 비율은 20.0%에 그쳤다. 불만족한다는 응답이 53.3%이었고 보통이라는 응답은 26.7%였다. 이직이나 퇴직을 생각한다는 데 그렇다고 답한 비율이 46.7%로 절반에 육박했고 그 뒤를 보통(31.1%), 그렇지 않다(22.2%)가 이었다.

5년차 이하 기자들은 노동조건 및 복지-급여에 대해 51.1%가 불만족한다고 답했다. 복지에 대해서는 보통 37.8%로 가장 높았지만 불만족도 35.6%로 비슷했다. 만족한다는 응답은 26.7%였다. 노동강도 및 분량에 대해서는 불만족 37.8%, 보통 37.8%, 만족 24.4%가 나왔고, 노동강도와 비교했을 때의 처우수준에 불만족한다는 응답은 53.3%였다.

전체조합원으로 대상을 넓히면 노동환경이 보통이라는 응답이 44.4%로 불만족한다는 응답(16.9%)고 만족한다는 응답(18.6%)을 합친 것보다 높았다. 복지에 대해서는 보통이라는 응답(38.2%)이 가장 높았고, 고용 안정성에는 67.6%가 만족했으며 전반적인 처우수준 및 노동강도 및 분량에 대해 각각 45.4%가 보통이라고 바라봤다.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인 답변만을 명시했다)

한겨레지부 조합원들이 현재 가장 필요하다고 보는 복지는 급여인상(50.3%)이었다. 주택자금 융자(13.7%), 생활자금 융자(11.8%), 비정규직 생활임금 지급(4.9%), 전문적 직무교육(2.9%), 의료 지원(2.6%), 보육시설 마련(2.6%), 인력증원(2.3%), 심리상담 증원(2.3%), 기타(6.6%)가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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