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불공정방송에 대해 국민께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인 MBC 공정방송노동조합(위원장 정수채)에 대해 공정방송노조 내부에서조차 비판 목소리가 나오는가 하면, MBC가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히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앞서 지난 4일 공정방송노조(당시 MBC선임자노조)는 조합원 118명을 대상으로 1월7일부터 16일까지 실시한 ‘MBC 경영평가 및 미래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4일 기자회견을 열어 발표한 바 있다.

▲ 2월 5일치 조선일보 2면 기사.
현재 공정방송노조 내부에서도 공정방송노조 행동에 대해 집행부의 사과와 책임을 요구하는 등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정방송노조 소속 한 노조원은 사내게시판을 통해 “오늘(5일) 조선, 중앙 기사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며 “공정하지 못한 방송을 했다고 조선, 중앙 등 여러 기자들 앞에 허리 숙여 사죄하는 사진은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공정한 방송을 추구해 온 MBC 구성원들에 대한 명예를 실추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어려운 시기에 선배로서 어른으로서 위기 돌파를 제시하거나 구성원들의 단합을 몸소 실천하지는 못할망정, 신중하지 못하게 설문조사 결과를 이런 식으로 이용한 것에 대해 다수의 선임자 노조원들이 명예를 훼손당하고 인격적 모욕감을 느꼈으리라 생각한다”며 “이번 일에 대하여 집행부의 사과가 필요하다. 선후배 사원들에게 선임자 노조원의 한사람으로서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다른 노조원도 “대외적 기자회견 문제는 구성원들의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집행부 독단으로 결정하고 행동한 신중치 못한 일”이라며 “조선일보 만평에 오르고, 중앙일보에 실리니 속이 후련했냐. 사랑하는 MBC후배들이 엄동설한 추위와 싸우며 그토록 목이 터지게 외치며 온몸으로 겪어내던 안타까운 절규의 모습이 하루아침에 명예훼손 당하는 순간이었다”고 비난했다.

그는 “하필이면 이 시점에, 호시탐탐 MBC 상처 내기라면 무엇이든 기회를 엿보는 조중동 등 신문승냥이들에게 비열한 모습으로, 퍽이나 자랑스럽게(?!) 머리를 조아리는 그런 그림을 제공했다”며 “정말 MBC를 사랑하는 시청자들에게 저들의 손을 통해 우리 노조원 모두를 참으로 부끄럽고, 창피하고 고개를 들 수 없을 만큼 커다란 죄인의 모습으로 실망스럽게 보이게 했다”고 일갈했다.

MBC “회사 이미지 훼손, 엄정한 조치 취할 것”

MBC는 공정방송노조의 행동과 관련해 6일 공지를 통해 “회사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사내 조직질서를 해치는 심각한 행위”라며 “엄정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MBC는 “(관련 보도 내용이) 사내 극소수 이해집단의 의견을 마치 MBC구성원의 보편적 의견인양 왜곡시켜 보도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이러한 원인을 제공한 설문조사 발표는 결과적으로 회사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사내 조직질서를 해치는 심각한 행위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MBC는 또 “사내질서를 바로잡기 위하여 업무상 취득한 기밀사항의 외부누설, 업무시간 중의 허락받지 않은 외부활동,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각종 폭로성 내용 발표로 인한 인신비방과 회사 이미지 훼손 등의 행위에 대해 사규위반 여부에 대한 검토절차를 거쳐 엄정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