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2주기가 12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전히 ‘세월호를 기억하는’ 대학생들이 ‘416 세월호 참사 2주기 대학생 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원회)를 만들어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다양한 활동을 예고했다.

준비위원회는 4일 오후 1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준비위원회 발족과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밝혔다. 또한 진상규명 활동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을 넘어, 오히려 훼방을 놓는 정부여당을 강력 비판했다.

416 세월호 참사 2주기 대학생 준비위원회는 4일 오후 1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준비위원회 발족과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밝혔다. ⓒ미디어스

이화여대 최은혜 총학생회장은 “세월호 희생자 가족분들은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 진상규명을 통한 책임자 처벌, 안전사회 건설을 위해 삭발, 단식, 도보행진도 마다하지 않고 ‘진상규명’을 애타게 요구해 왔다”면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 서명을 받을 때만 해도 특별법이 이렇게 무력화되고 정부와 여당이 이렇게까지 방해할 줄은, 한 명의 시민으로서 생각지도 못했다”고 털어놨다.

최은혜 총학생회장은 “정부여당은 특조위 예산을 삭감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특조위로 만들어 버렸고, 얼마 전에는 대통령이나 청와대 조사 시에는 여당 추천 위원들을 전원 사퇴 의사를 표명하라고 사주한 대응 방침 문건(‘해수부 문건’)이 폭로되기도 했다”며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가지고 어떻게 이렇게 몹쓸 짓을 할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숨기는 자가, 감추는 자가 범인이라고 했다. 정부여당은 (진상규명 활동을) 방해하는 모든 활동을 멈추십시오”라고 강조했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외대 학생들 박혜신 간사는 “지난주 특조위 청문회가 열렸다. 미처 답변을 준비하지 못한 것인지 외우지 못한 것인지 모르지만 증인 답변이 갈렸다. ‘대기하라’는 선내방송이 청해진해운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증언이 있었고, VTS 교신기록과 정부가 제출했던 항적도가 편집됐다는 의혹제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관련 기관들은 진실을 감추려 하지만, 그들이 감추려 한 진실은 곳곳에 산적해 있었다. 지금도 완전히 무능한 ‘노답(답이 없다는 뜻)’ 정부의 민낯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진실을 은폐하려고 한다. 또 제2, 제3의 세월호 참사를 낳을 수 있는 규제 완화와 노동개악 등 온갖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국대 안드레 총학생회장은 “진실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있는 현실을 보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해진다”며 “정부는 다 해결되었다고 하지만 어느 누구도 행복하지 못하고 만족하지 못하고 이 광화문 광장에서 아파하고 있다. 문제는 피해자 당사자가 해결됐다고 했을 때에야 해결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것이 우리 모두의 문제임을 인지하기를 바란다. 진실이 인양될 때까지 끝까지 함께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고려대 박세훈 총학생회장은 “유가족 간담회에 몇 명이나 올지 걱정했는데 1년 전보다 2배가 많은 120여명의 고대 학우분들이 함께해 주셨다. 그 중 절반 가까운 숫자는 세월호 아이들과 동갑인 16학번 친구들이었다”면서 “평범한 어머니 아버지였던 유가족들이 전국 곳곳에서 세월호 진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우리는 너무나도 평온한 일상 속에 살고 있다.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라도 지금부터 더 열심히 나서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언론에도 “세월호 참사가 터지고 나서 많은 분들이 언론에 실망했다고들 했다. 여기 계신 기자분들께서는 꼭 진실에 집중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정의의 편에 서기까지는 바라지 않겠다. 진실의 편에 서 달라”고 당부했다.

세월호 유가족이 2학년 5반 준영이 어머니 임영예 씨는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이해 대학생들이 기억해주고 약속해 주어서 부모로서 정말 고맙고 이런 모습에서 희망을 보고 있다”며 “자식의 죽음 앞에서 자식을 가슴에 묻을 수도 없는 엄마아빠들에게 특별법은 목숨과 같은 법이다. 아이들이 왜 죽었는지만 알려주면 된다. 특별법 개정해 주시고 특검 보장해 달라”고 요구했다.

준비위원회는 416연대 산하 조직으로, 단원고 희생학생 형제자매들과 함께 모두 65개의 학생회, 동아리, 소모임, 정당, 단체들로 구성돼 있다. 준비위원회는 지난달 26~27일 올해 입학한 새내기들을 대상으로 1박 2일 <416 대학생 새로배움터> 행사를 진행하면서 활동을 시작했다. 5일에는 전국 100명의 대학생 1인 시위를 벌이고, 9일에는 <약속콘서트> 사전 도보행진과 본 공연에서 ‘스무살의 합창단’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대학별로 특별법 개정 서명운동, 강연회, 영화 상영, 배너 게시 등을 통해 더 많은 대학생들이 ‘세월호 2주기 실천’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할 계획이다.

준비위원회에 참여하거나 뜻을 같이 하고 있는 단체들 ⓒ미디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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