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본그룹 계열의 민영뉴스통신사인 포커스뉴스(대표이사 한대희)가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강행하고 있다. 포커스뉴스는 지난 4월 일부 직원들을 대기발령한 것을 시작으로 5월 평기자 포함 십여명의 기자들에게 개별 접촉해 사직을 권고해왔다. 이 과정에서 권고사직을 거부하는 움직임이 있었고, 이 때문에 한대희 대표는 “더 이상 권고사직 등 구조조정은 없다”고 한 발 물러섰다. 하지만 포커스뉴스는 지난 1일 기자회에 정리해고를 공식화하며 대상자 선정에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다. 내부에는 노동조합 설립 움직임이 있다.

복수의 포커스뉴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1일 기자회의 면담 자리에서 정리해고를 추진할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포커스뉴스 인사부장과 대주주인 솔본그룹의 법무팀장 등은 해고 대상 선정 기준으로 △근무태도가 좋지 못한 자 △동료 및 데스크와 분란을 일으킨 적이 있는 자 △현재까지 이렇다 할 업무실적이 없는 자, 앞으로 조직개편이 됐을 때 대체 업무를 부여하기 어려운 자 등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커스뉴스는 편집국 데스크와 인사팀의 인사평가를 바탕으로 해고대상자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포커스뉴스가 정리해고를 공식화한 이유는 권고사직 대상자를 내보내고, 추가적인 구조조정을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포커스뉴스는 직원들을 대기발령하고 십여명에게 사직을 권고한 바 있다. 평기자부터 부국장까지 18명이 권고사직 대상자가 됐고 이중 13명은 실제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커스뉴스는 2개월치의 월급을 위로금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고사직에 응하지 않은 직원들은 사내 다른 부서로 전보조치됐거나 자택대기발령 중이다.

구조조정의 배경에는 대주주인 솔본그룹의 요구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애초 솔본은 뉴스통신사를 추진하면서 수십억원의 투자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포커스뉴스는 지난해 초부터 경쟁사 등으로부터 경력기자들을 영입하고 최근까지 공채2기까지 채용했다. 그러나 솔본그룹은 사업 초기 적자가 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대표이사를 교체한 것은 물론, 권고사직과 정리해고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 탓에 포커스뉴스 내부에서는 노동조합을 만들자는 움직임마저 감지된다. △근로계약 조건이 정규직, 계약직, 시용기자 등으로 제각각이고 △특히 공채 1기와 2기가 계약직이며 △과거 무료신문 포커스와 경제지 경제투데이 출신 인사가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등 내부사정이 복잡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노조 결성 움직임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모두 참여하는 노동조합을 결성해 합법적인 노사관계를 만들고 회사와 고용 관련 문제를 협의해야 한다는 포커스뉴스의 내부 분위기를 드러낸다.

노조결성을 추진 중인 한 포커스뉴스 관계자는 7일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이메일을 보내 노조 가입을 독려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사측은 법적인 지위가 없는 기자회를 노사협상 대상으로 규정짓고, 해고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며 “법적 지위가 있는 노측의 단체가 합법적으로 구성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회사 출범 이후 단 한번도 노사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이 같은 합법적인 행위마저 무시하고 있다. 현재 우리 포커스뉴스 사원들은 노동자를 대표하며 법적 지위를 갖는 단체가 필요하며 이에 노동조합을 합법적으로 조직하려 한다”고 밝혔다.

포커스뉴스는 솔본그룹 계열이다. 솔본그룹은 한국과 미국에서 벤처투자회사를 갖고 있고, 인피니트헬스케어라는 계열사를 통해 의료영상저장전송 시스템과 IT솔루션 사업을 하고 있다. ‘소피아 청담’이라는 골프연습장도 운영 중이다. 솔본그룹은 무료신문 포커스와 경제신문 경제투데이를 발행해왔다. 포커스뉴스 발행인인 이혜숙씨는 솔본의 총괄 부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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