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여의도 사옥
MBC는 2015년까지 20%의 인력 감축을 주요 골자로 하는 구조조정 방안을 2일 발표했다.

이와 함께 이날 오전 MBC 엄기영 사장은 경영전략회의를 열어 급변하는 방송 시장 환경과 경기 침체의 한파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골자로 하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MBC는 장기 인력 수급 계획을 세워 2015년까지 현재 인력의 20% 가량을 줄이며, 이에 앞서 올 상반기 중 의무 안식년제를 도입하고 대규모의 명예퇴직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MBC는 구조조정 시행 배경과 관련해 “올해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예측된 가운데 경기 침체에 따른 광고 시장의 위축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하고 지속적인 성장과 프로그램 경쟁력 우위를 지키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 MBC 엄기영 사장 ⓒMBC
대폭적인 인건비 조정도 단행될 것으로 보이다. MBC는 성과 연동급제를 확대해 상여금의 상당 부분을 연말 경영 성과에 따라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각종 복리후생비를 잠정 중단하거나 삭감해 콘텐츠 제작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MBC는 인력 구조조정만으로는 위기 상황을 돌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미래의 신성장 동력과 수익원 발굴”을 위한 ‘미래전략위원회’를 구성, 달성 가능한 로드맵 작성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MBC는 “퇴출시스템을 함께 도입해 경쟁력이 떨어지고 시청자들이 외면하는 프로그램은 생존할 수 없도록 할 방침”이라며 프로그램 질을 보장하기 위해 △뉴스,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공정성 정확성 강화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의 창의적 재능 발휘를 위한 조직과 인력 재배치 등을 실시하기로 했다.

엄기영 사장은 “구조조정 시행과 관련해 뼈를 깎는 아픔이 뒤따르겠지만 내부개혁을 통해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MBC의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다”며 “전 사원의 적극적인 고통 분담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위원장 박성제)는 이날 오후 성명을 내어 이번 구조조정안에 대해 “최소한의 사전 논의 절차도 없이 대외적으로 공표한 것은 노동조합을 철저히 무시하는 몰상식한 행위”라고 반발하면서도 “앞으로 회사를 살리기 위한 ‘합리적인 구조조정 방안’을 놓고 사측과 대화에 나서는 데 결코 인색하지 않을 것”이라고 대화 의지를 밝혔다.

또 노조는 구조조정 방안 관련 노사 협의의 전제 조건으로 △다시 시작될 한나라당의 언론악법 강행처리 시도에 맞서는 엄 사장과 경영진의 강력한 대처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주주총회에서 무소신 무능력한 임원들의 퇴출 등을 거론하면서 “경영진의 노력과 반성 없이는 어떠한 노사협의도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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