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9일 월요일 SBS <예감 적중 초이스>의 한장면이다.

단순히 퀴즈만 푸는 시대는 간 모양이다. 같이 문제를 풀어보는 재미도 필요하고, 출연자를 응원하는 맛도 빼놓을 수 없다. 여기에 심리전까지 곁들여지면 어떤 색이 나올까?

<예감적중 초이스>는 임성훈이 오랫만에 마이크를 잡은 퀴즈 프로그램으로 29일은 파일럿으로 편성됐다. 돌아온 임성훈도 반갑지만, 국내에서 개발된 포맷으로 알려져 더 눈길을 끌었다.

진행방식은 이렇다. 6명의 일반인과 두명씩 짝을 이룬 세팀의 연예인들이 대결을 벌인다. 연예인들이 일단 6가지 분야중 한가지 분야의 문제를 무작위로 선택한 뒤, 그 문제를 가장 잘 풀것같은 일반인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29일 방송에서 첫 주제는 쇠고기였다. 일반인들은 선택을 받고 퀴즈를 풀어야 상금을 받을 수 있으므로 모두가 자신이 쇠고기 전문가라고 주장한다. 다음 주제는 다이어트, 마지막 주제는 드라마였다.

재미는 여기서 시작된다. 6번 출연자 오철씨의 발언만 살펴보자. 쇠고기가 주제로 나왔을 때는 축산학과를 졸업하고, 전국한우협회 산하 한우 지킴이 총무라고 소개했다. 다이어트가 주제였을 때는 자신이 다이어트 전문 한의원 원장이라며 믿어 달라고 했다. 마지막 드라마 분야에서는 본인은 드라마 전문 엑스트라 10년 경력의 소유자로 현재 SBS <왕과 나> 엑스트라 내시 17번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퀴즈와 상관없이 일반인들이 주제가 바뀔때마다 얼마나 거짓말을 천연덕스럽게 잘 하는지가 관전포인트다. 이는 진실의 종을 울리기 위해 허를 찌르는 질문을 던지던 SBS <진실게임>과 닮았다.

아울러 <예감적중 초이스>에서 제시된 6가지 주제는 제작진들이 마구잡이로 정한 것들이 아니다. 참여한 일반인들은 갖고 있는 각자의 전문분야를 나열한 것이다.

최고의 행운은 이런 사람이다. 연예인들을 매번 깜빡 속아 넘어가게 만들어서 세 문제를 모두 풀 기회를 잡고, 세 주제 중 한주제로 자신의 전문분야가 나오면 된다. 문제를 풀 때마다 상금이 올라가니 가장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다. 이날 방송에는 그런 행운아는 없었다. 다만 자신의 분야의 문제를 풀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사람만 나왔다.

끝까지 봐야할 이유가 하나 더 있다. 프로그램 끝에서는 일반인 출연자들의 정체를 공개한다. 누가 우승했냐보다 그것이 더 중요하다. 옷차림이나 외모, 말투만 보고 짐작했던 이미지들이 깡그리 깨진다. 자신이 어떤 고정관념에 갇혀 있었는지를 알고 나면 헛웃음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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