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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기업’에 대한 현대차 태도, 잘못돼”[현장] UN 실무그룹, 국내 기업들의 무책임 행태에 문제제기
권순택 기자 | 승인 2016.06.01 16:20

“현대자동차 측은 유성기업 사태와 관련해서는 자신들이 관여할 바가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우리는 ‘유엔의 기본원칙은 다르다’고 이야기를 했다. 원청은 공급망에 있어서 영향 미치는 데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현대자동차 측이 보여준 반응은 국제기본노동규정에도 어긋나는 분이라 우려된다. 이 부분은 예비 보고서 뿐 아니라 본 보고서에서도 한 사례로 포함이 될 것”_UN 기업과 인권 실무 그룹

UN 기업과 인권에 관한 실무그룹이 1일 출국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이 기업과 인권에서 관한 구체적 리더십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유엔인권이사회는 2011년부터 기업과 인권 이행지침의 효과적인 전파와 포괄적 이행의무를 지닌 5명의 독립 전문가들로 구성된 기업과 인권에 관한 실무그룹을 수립해 활동해오고 있다. 실무그룹은 지난 23일부터 오늘(1일)까지 처음으로 방한해 국내 기업의 인권 상황을 점검해왔다. 

단테 페스케(Mr. Dante Pesce) 위원장은 “UN은 <기업활동과 인권 이행지침(UN Guiding Principles on Business and Human Rights)>이 공공기관 뿐 아니라 민간기업에서도 확정돼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미션을 가지고 있다”며 “한국정부가 우리를 초청한 이유는 해당 지침이 어느 정도 반영되고 있는지 현주소를 파악해달라는 이유였다. 정부와 최종 조율을 하느라 조금 늦어졌다”고 밝혔다. 

“인권, 기업의 책임은 영향을 미치는 곳까지 져야 한다는 게 기본 원칙”

단테 페스케 위원장은 “한국 기업활동가 인권의 미래를 위한 비전을 공유드린다”며 “한국이 기업과 인권에서 리더십을 보여주긴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내 기업과 정부의 좋은 의도를 보았고 기대치도 봤다”며 “이 분야에서 리더가 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고 있다. 일부 격차를 해소하고 기본인권계획을 한국 뿐 아니라 그를 넘어 해외에서까지 활용할 수 있는 좋은 모범을 보여줄 것이라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해외에 진출해 있는 대기업의 경우, 그 나라의 노동자들에 대한 인권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UN 기업과 인권에 관한 실무그룹이 1일 출국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이 기업과 인권에서 관한 구체적 리더십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사진 왼쪽이 마이클 아도, 오른쪽이 단테 페스케 위원장ⓒ미디어스

이 자리에서 UN 기업과 인권 실무그룹 전문가 마이클 아도(Michael Addo)는 “이번 방한에서 130여명의 노사대표와 정부,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과 시간을 가졌다”며 “다들 분명히 기업활동에 있어서의 ‘인권’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또 분명한 것은 어느 정도 격차가 있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은 1차 공급망(하청)까지는 책임을 지고 있다는 느낌이 있었지만 단계적 접근법이라고 내려갈수록 책임이 약화되는 모습을 봤다”면서 “유엔의 원칙은 기업들이 1차 뿐 아니라, 2차, 3차 등 영향을 미치는 곳에까지 책임이 닿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한국의 많은 기업들이 1차 하청업체까지만 책임을 지고 있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마이클 아도는 “주목했던 부분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관계였다”며 “한국은 대기업이 1%를 차지하지만 경제규모의 55%를 책임지고 있다. 반면, 중소기업은 450만개에 달하지만 경제의 45%만 책임지고 있는 걸 확인했다. 이는 중소기업에 대한 대기업의 시간과 단가 등 모종의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다. 이런 상황이라면 인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미등록 이주노동자와 여성노동자들의 인권이 후퇴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인 한국 기업의 인권에 대한 이야기들도 나왔다. 마이클 아도는 한국 내 가습기살균제 사태와 관련해 “피해자 대표와 CEO, 환경부와 만났다”며 “느낀 바는 피해자가 너무 오래기다리지 않았나 하는 것이다. 옥시 측에서 사과를 하고 보상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피해자 리스트를 파악하고 정의해서 (피해자 보상등에 있어서)진척을 이뤄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마이클 아도는 현대중공업에서 발생한 사망사건과 관련해서도 “현대중공업 내에서 해결해야할 문제라는 점에서 한국 법에서 반영을 해야 한다”며 “저희가 들은 것은 80%의 사고가 하청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다. 조선소라는 업 자체가 위험 요소를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현대중공업이 (안전과 숙련노동에 대한)교육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한다. 이는 직영 뿐 아니라, 하청까지 다 책임을 져야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마이클 아도는 삼성전자 하청업체에서 불법파견으로 일하던 20대 청년 노동자 4명이 메탄올에 중독된 사건에 대해 “삼성과 면담을 가졌을 때 전격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이야기를 했다”며 “하청에서 발생한 일이지만 원청인 삼성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것이 인권의 원칙이라고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다만, 28일 발생한 서울메트로 김 군 사망 사건에 대해서는 “미리 (사건 내용을) 접하지 못해 코멘트가 어렵다”고 답했다. 

“유성사태…현대차 '관여할 바 아니다' 반응은 국제기준 어긋나 유감”

마이클 아도는 이날 유성사태와 관련해서는 현대자동차의 태도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현대차의 사례는 국제인권기준에 어긋나는 게 아니냐’는 물음에 “맞는 말”이라면서 “현대자동차와도 방한 기간 중 만남을 가졌다. 그런데, 현대차 측에서는 우리가 조사를 하러 왔다고 생각했는지 변호사가 자리를 했다. 현대차가 보여준 반응과 내용에 대해 만족하지 못했다”고 발언했다.

마이클 아도는 “그들은 유성기업 사태와 관련해서는 자신들이 관여할 바가 아니라고 이야기했다”며 “그래서 ‘하지만 유엔의 기본원칙은 다르다’고 이야기를 했다. 원청은 공급망에 있어서 영향 미치는 데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대차는 우리를 맞이할 대화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만난 기업 관계자들은 책임을 질 수 있는 위치의 분들이었는데 현대차는 그렇지 못했다”며 “그리고 우리가 유성기업에 대해 들었던 이야기들과 현대차 측에서 보여준 반응은 국제기본노동규정에도 어긋나는 분이라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현대차 면담에 대해서는 고용노동부와 이야기를 나눴고 그들도 우려했다”면서 “이 부분은 예비 보고서 뿐 아니라 본 보고서에서도 한 사례로 포함이 될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UN 기업과 인권 실무자그룹은 방한 보고서와 관련해 이날(1일) 8페이지 사전 보고서를 발표했다. 2017년 6월에는 22페이지에 달하는 정식 보고서가 인권이사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권순택 기자  nan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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