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참사 추모 집회를 보도한 MBC <뉴스데스크> 리포트 어깨걸이 화면에서 참가자들이 들고 있던 이명박·김석기 규탄 내용을 담은 손팻말이 모자이크 처리돼 일부 언론과 시민단체가 의혹을 제기했으나, MBC는 컴퓨터그래픽(CG) 담당자 판단에 따른 단순 해프닝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지난 7일 <뉴스데스크>는 “추모제…곳곳 충돌” 리포트를 소개하는 어깨걸이 화면에서 시민들이 들고 있던 이명박 대통령과 김석기 당시 서울경찰청장 내정자를 규탄하는 내용의 손팻말을 모자이크 처리해, 일부 시민단체와 언론이 “MBC마저 정권의 눈치 보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 “배경을 두고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당시 MBC는 어깨걸이 화면에서 손팻말을 모자이크 처리했으나, 리포트 영상에서는 “학살만행 이명박퇴진” “김석기 원세훈 구속수사” 등의 손팻말 내용을 그대로 보도했다.

▲ 2월7일 MBC 뉴스데스크 “추모제..곳곳 충돌”화면 캡처. (왼쪽 어깨걸이 화면에서는 손팻말이 모자이크 처리되었으나, 오른쪽 리포트 영상에서는 손팻말이 그대로 보도됐다.)
MBC는 이번 손팻말 모자이크 처리와 관련한 ‘정권의 눈치 보기’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김재용 보도 민주언론실천위원회 간사는 “이번 일은 일종의 ‘해프닝’”이라며 “MBC가 정권의 눈치를 봤다면 그동안 (비판적 기조의) 용산 참사 관련 보도를 어떻게 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간사는 “보도국 뉴스편집팀은 어깨걸이 화면을 통해 드러나는 문구, 손팻말이 오히려 리포트 제목보다 도드라져 시청자들이 선입견을 갖게 되는 것을 우려해 어깨걸이 화면을 만드는 보도CG팀에 (어깨걸이 화면이 도드라지는 것은 자제하자고) 상식적인 수준에서 말한 바 있다”며 “손팻말이 모자이크 처리된 당일, 해당 팀장이 모자이크 처리를 지시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어깨걸이 화면을 만드는 보도CG팀 관계자가 여러 화면 중에서 어깨걸이 화면을 선정한 뒤 이명박 김석기 규탄 내용이 담긴 손팻말을 모자이크 처리했다는 것이다.

김 간사는 “해당 CG 관계자에게 ‘모자이크 처리할 거였으면 차라리 그 그림을 쓰지 말지 그랬느냐’고 물었더니 ‘그림 구도가 좋아 어깨걸이 그림으로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며 “이번 일이 ‘정권의 눈치 보기 차원’으로 비쳐져 해당 관계자가 무척 위축된 상태”라고 전했다.

지난 7일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논평을 통해 “이제 MBC 보도국마저 정권의 눈치를 보며 몸 사리기에 나선 것인가. 방송3사 가운데 그나마 권력에 가장 비판적인 보도태도를 보였던 MBC가 이런 행태를 보인 것은 한마디로 ‘충격’”이라며 “지난해 KBS가 불교계의 집회를 보도하면서 집회참가자의 ‘어청수 경찰청장 퇴진’ 피켓 구호를 지워 여론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MBC가 KBS의 전철을 밟게 되는 것은 아닌지 섬뜩하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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