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송스님을 만난 곳은 서울 시청광장이었다. 스님은 가슴에는 ‘구본홍퇴진’, 등 뒤에는 ‘YTN사수’란 문구를 단 채 YTN 공정방송을 위한 삼보일배를 진행하고 있었다.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 역시 스님의 삼보일배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었다. 직장이 근처라던 몇몇 시민들은 YTN에 구본홍 낙하산 사장이 들어와 노동자들이 투쟁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들은 “언론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YTN노조에 “힘내세요”라며 “꼭 원하시는 일이 이뤄지길 바란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175일 촛불문화제의 사회는 7일부로 징계가 끝나고 업무에 복귀한 박진수 노조원이 맡았다. 박진수 노조원은 “YTN 투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200일이 불과 25일밖에 남지 않았다”며 “돌발영상도 돌려드려야겠고…”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는 “국회가 시끄러운데 돌발영상이 없는 국회가 아쉽다는 글들이 게시판에 많이 올라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 돌발영상이 있었다면 KBS 제야의 종소리 생방송 조작사건을 어떻게 기록했을까? 국회에 경찰병력이 배치된 것 역시 어떻게 다뤘을지도 궁금하다. 여전히 ‘‘재치’와 ‘풍자’가 가득한 영상이 나왔을 텐데’하는 아쉬움에 ‘돌발영상’이 그리운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노종면 위원장은 “언론노조 파업을 두고 밥그릇 지키기라고 비판했던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최근 세습 경영하겠다고 난리”라며 “그 아들들이 32세에 언감생심 이사가 되고 35세에 주요직에 올랐는데 세습 경영하는 언론사에서 무슨 공정방송을 이야기하느냐”고 꼬집어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조중동을 절독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촛불문화제에는 현덕수 전 노조위원장이 참석해 앉아있었다. 현덕수 전 위원장은 “언론노조 총파업을 보며 열흘을 맛깔 나는 뷔페장소에 갔다가 돌아온 느낌”이라고 했다. 또 “좋은 곳으로 여행 갔다가 다시금 집 현관에 들어선 기분”이라고도 했다. 그는 “즐거운 여행지에서 돌아오면 차분한 마음에 내가 해야 할 일들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며 “지난 언론노조 투쟁에서 얻은 작은 전진이 공정방송을 위한 투쟁의 당연한 진리를 보여줬듯이 YTN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면 전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일자로 징계가 끝나 업무에 복귀한 노조원 2명의 ‘복귀신고’가 이어졌다. 박진수 노조원은 “복직 거부투쟁을 했어야 하는데”라며 “안에서 가열찬 투쟁을 하라는 적들의 판단착오로 생각한다”고 했다. 그와 함께 업무에 복귀한 김정원 노조원은 “변한 것은 없다”고 했다. 단지 자신이 몫을 채워주었던 선후배들의 짐을 덜어주게 되어 맘이 편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업무에 복귀했다고 해서 할 일을 하지 않겠다는 말은 아니다”라며 “박찬호 선수는 마인드 컨트롤을 위해 ‘자신은 성공한다’고 되뇌었다. 우리도 반드시 ‘공정방송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투쟁하겠다”고 전했다.
촛불문화제 참가자 80여명. 그들은 한 목소리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었다. 이날 촛불문화제에서 가장 많이 나온 말은 ‘지치지 말자’는 말이었다.