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가 개막전에서 안타를 치고 이어 홈런까지 만들어내면서 궤도에 올라서는 듯했다. 하지만 홈런 이후 상대 투수들의 견제는 심해졌고, 그만큼 삼진수도 늘어가고 있다. 빠른 공 대처는 어느 정도 되어가고 있지만 낯선 변화구에 아직 적응하지 못하며 삼진이 많아지고 있다.

강정호가 제 실력을 보인 것은 5월부터, 박병호 역시 이제 시작일 뿐이다

너무 많은 것들을 원한다. 미네소타 현지 언론도 박병호가 삼진을 너무 많이 당한다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그들이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은 팀이 개막 이후 7연패에 빠졌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화풀이를 해야 하는데 그 대상이 최근 삼진이 많은 사노와 박병호에 집중되는 것 역시 어쩔 수 없다.

박병호에게 이런 언급을 하는 것은 그만큼 미네소타 언론도 그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는 의미일 것이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다른 환경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더욱 단타 위주의 맞추는 야구를 하는 타자가 아닌, 결정적인 한 방을 가진 선수일 경우 적응 기간은 필수다.

미네소타 트윈스 박병호 [AFP=연합뉴스]

기본적으로 미네소타는 타자 전체가 무너져 있다. 누구 하나라도 팀을 이끌고 나가야만 하는데 이 역할을 해주는 선수가 없다. 팀의 핵심인 마우어 역시 무너지는 트윈스를 일으켜 세우지 못하고 있다. 그 역할을 박병호가 해주기를 바라는 것은 그만큼 그의 존재감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미네소타는 여전히 강팀으로 꼽히기 어려운 약점들이 많다. 지난해에도 시즌 출발이 좋지 못했던 그들은 올해 개막 직후 7연패를 더욱 큰 문제로 생각하고 있다. 그만큼 현재의 팀 전력이 돌파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어렵다는 의미일 테니 말이다.

미네소타는 지난 시즌 데뷔해 올 시즌 큰 관심을 받는 선수들이 많다. 바이런 벅스터, 미겔 사노, 에디 로사리오 등 지난 시즌 존재감을 보이며 큰 성장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선수들이 초반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미네소타의 미래로 꼽히는 이들의 부진은 자연스럽게 팀 7연패로 이어지는 이유가 되고 있다.

여기에 박병호 역시 메이저리그를 보면 신인이나 다름없다. 오랜 시간 한국프로야구에서 활동을 했지만 전혀 다른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강력한 한 방으로 팀 승리를 이끌 것으로 기대했던 박병호와 사노가 12개와 13개의 삼진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한 문제다.

미네소타 트윈스 박병호 [AFP=연합뉴스]

박병호는 그나마 홈런 한 방을 쳐내며 가능성을 검증했지만 지난 시즌 거포 본능을 보였던 사노가 장타도 하나 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문제다. 미네소타에서 홈런을 친 선수는 박병호 외에 마우어, 도지어, 플루프가 전부다. 그것도 모두 하나씩을 친 상태다.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타율이 3할이 넘는 선수는 마우어와 에스코바가 전부다. 둘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주전 선수들이 1할의 빈타에 허덕이고 있다는 사실이 문제다. 이런 빈타 속에서 승리는 당연하게 요원해질 수밖에는 없다. 타선은 지독한 침묵에 빠져 있고 투수들마저 만족스럽지 못한 미네소타는 7연패를 끊지 못하고 있다.

미네소타가 연패를 탈출하기 위해서는 침묵하는 타선이 폭발해야만 한다. 거포 본능을 품고 있는 사노부터 벅스터와 로사리오 등 트윈스가 자랑하는 선수들이 보다 활발한 타격을 보여줘야만 한다. 전체적으로 부진한 상황은 깊어지면 전염병처럼 모두를 잠식할 수도 있다.

박병호에게는 일정한 적응 시간이 주어져야만 한다. 그 기간이 보장되어야만 잠재력이 폭발할 수 있다. 낯선 투수들과 상대해야 하는 박병호로서는 4월이 중요하다. 그 기간 많은 투수들을 만나며 조율을 해야만 완벽한 자신의 경기를 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미네소타가 7연패까지 빠지지 않았다면 박병호가 이렇게 지적을 받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여유가 없는 팀 사정을 생각해보면 박병호의 부진은 당연하게도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박병호에게 기대했던 폭발적인 잠재력이 빠르게 터질 수 있기를 바라는 팀의 마음을 이해 못할 것이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박병호는 열심히 적응 중이고 곧 모두가 원하는 박병호로 돌아올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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