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이사회 소수이사들이 보도국 간부들이 주축이 된 ‘KBS기자협회 정상화 추진모임’(이하 정상화 모임) 등을 거론하며 현재 KBS뉴스가 시청자들로부터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하자, 고대영 사장이 ‘정상화 모임은 자율 조직이라 관여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

KBS이사회(이사장 이인호)는 30일 오후 4시, 서울 여의도 KBS 본관 6층 대회의실에서 제843차 정기 이사회를 열어, 정책기획본부 신사옥건설준비단에게 <KBS 연구동 신사옥 기본계획 및 본사 종합공간계획 중간보고>를 받았다.

이날 KBS 소수이사 4인(야당 추천 이사 전영일·권태선·김서중·장주영)은 이날 출석한 고대영 사장에게 현안 질의로 ‘정상화 모임’에 대해 언급했다. 지난 11일 사내 게시판에 글을 올려 존재를 알린 정상화 모임은 꾸준히 ‘공정보도’에 목소리내고 있는 현재의 KBS기자협회를 비판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총 26개 단체가 참여하는 총선보도감시연대의 선거 보도 모니터링 보고서를 두고 ‘후안무치하다’ 등 원색적인 표현을 써 비난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정상화 모임에는 정지환 보도국장, 최재현 정치외교부장, 김형덕 탐사제작부장, 이강덕 디지털뉴스국장, 강석훈 국제주간, 장한식 편집주간, 박영환 취재주간, 박승규 스포츠국장, 정은창 방송문화연구소장 등 보도국 간부들이 대거 참여해 회사 내부에서는 조직의 ‘의도’를 의심하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소수이사 4인은 보도국 간부들이 중심이 된 모임이 KBS 내부 직능단체인 기자협회뿐 아니라, 총선보도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외부 단체인 총선보도감시연대까지 비판하는 현재의 모습은 KBS 보도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며 우려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고대영 사장은 ‘자율적인 조직 사이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관여할 생각이 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놨다.

이에 소수이사 4인은 30일 밤 성명을 내어 “균형 잃은 KBS 보도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공정보도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상화 모임이 낸 ‘총선보도감시연대 비난 성명’을 언급하며 “우리는 이 성명서가 KBS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것을 우려해 사장이 보도국 간부들의 부적절한 집단행동을 막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우리는 보도의 공정성에 악영향을 미치는 KBS 사상초유의 사태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보직자들의 사퇴’등 사장으로서 필요한 조치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고 사장은 이러한 집단행동을 친목단체의 활동일 뿐이라고 하면서 개입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이는 마치 고 사장이 이런 행동을 조장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야기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고대영 사장은 KBS 사장 후보 시 면접부터, 청문회 그리고 최근에는 ‘방송기본계획’에 이르기까지 공식, 비공식으로 보도에서 최소한 기계적 균형이라도 맞추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지금 KBS의 보도가 불공정하다는 강력한 외부 비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불관언의 자세를 보였다”며 “내외의 다양한 비판에 대해 고대영 사장을 비롯한 보도국 간부들이 보여주는 왜곡된 인식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모든 유권자의 관심이 집중되는 총선 국면에서 KBS 보도가 더 이상 시청자의 신뢰를 잃지 않도록, 공정하고 균형 있는 자세를 취할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