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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모차르트!’ 붙박이 배우 민영기, “조연을 하면서 연기에 살이 많이 붙었다”[블로그와] 박정환의 유레카
박정환 | 승인 2016.06.02 15:02

<모차르트!>에서 악역을 꼽으라고 한다면 대번에 콜로레도 대주교를 손꼽을 수 있을 것이다. 잘츠부르크의 영주인 콜로레도 대주교는 지배욕이 강해서 모차르트를 쥐락펴락하고 자신의 뜻대로 구워삶길 바라는 인물이면서 동시에 질투의 화신이다. 콜로레도 대주교가 모차르트를 괴롭히는 가장 큰 요인은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질투하기 때문인 것도 있다.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말 한 마디로 모차르트를 죽일 수도 있지만 콜로레도 대주교는 윗사람에게 굴복당하지 않는 모차르트를 위에서 지켜본다. “천재는 가르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라는 콜로레도 대주교의 가사는, 그가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인정하는 방증. 그러면서도 콜로레도 대주교는 모차르트를 시기하고 질투해서 괴롭히고 닦달하는 것이다. <모차르트!>에서 콜로레도 대주교를 연기하는 민영기를 만났다.

뮤지컬 <모차르트!> 콜로레도 대주교 역 민영기 ⒸEA&C

참고로 그는 <모차르트!> 초연부터 지금까지 매 시즌 참여한 <모차르트!> 붙박이 배우이면서도 이 작품이 쉬운 작품만은 아니라고 손사래를 친다. 왜냐고? 정형화된 라이선스 작품이 아니라 이 작품은 시즌마다 가사와 대사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민영기 씨 뮤지컬 인생에서 <모차르트!>는 어떤 작품인가.

“맨 처음 한국에 소개될 때엔 모차르트 역으로 오디션을 봤다. 당시 타이틀 롤을 많이 하던 때였다. 타이틀 롤만 맡다가 뮤지컬에서 조연을 한 게 <모차르트!>였다. <모차르트!> 초연 당시 뮤지컬계에 큰 반향을 일으킨 작품이라 각별한 작품이다.”

-주연만 하다가 조연을 맡은 작품이라 아쉬웠을 텐데?

“아쉽기도 했지만 고맙다. 배우가 죽을 때까지 주인공만 하면 좋겠지만 <모차르트!>를 통해 조연을 하면서 연기적인 살이 많이 붙을 수 있었다. 주인공만 하다가 누군가를 도와주는 역할, 시기하는 역할을 해보지 않았는데 조연을 해보니 주인공만 할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연출가가 바뀌었단 점에서 이전 시즌의 <모차르트!>와는 어떻게 달라졌는가.

“인물과의 관계, 이를테면 모차르트와 콜로레도와의 관계, 모차르트와 아버지 레오폴트와의 관계가 음악에 묻혀 표현되지 못한 요소를 드러내는 것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일본인 연출가가 마하일 쿤체와 긴밀하게 소통한 끝에 일부 각색을 허락받았다. 이전 시즌보다 관객이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졌다.”

-대학교에서 성악을 전공해서 오페라 가수를 꿈꾼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뮤지컬계에 입문했나.

뮤지컬 <모차르트!> 콜로레도 대주교 역 민영기 ⒸEA&C

“당시 예술의전당에서 오페라 데뷔를 했다. 유럽이나 미주에서 유학을 마쳐야 한국 무대에 오를 자리가 생겼다. 대학 4학년 때 친구들과 이탈리아 유학을 가려고 유학 갈 학교와 하숙집을 알아보는데, 생각보다 금전적인 부담이 상당했다. 집안이 100% 유학비용을 감당하기도 벅차서 한국에서 결혼식 축가 등 아르바이트로 유학비용을 모으기 시작했다.

아르바이트 가운데 한 달 정도 뮤지컬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다. 요즘에야 뮤지컬 넘버를 미리 녹음해서 녹음된 노래가 연주와 함께 나오는데, 1999년 당시에는 성악을 전공한 아르바이트생이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배우의 입을 맞춰 같이 노래하면서 뮤지컬 넘버 서포트를 하던 때였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성악과는 또 다른 재미를 느꼈다.

오페라는 열광적인 박수를 치기보다는 성악가를 인정해주는 박수를 친다고나 할까. 그런데 뮤지컬은 즉각 반응이 오더라. 무대에서 어떤 제스처나 액션을 가지면 왁자지껄 하는 등으로. 어릴 때부터 무대에서 박수 받으며 노래하는 게 꿈이었는데, 뮤지컬이 어릴 적 꿈과 들어맞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교 은사를 찾아가 뮤지컬을 하는 것에 대해 상의했더니 교수님은 ‘이탈리아로 유학 오는 음대생이 전 세계에서 800여명 되는데, 그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야 오페라 무대에 오를 수 있다’고 조언해 주시더라. 뮤지컬계에서 자리를 잡고 나니 교수님이 굉장히 뿌듯해 하셨다.”

 

늘 이성과 감성의 공존을 꿈꾸고자 혹은 디오니시즘을 바라며 우뇌의 쿠데타를 꿈꾸지만 항상 좌뇌에 진압당하는 아폴로니즘의 역설을 겪는 비평가. http://blog.daum.net/js7keien

박정환  js7keie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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