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가 17일 1면에 신동아 ‘미네르바’ 오보 사과문을 실었다. 아고라 등에서 꾸준히 제기됐던 ‘원조’ 미네르바 논란이 종식될 것으로 보인다.

사과문을 통해 “(신동아가 미네르바라고 지칭한) K씨는 후속 취재에서 자신은 미네르바가 아니라며 당초의 발언을 번복”했고 이를 신동아가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외부의 법조인과 언론학자도 참여시켜 사내 진상조사위원회(위원장 최맹호 상무이사)를 구성해 ‘미네르바’ 오보의 경위를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신동아는 미네르바가 사회적으로 뜨거운 이슈가 됐던 당시 미네르바를 접촉한 최초 언론사라며 ‘미네르바 기고문(2008년12월호)’을 표지기사로 다루는 등 의욕적으로 보도한 바 있다. 그 뒤 ‘미네르바는 금융계 7인 그룹…(2009년2월호)’이라며 미네르바 인터뷰 기사도 보도했다.

검찰이 미네르바 박모씨를 구속수사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신동아 쪽은 자신이 접촉한 K씨가 진짜 미네르바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2009년 3월호를 통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해 오늘 사과문이 발표되기 전까지 ‘원조’ 미네르바 논란은 사라지지 않았다.

신동아는 수개월동안 취재원 진위 여부도 구분하지 못한 언론사로 씻을 수 없는 오명을 남기게 됐다. 미네르바 박모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박찬종 변호사의 주장처럼 미네르바 아이디로 글쓰기를 해보라고 했을 때 검증만 했더라도 지금과 같은 상황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 당시 왜 검증을 해보지 않았는지도 규명해야 할 것 중에 하나이다.

신문 방송 인터넷 할 것 없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던 큰 사건에서 조차 수개월 동안 기초적인 사실도 검증하지 못하고 ‘질러’ 버리는 동아일보사가 과연 제대로 된 언론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심해보지 않을 수 없다. 저널리즘의 가갸거겨도 못 지킨 그들의 ‘몰락’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