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KBS가 이사회 개최 방해 등의 이유로 사원 8명을 징계한 것을 두고 KBS 안팎에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정작 KBS는 메인뉴스에서 이와관련 단 한 건도 보도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KBS 특별인사위원회는 “징계 대상자들이 이사회 개최를 방해하는 집회 과정에서 회사 기물을 파손하고 이사장과 청경에 대해 물리력을 행사해 다치게 하거나 이사진에게 폭언을 했으며, 근태처리 없이 집회에 참여하는 등 회사의 근무질서를 문란케하고 직원으로서 품위를 훼손했다”며 양승동PD와 김현석 기자를 파면하고 성재호 기자를 해임하는 등 모두 8명의 직원에게 징계를 내린 바 있다.

하지만 KBS는 징계 조치가 내려진 지난 16일 이후 메인뉴스인 <뉴스9>에서 ‘징계조치’에 대해 단 한 건의 리포트도 보도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KBS의 뉴스 보도는 지난 19일 저녁 7시<뉴스네트워크>의 앵커 단신 뿐이다. 해당 뉴스 ‘KBS 노조, 기자·PD협회, ‘징계 항의’는 KBS노조를 비롯해 기자·PD협회 등 내부 구성원들의 징계 항의 집회에 대해 앵커 단신으로 처리했다. 그밖의 내용은 내부 직능단체의 반발과 야당의 징계 반대 입장 등을 담아, 방송뉴스시간이 아닌 KBS 뉴스 홈페이지를 통해 텍스트 기사로 전하는 데 그쳤다.

▲ 1월19일 MBC <뉴스데스크> “징계 반발 확산”

반면 MBC는 KBS 징계 조치가 내려진 당일인 지난 16일부터 관련 내용을 꾸준히 전하고 있다. 16일 <뉴스데스크>는 이를 단신 보도한 데 이어, 17일 <뉴스데스크> “징계 철회 요구”에서 징계 조치에 대한 KBS 내부 구성원들의 반발을 후속 보도했다.

또 MBC <뉴스데스크>는 18일 “징계 반발 확산”에서 “KBS PD협회는 오늘 비상 총회를 열고 PD와 기자 등 3명을 해고한 것은 명백한 보복성 징계라고 비판했다”며 “징계가 철회되지 않으면 제작거부에 들어가기로 결의하고 그 시기는 비상대책위원회가 정하도록 했다”고 관련 상황을 상세히 전했다.

또 해당 뉴스는 “KBS의 기자, PD 해고를 비판하는 언론관련 단체의 기자회견과 성명도 잇따랐다”며 “방송의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 저항했던 언론인을 파면한 것은 비이성적인 보복인사로 즉각 철회하라”는 방송기자 연합회의 성명을 전하기도 했다.

YTN도 지난 16일 <YTN24> 등을 통해 “KBS 사장선임 반대 기자·PD 파면 등 중징계”로 KBS 사태를 처음 보도한 뒤, 오늘까지 8개 이상의 리포트를 통해 이번 징계에 대한 KBS 내부 반발, 언론계, 야권의 반발 움직임을 자세히 보도했다.

YTN은 20일 방송된 보도 “KBS PD·기자협회, 제작거부 결의”에서 “KBS PD협회와 기자협회가 ‘KBS 사원행동’ 대표 등 직원 8명에게 내린 중징계에 반발해 제작거부에 들어가기로 했다”며 “KBS 기자협회는 어젯밤 시행한 찬반투표에서 전체 244명 가운데 233명의 찬성으로 제작거부를 결의했다며 투쟁 방향과 시기는 비상대책위원회에서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1월19일 SBS <8뉴스> “‘제작 거부’결의”

SBS <8뉴스>도 지난 17일 “파면·해임 중징계”에 이어 19일 “‘제작 거부’ 결의” 등의 기사를 통해 단신으로 KBS사태를 보도했다.

SBS는 17일 “KBS는 이병순 사장 선임 반대운동을 벌였던 KBS 사원행동 대표인 양승동 PD와 김현석, 성재호기자를 파면 또는 해임하고, 박승규 전 노조위원장등 5명에 대해 정직이나 감봉 처분을 내렸다”며 “이번 조치에 대해, KBS 기자협회는 긴급성명을 내고, 제작 거부도 불사하겠다고 반발했으며, 언론노조는 징계를 철회하지 않으면 시청 거부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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