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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중견기자들 “우리도 단두대로 가자”사원행동 중징계 반발…기자협회도 제작거부 결의
곽상아 기자 | 승인 2009.01.20 11:04

KBS사원행동에 대한 중징계에 강력히 반발하며 KBS PD협회가 19일 제작거부를 결의한 것에 이어 KBS기자협회도 제작거부에 돌입하기로 했다. 현재 이들은 구체적인 투쟁방향과 시기 등을 조율 중이다.

KBS기자협회가 19일 저녁 열린 총회에서 ‘제작거부 돌입 찬반투표’에 들어간 결과 투표자 244명 중 찬성 233명, 반대 10명, 무효 1명 등 압도적인 찬성으로 제작거부가 결의됐다. 이들은 향후 투쟁방향과 시기 등에 대해 논의 중이다.

이같은 제작거부 결의 외에 KBS 중견기자(20기~24기) 78명과 젊은 기자(30기 이하) 177명도 18일 성명을 발표, 징계 철회를 촉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KBS 20기 기자들은 “저들이 믿고 있는, 비웃고 있는, 우리의 무기력함을 날려버리자”며 “어깨 걸고 단두대로 가자. 구해내지 못한다면 함께 그 칼날 위에 서겠다”고 결의를 드러냈다.

   
  ▲ 19일 낮 12시, 서울 여의도 KBS본관 민주광장에서 ‘KBS노조의 부당징계 규탄 결의대회’가 열렸다 ⓒ곽상아  
 
21기 기자들도 “이번 징계는 공영방송 역사상 씻기 어려운 수치로 기록될 것이며 이 일을 저지른 경영진에게는 일생의 오점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이번 징계 결정 뒤에 노노 갈등을 유발하려는 사측의 얄팍한 계략과 방송인의 자주권을 짓밟으려는 정권의 의도가 숨어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사측에 대해 방송인으로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이성을 회복하고 당장 징계 방침을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며 “우리의 정당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징계 결정을 내린 간부들의 퇴진 운동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24기 기자들도 “직장 동료로서, 공영방송 기자로서 참담하여 자괴를 금할 길이 없다”며 “사측은 비이성적이고 부당한 징계를 즉각 철회하라. 만일 사측이 징계를 철회하지 않으면 우리는 징계 철회를 위해 취재거부와 제작거부를 포함한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강력히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30기 이하 기자 177명도 “노골적이다 못해 애처롭기까지 했던 정권의 방송 장악 음모, 그리고 그 음모를 현실화하기 위한 온갖 불법·탈법의 온상이었던 이사회. 공영방송 기자의 건전한 상식과 양심으로 그것을 비판하고 반대해 온 것은 그들이나 우리나 다를 바 없다”며 “사측은 즉각 징계를 철회하라. 그것만이 파국을 진정시킬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언론노조의 맏형격인 KBS노동조합이 부당한 징계의 철퇴를 맞은 우리 조합원들을 지켜줘야만 한다. 우리는 이번 조치가 이제 막 출범한 새 노조 집행부 따윈 안중에도 없다는 사측의 오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본다”며 “노조는 지난 선거에서 둘로 쪼개졌던 조합원들 사이의 대립과 갈등의 후유증을 이번에 선도적인 투쟁으로 말끔히 씻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독립PD협회도 징계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18일 ‘KBS 이병순 사장과 KBS노조 강동구 신임 위원장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아무리 홀대받고 힘이 없어 보이는 방송가의 비정규 언론노동자 일지라도 ‘옳고’와 ‘그름’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이번 징계 파국에 대해서 실로 경악을 금하지 못해 엄청난 분노를 느낀다”며 “방송 제작 현장의 최전선에서 야전군인 독립PD는, 시대의 숨결을 막는 그래서 소통을 모르고 일방적으로 방송을 장악하려 드는 모든 음모에 맨몸으로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KBS노조가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분열의 모습을 보여줬을 때 KBS 내부에 남아있던 양심이 시민들과 함께 연대하며 결성된 것이 바로 ‘사원행동’이었다. ‘사원행동’을 향한 이번 징계 파국은 KBS 내부에 그나마 남아있던 ‘양심과 자율의 공간’을 틀어막은 것”이라며 “상식을 넘어선 KBS의 이번 징계는, 파국으로 치닫는 그래서 돌아올 수 없는 루비콘 강을 건너간 것에 다름 아니다. 루비콘 강의 건너편은 바로 죽음”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새로 구성된 KBS 노조의 강동구 위원장 지도부는 2008년 KBS노조의 모습이 아니리라 믿는다. KBS 노조는 ‘방송이 시대의 숨결’이란 외부적 요청과 ‘양심과 자율의 공간 확보’란 내부적 요청을 조건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 또한 실제적 투쟁을 통한 강력한 실천이 답보되어야 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을 때, 또 다시 전 노조의 전철대로 전선을 분열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KBS 노조는 밥그릇밖에 지키지 못하는 권력의 주구’란 비난과 조롱을 일개 외주제작 PD들로부터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곽상아 기자  nell@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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