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예능 프로그램에서 눈에 띄는 인물은 단연 배우 이제훈이다. 평소 예능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았던 그가 요즘 들어 부쩍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잦은 이유는, 지난 4일 개봉한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이하 <탐정 홍길동>) 프로모션 일환이다.

극 중 김성균이 이제훈에 맞서는 악역으로 출연하긴 하지만, 사실상 이제훈 원톱 영화이기 때문에 주연 배우로서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의 독주 속에서도 영화를 반드시 흥행시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막중할 터. 그래서 그는 김성균의 손을 잡고 KBS <해피투게더>,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에 이어 지난 9일 방영한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 연이어 출연했다.

KBS2 <해피투게더>

배우가 자기가 출연하는 영화 혹은 드라마 홍보를 위해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은 보통 재미가 없다. 아무래도 예능이 갖추어야 할 재미보다도 영화, 드라마 홍보 쪽에 초점이 맞춰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훈이 출연한 해당 프로그램들의 반응은 비교적 좋은 편이다. 평소 예능 프로그램에서 도통 얼굴을 볼 수 없는 귀한 마스크이기도 하지만, '배우계의 선비'라고 불릴 정도로 반듯한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잔망스런 끼부림이 신선하게 다가온다는 평이다.

이제훈이 출연한 지난주 <해피투게더>를 예를 들면, 이제훈은 MC들의 짓궂은 요구도 모두 다 응하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본인 스스로 '핵노잼'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집과 영화보기 밖에 모르는 바른 청년 이제훈은 <해피투게더>에서 고이 숨겨 왔던 예능 욕망과 특급 애교를 마음껏 분출하며, 여성 시청자들 사이에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해피투게더>가 이제훈의 본격 입덕 방송이라면, <런닝맨>은 이제훈의 넘치는 예능감과 끼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던 프로그램으로 평가된다. 특히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과 게임 지배력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다른 이가 하면 다소 썰렁하게 다가오는 유머도, 그의 입에서 나오면 입가의 미소를 절로 나오게 하니 이 정도면 ‘이제훈 특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동안 영화 <파수꾼>, <건축학개론>, tvN <시그널> 등에 출연하며 주로 진지한 캐릭터만 맡아온 이제훈이기 때문에, 그의 예능 출연 소식만으로도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런데 그는 자신의 유명세에 기대지 않고, 게스트로 출연한 프로그램에 솔직담백하고 열심히 하는 자세를 보여주어, 배우 이제훈에 대한 호감도를 끌어 올림은 물론 그가 주연을 맡은 <탐정 홍길동>에 대한 기대도 높인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

분명 그가 갑자기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영화 홍보 목적이 가장 크다. 하지만 단순히 영화만 알리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대중이 잘 알지 못했던 이제훈의 매력과 넘치는 끼를 이번 예능 출연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배우 이제훈이 거둔 엄청난 수확이다.

그리고 이제훈의 출연 덕분에 한동안 침체되었던 <해피투게더>, <런닝맨>도 오랜만에 활기를 띠게 되었으니, 이것이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출연이 아닐까. 배우이기 때문에 이제훈을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주 보기는 어렵겠지만, 아주 가끔씩은 예능에 나와 주었으면 하는 바람. 그동안 꽁꽁 숨겨왔던 예능감을 데뷔 9년 만에 펼쳐 보인 배우 이제훈의 잔망스러운 끼부림은 계속되어야 한다.

연예계와 대중 미디어를 통해 세상을 보고자합니다. 너돌양의 세상전망대 http://neodol.tistory.com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