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용산참사 보도는 공영방송 KBS의 역할을 되묻게 했다. 공영방송이 제 역할을 못할 때 어떤 결과가 빚어지는지 이번 용산참사에서 드러난 것이다.”

2일 오후 민생민주국민회의(준)·민주언론시민연합 주최로 열린 긴급 토론회 <‘용산 참사’ 관련 언론보도 진단과 대응 방안 모색>에서 이송지혜 민언련 모니터부장은 이같이 주장하며 KBS의 보도태도에 대해 “이병순씨 취임 이후 ‘정권비판’ 등 언론의 기본적인 역할마저 상실한 태도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 KBS <뉴스9> 1월 23일치 보도
이송 부장은 이날 용산참사 관련 지상파방송 3사의 메인뉴스 보도분석 자료에서 지난 1월19일부터 2월1일까지 방송된 KBS <뉴스9>의 관련 기사들에 대해 △경찰 과잉 진압의 문제 관련 시위대의 과격성을 들며 양비론적 시각으로 접근 △전국철거민연합의 ‘배후설’을 집중 보도하며 사태의 본질 흐리기 △민주당 용역동원 의혹 관련 한나라당 입장 인용하며 물타기 △액체 동영상 관련 반론없이 검찰주장 일방적 인용 △철저한 수사와 진압책임자 처벌 여론을 ‘국론분열’로 몰아간 보도 등의 사례들을 근거로 제시했다.

▲ MBC <뉴스데스크> 1월 27일치 보도
해당보고서는 이에 비해 MBC <뉴스데스크>는 같은 기간 △경찰 과잉진압의 문제점 상세히 전달△ 전철연 배후설에 대해 ‘왜 용산 철거민이 함께 했는지의 배경’ 보도 △민주당의 용역동원 의혹 관련 녹취록과 함께 경찰의 해명을 다룬 점 △‘액체 동영상’ 관련 ‘시너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전문가 반론 제기와 검찰의 화재원인 수사의 의문 제기 △용산참사의 배경 관련 중재역할을 하지 않은 용산구청장과 용역의 문제점, 무분별한 재개발 정책 등 본질적 접근 등의 보도를 통해 “검찰수사에 대한 의문점과 철거민의 반론 등 ‘언론의 기본적 역할’에 충실했다”고 평가했다.

또 SBS <8뉴스>에 대해서는 “해당기간 동안 경찰의 진압수칙을 지키지 않은 점 등 과거 다른 철거민 농성 때와 달리 서둘러 진압에 나섰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정부여당의 ‘대책마련’을 적극 주문하는 보도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검찰의 화재원인 수사 원인에 대해 ‘철거민대책위원장의 진술 거부’때문인 것처럼 보도하는 등 검찰 발언을 단술 전달하는데 그쳤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어 용산 참사관련 방송뉴스 꼭지수가 설연휴 ‘군포 여대생실종사건 용의자 체포’ 이후 급격히 줄어든 것과 관련해 “경기서남부 연쇄살인사건 보도량이 급증한 1월30일부터 2월1일까지 방송뉴스 보도 분석 결과 범행동기나 추가범행 의혹, 4번째 부인 죽음의 의혹 등 일부 보도는 반복되어 겹치는 부분이 많았다”면서 “6명의 목숨이 공권력에 의해 희생된 사건이 아직까지 경찰 진압에 대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화재원인 수사 논란 등 쟁점도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면서 언론의 전형적인 냄비저널리즘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용산참사 관련 신문들의 보도도 신문사별로 행위자와 행위에 대한 부각이 다르게 나타났다. 이날 토론회에서 이정미 언론학 박사는 “지난 19일부터 30일까지 관련 기사를 보니 한겨레·경향의 기사에서 나타난 부정적 행위주체는 정부관련 집단 중 경찰·검찰·여당·정부 등이다”면서 “반면 조선·중앙·동아에서 우호적이거나 중립적으로 묘사되는 행위자는 정부 관련 집단 중 검찰·여당·청와대 등이다”고 설명했다.

또 이 박사는 “전철연은 조선·중앙·동아의 세 신문에서 시위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으며 폭력적 성격이 자세히 묘사되고 있고 검찰에 의해 수사 받는 대상으로 다룬 기사가 많았다”면서 “이는 전철연의 폭력성을 부각시키고 사건에 대한 책임을 전가시킨다는 의혹을 갖게 해 경찰이 져야 할 과잉진압에 대한 책임이 어느 정도 은폐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조선·중앙·동아의 보도경향은 용산참사의 가장 큰 원인으로 불법폭력시위와 전철연의 배후조종을 들고 있다”며 “한겨레와 경향은 사건의 원인으로 경찰진압과 함께 법적, 제도적 문제와 무분별한 재개발 정책, 이명박 대통령의 강압적 통제 등을 제시했다”고 지적하면서 “조종동이 ‘더욱 강력한 법의 집행만을 외치는 모습은 정권에 불리한 내용을 애써 축소시켜 정권의 안정에만 기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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