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원행동에 대한 중징계 철회를 요구하며 전면 제작거부에 들어갔던 KBS노동조합이 투쟁을 철회하자 KBS PD협회(회장 김덕재)와 기자협회(회장 민필규)가 강력히 반발하며 단독으로 29일부터 무기한 제작거부에 들어가기로 했다.

▲ 22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KBS본관 민주광장에서 KBS노동조합의 ‘부당징계 규탄 결의대회’가 열렸다 ⓒ곽상아
KBS노동조합은 28일 발표한 비대위 부당징계 투쟁 지침 2호에서 “전 조합원은 28일부터 정상근무에 복귀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향후 사측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가 없으면 비대위는 이번 징계를 심각한 노동탄압으로 규정하고, 강력한 투쟁을 위한 추가 지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노조는 사원행동 중징계 건을 놓고 사측과 협상중이다.

하지만 내부 직능단체인 PD협회와 기자협회는 노조의 투쟁 철회에 반발하며 29일부터 무기한 제작거부에 들어갈 것을 천명하고 나섰다. 이같은 움직임은 현재 사측이 협상에서 강경노선을 굽히지 않고 있어 대화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오늘(28일) 오후 6시, 서울 여의도 KBS본관 민주광장에서 무기한 제작거부 출정식을 개최한다.

민필규 KBS 기자협회장은 “제대로 싸우지도 않고, 협상의 과실도 따내지 못했는데 이렇게 투쟁을 접어버리는 노조의 행태를 이해할 수가 없다. 지금까지 온 것도 우리가 싸웠기 때문이고, 노조는 무임승차를 했을 뿐”이라며 “조합원들의 투쟁열기가 대단한데, 노조가 힘을 제대로 이용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일부터 대휴투쟁 대신 제작현장을 떠난 무기한 제작거부에 들어갈 것”이라며 “민주광장에서 집회를 이어나가고, 거리선전전을 진행할 예정이다. 거의 파업 형태”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최재훈 KBS노조 부위원장은 “지난 22~23일 대휴투쟁을 했고, 노사간 협상에서 의견이 좁혀진 부분이 있다”며 “노조에 대한 비난이 있을 순 있지만 직능단체가 노조와 별도로 무기한 제작거부에 들어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또 “법적인 면에서나 파급력 면에서나 노조 중심으로 가야 한다”며 “조합원이 회사에서 쫓겨나는 일은 절대 없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20일 KBS 기자협회는 자신들의 투쟁을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블로그 ‘사랑해요! KBS!’(http://kbslove.tistory.com/)를 개설, ‘디지털 투쟁’에 돌입했다. 해당 블로그에는 KBS 기자들의 대휴투쟁, 중징계 당사자 인터뷰, KBS이사회가 정연주 당시 사장의 해임을 제청한 2008년 8월8일부터 중징계가 내려진 2009년 1월16일까지의 기록, KBS사태 관련 언론보도, KBS기자협회 지지 성명, 현장 사진 등이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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