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크가 호투하고 타자들이 맹타를 휘두르며 기아 타이거즈는 올 시즌 첫 위닝 시리즈를 만들었다. 팀타선 1위였던 롯데를 상대로 주말 3연전 첫 경기에서 아쉬움을 주기는 했지만, 이후 두 경기에서 모두 10점 이상씩을 뽑아내며 기아 타선이 살아났다는 사실은 중요하다.

지크 호투에 초반부터 터진 기아 타선, 노수광의 4안타 경기 승리 이끌었다

엘지와의 두 번째 경기이자 첫 선발 경기에서 5실점을 한 후 지크의 투구는 안정적이었다. SK와의 경기에서도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다음 경기인 삼성전에서 6과 2/3이닝 동안 1실점만 하며 시즌 첫 승 신고를 한 지크는 롯데와의 경기에서도 호투를 선보이며 2연승을 만들어냈다.

토요일 경기의 수훈갑은 서동욱이었다. 잠자던 기아 타선을 깨운 서동욱의 2개의 홈런은 롯데를 대파하는 이유가 되었다. 그리고 일요일 경기는 전날 경기에서 데뷔 후 첫 홈런을 쳤던 노수광의 몫이었다. 한화에서 트레이드되어 선발 기회를 잡은 노수광은 롯데와의 경기에서 자신의 가치를 확실하게 증명했다.

롯데 자이언츠 선발 린드블럼 (연합뉴스 자료사진)

롯데의 에이스 린드블럼과 지크의 선발 대결이라는 점에서 투수전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낮 경기가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알 수 없었지만 전날 대패를 한 롯데로서는 팀의 에이스 린드블럼의 호투가 간절한 경기였다. 하지만 린드블럼은 지난 시즌의 그가 아니었다.

1회 시작과 함께 기아 타선은 폭발했다. 선두타자인 신종길의 3루 타구는 실책으로 이어졌다. 발 빠른 신종길을 잡기 위한 성급한 투구가 결국 실책으로 이어졌다. 이어 노수광은 번트로 안타를 만들어냈다. 린드블럼 역시 번트 타구를 잡아 1루 송구를 했지만 노수광이 얼마나 빠른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

발 빠른 1, 2번 타자로 인해 처음부터 꼬인 린드블럼은 김주찬의 내야 땅볼로 선취점을 내주고, 나지완을 볼넷으로 내보낸 후 이범호에게 3점 홈런을 맞으며 1회에만 4실점을 하고 말았다. 초반 대량 실점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4실점도 컸지만 린드블럼은 2회에도 실점을 했다. 2사 후 신종길이 솔로 홈런을 때리고 노수광이 빠른 발로 내야 안타를 만들어내고 김주찬이 적시타를 치며 2회가 끝난 후 6-0까지 달아났다.

KIA 타이거즈 선발투수 지크 Ⓒ연합뉴스

3회 김문호가 지크에게 솔로 홈런을 뽑아내며 6-1로 추격을 시작했지만 기아는 곧바로 4회 다시 대량 득점을 하며 달아났다. 선두 타자로 나선 강한울이 펜스를 맞추는 시원한 3루타를 치고, 신종길이 사구로 나간 후 이번 경기를 이끈 노수광이 싹쓸이 3루타로 점수를 더 벌렸다. 김주찬이 희생플라이까지 치며 9-1까지 벌어진 경기는 이미 끝났다.

지크는 5회 다시 문규현에게 홈런을 내주기는 했지만 솔로 홈런이라는 점에서 큰 타격을 받을 일은 없었다. 따라오면 다시 달아나는 기아는 6회에도 나지완의 2루타와 서동욱의 적시타를 묶어 추가점을 뽑으며 11-2까지 달아났다. 초반 대량 실점을 한 린드블럼과 안정적인 투구를 해준 지크의 차이는 엄청난 점수 차로 증명되었다.

지크는 7이닝 동안 112개의 투구수로 5피안타, 2피홈런, 8탈삼진, 1사사구, 2실점을 하며 시즌 2승 3패를 기록하게 되었다. 경기를 하면서 점점 이닝수가 늘어나고, 핀 포인트 제구와 각이 좋은 변화구 등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방법을 알아가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고무적이다.

8, 9회 홍건희와 최영필이 한 점씩을 내주기는 했지만 승리를 뒤집을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 기아는 사직에서 가진 롯데와의 라이벌 전에서 침묵하던 타격이 살아날 수 있었다. 좀처럼 살아나지 않던 이범호도 롯데와의 3연전에서만 6개의 안타를 쳐내며 살아나고 있음을 증명했다.

사이클링히트 후 침묵하던 김주찬도 친정팀이었던 롯데와의 경기에서 5개의 안타와 7타점을 담으며 살아나고 있음을 보였다. 가장 돋보인 선수인 노수광이었다. 롯데와의 3연전에서 노수광은 7개의 안타를 몰아치고 6타점에 2개의 도루까지 기록하며 최고의 활약을 보였다.

KIA 타이거즈 노수광 (연합뉴스 자료사진)

홈런과 3루타만이 아니라 번트로도 안타를 만들어내는 노수광의 빠른 발이 만들어내는 야구는 기아를 한층 강력하게 만들었다. 신종길과 노수광, 여기에 김주찬까지 발이 빠른 타자들이 연이어 등장하는 라인업은 상대 투수를 당황스럽게 만들 수밖에 없다. 조금의 틈만 있어도 안타로 만들어내는 이들의 빠른 발은 기아에게는 큰 무기로 다가온다.

기아 타선을 깨운 서동욱의 가세는 하위 타선을 강하게 만들고 있고, 침묵하던 중심타선도 깨어나면서 보다 강력한 타선을 구축하기 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기아의 사직 3연전은 중요한 전환점으로 다가올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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