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의 스포츠는 비의 영향이 컸습니다. 토요일부터 볼까요? 5개 구장 프로야구가 모두 비로 인해 취소됐고, K리그는 빗속에서 펼쳐졌죠. 내리는 비로 인해 관중들도 뜸했던 주말 경기. 16일은 여전히 슬픔들이 함께하는 그라운드를 만날 수 있었는데요.

모든 야구장에서도 추모를 가장 먼저 준비했던 토요일. 슬픔이나 애도는 덜해졌습니다만, 그래도 잊지 않겠다는 마음이 분명한 우리 곁의 스포츠. 야구장에서는 그 슬픔 탓은 아닐지언정, 경기가 취소되며 조금 더 차분함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지난해 같은 날 경기도 두 곳은 우천으로 취소됐던 걸 떠올리면 그저 우연이라 하기도 참 묘합니다.-

K리그는 좀 더 적극적으로 잊지 않겠단 마음을 보여줬습니다. 연맹에서의 권고가 아니더라도 구단들이 자율적으로 추모에 동참했던 지난 주말 라운드. 노란 리본이나 추모의 묵념, 또 4분 16초간의 응원중단과 같은 여러 노력으로 애도를 함께했습니다.

안산 정부합동분향소 '기억식' [연합뉴스 자료사진]

무엇보다 안산에서는 그 슬픔이 더 깊이 함께한 리그 경기가 펼쳐졌는데요. 이날의 경기를 아예 안산에서 치르지 않는 형태의 추모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피하기보다 일상과 마주하며 그래도 잊지 않겠다는 다짐을 공유하는 것도 의미가 있어 보였습니다.

우리 일상의 즐길거리이자 유흥의 도구인 스포츠. 아픔이라 할지언정 잊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작은 위로를 함께 나누려는 노력들을 봤던 주말.

상상할 수도 없는 아픔을 겪은 이들 앞에서 여전히 그날을 잊어버려야 할 대상으로, 혹은 뭔가 지적하고 다른 형태의 해석으로 보려는 몇몇 목소리들은 참 부끄럽고 매정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 많은 이들이 잊지 않고 있습니다. 그곳엔 스포츠도 늘 함께하고 있을 겁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