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부터 기자·PD 등을 주축으로 노동조합이 ‘대휴 투쟁’으로 제작거부에 나선 가운데, KBS기자협회가 “국내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KBS의 기자와 PD들이 제작거부에 돌입하고 그에 따른 방송 차질 등이 당연히 국민적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음에도, KBS는 이번 대휴 투쟁을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다”며 회사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이날 오후 ‘부당징계 철회를 위한 KBS 기자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보도자료를 내어 “방송과 신문을 망라한 다양한 언론들이 이 소식을 주요 뉴스로 연일 비중 있게 전하고 있다”면서 “유독 당사자인 KBS는 ‘자사의 문제이고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현재진행형의 문제’라는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내세워 이번 제작거부 투쟁을 주요뉴스에서 리포트는 물론 단신으로도 다루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 22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KBS본관 민주광장에서 KBS노동조합의 ‘부당징계 규탄 결의대회’가 열렸다 ⓒ곽상아
비대위에 따르면 지난 16일 사측이 김현석·성재호 두 기자에게 각각 파면과 해임을 통보한 것에 대해, 해당 기사를 작성한 취재기자가 강력히 방송을 요청했으나 해당 팀장이 기사를 승인하지 않아 방송되지 못했고, 이후 비대위 투쟁 관련 소식은 아침 뉴스의 간헐적인 단신이 전부였다.

이외에 KBS <미디어비평> 소속 기자들도 KBS의 이번 대휴 투쟁의 중요성과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프로그램으로 반드시 제작해야 한다며 뜻을 모았지만, 내일로 예정된 <미디어비평>은 편성에서 삭제돼 방송을 아예 할 수 없게 될 상황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들의 방송 요구에 담당 국장과 팀장 등은 “정 다루고 싶다면 제작 시간을 3분 정도로 했으면 좋겠다”, “이번 사안이 현재진행 중인 사안이니 결론이 나면 다루자”며 갈등을 벌이다가 “대휴 투쟁이 시작되면 보도국에서 비상근무를 해야 하니 비대위나 노조와 상의해서 사측에 프로그램 방영을 요구하라”고 맞서며 물의를 빚고 있다.

이에 비대위는 “사측이 결국 떳떳하지 못한 일을 저질러놓고 외부로 알려지는 것은 어떻게든 막아보려는 무책임의 극치를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라며 “이번 일이 나날이 실추되고 있는 KBS 뉴스와 프로그램의 신뢰도를 더욱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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