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희망은 있습니다. 저 건물 안에 200여명의 한국일보 기자들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숨죽여 있는 편집국 사우들에게 제언합니다. 한국일보가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서는 기자들이 일어서야 합니다.”

20년 전 오늘(29일) 언론사 최초로 노동조합을 결성한 한국일보 조합원들이 이날 정오 한국일보가 입주해있는 서울 남대문로 한진빌딩 앞에서 회사 측의 정리해고 및 부당해고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은 29일 낮 12시 서울 남대문로 한국일보 앞에서 정리해고와 부당해고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은경
전국언론노조 한국일보지부 전민수 위원장은 “20년 전 노조 설립을 위해 앞장섰던 선후배, 동료 여러분들은 잠자지 말고 깨어나시라”며 “노조만이 사주와 경영진을 견제하고 새롭게 태어나게 할 수 있는 단체”라고 촉구했다.

지난 1987년 10월29일 한국일보 노조 발기인대회가 열린 서울 종로 YMCA 강당을 한국일보, 일간스포츠, 소년한국일보, 코리아타임스 편집국 기자들이 차지했던 사실을 일깨우는 말이다.

제작국 분사 후 조합원 45명 정리해고…‘철회요구’ 무기한 1인시위 예고

언론노조 한국일보지부는 지난해 회사 측의 제작국 분사에 반대해 30여일 동안의 성남공장 사수 투쟁 등을 진행해왔으나 지난해 12월31일자로 45명의 조합원이 정리해고 되고 전민수 위원장을 비롯한 3명의 노조 임원이 징계해고 당했다.

언론노조는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한국일보 회사 측은 구조조정이라는 명분으로 해고자를 생산하고, 벼랑 끝에 내몰린 그들에게 퇴직금 가압류의 철퇴를 휘두르고 있다”며 “법적 투쟁을 한층 강화하고 해고자 동지들의 복직을 이뤄내기 위한 본격적인 투쟁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노조 최상재 위원장은 “한국일보는 지난 1년간 무려 13건의 소송을 내면서 조합원들을 거리로 내몰고 있다”며 “회사 측은 정리해고를 철회하고 정직하게 협상에 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주최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는 최상재 위원장을 비롯해 김순기 수석부위원장, 신문통신노조협의회 이명수 의장(헤럴드미디어지부 위원장), 경향신문지부 이오진 위원장, 서울신문지부 박록삼 위원장, EBS지부 송대갑 위원장 등 언론 노동자들이 참여했다.

전국언론노조는 30일부터 한국일보 앞에서 무기한 1인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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